뇌를 이기는 습관 - 도파민형 인간·세로토닌형 인간 맞춤형 루틴 설계법
코널 코완.데이비드 키퍼 지음, 김두완 옮김 / 김영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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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한 행동이 아닌
더 현명한 행동으로


우리는 왜 득이 되는 게 아닌 줄 알면서도 그걸 계속할까? 왜 운동 계획을 잡아놓고 집에 있을까? 왜 자꾸 주저하고 망설일까? 왜 그다지 필요 없는 물건을 사들일까? 공부하기로 다짐해놓고 왜 sns를 보고 있을까?


더 편하기 때문이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편안함과 안정감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지향한다. 《뇌를 이기는 습관》은 "각성"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꿰뚫을 수 있다. 각성은 신경계의 자극이나 흥분 정도를 가리키고, 동기의 추진체이며, 우리가 하는 모든 행동의 원인이 된다. (44면) 적정 정도를 유지하려는 골디락스의 원리에 따라 뇌 역시 적정한 각성 정도를 유지할 때 편안함을 느낀다.


뇌 유형에 따라 타고난 각성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기준을 맞추기 위해 대처방식이 달라진다. 도파민(자극 체계의 대장)이 부족해 각성도가 낮은 사람은 각성하기 위해 도넛을 먹고, 세로토닌(억제 체계의 대장)이 부족해 신경계를 진정시키기 어려운 사람은 각성을 낮추고 진정하기 위해 도넛을 먹는다. 각성을 높이려 시간과 에너지를 쓰는 사람이 있는 반면, 각성을 피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당신은 어떤 유형일까?


《뇌를 이기는 습관》은 인간의 뇌를 방어형과 공격형으로 나눈다. 인간은 스트레스에 대처할 때 이 두 가지 패턴에 기댄다. 타고난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대표적으로 도파민과 세로토닌)이 행동 패턴과 스트레스 대처 반응을 결정하고, 그에 따라 방어형과 공격형의 성향이 된다. 사색적이고 내향적인 방어형, 표현적이고 외향적인 공격형.


질문지 체크 결과, 나는 극단적인 방어형이었다. 자신의 뇌가 방어형인지 공격형인지만 파악하면 책이 술술 읽힌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나도 모르게 탄수화물에 왜 손이 갔는지 깨닫는다.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사례로 떠오르며 그들이 더 잘 이해된다.


방어형은 세로토닌(진정 작용) 부족형이다. 일상의 자극만으로도 각성이 잘 된다. 편안함을 추구하고 자신을 보호하고 지키기 위해 걱정을 한다. 부정적인 에너지를 내면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불편을 줄이려 한다. 위험에 민감하기 때문에 회피가 동기부여의 핵심이다.


공격형은 도파민(보상 활성화) 부족형이라 도파민 분비를 원한다. 긍정의 가능성에 끌려 즐거움을 지향한다. 각성을 더 원하기에 자극으로부터 편안함을 얻는다.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모험한다. 비난하고 분노함으로써 감정을 발산하려 한다. 쾌락과 보상이 동기부여의 핵심이다.


단번에 눈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흥미롭고 유익했다! 그동안 나를 더 알고 싶어 많은 심리학과 뇌과학 관련 책을 읽어왔지만, 《뇌를 이기는 습관》만큼 명쾌하고 속 시원하게 나를 밝히 보여준 책은 없었다. 그 힘은 딱 두 가지로 뇌 유형을 나눈 단순함에서 온다. 이분법적으로 사람의 뇌를 분류하다니 신뢰가 가지 않은가? 나도 그랬다. 하지만 그동안 내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했는지 그 과정과 이유를 《뇌를 이기는 습관》은 반박의 여지없이 분명하게 펼쳐 보여준다.


가장 도움이 됐던 점은, 여러 매체가 알려주던 수많은 전략들, 삶을 성장시켜준다는 방법들이 유독 나에게는 별 효과가 없었던 이유를 깨달았다는 것이다. 따라하기만 하면 분명히 효과가 있어야 할 방법들을 왜 나는 이내 잊거나 소득 없이 스쳐갔을까?


방어형인 나는 보상보다 위험을 피하는 일이 훨씬 중요했다. 그래서 새로운 일에 대한 위험 수준을 애초부터 높게 잡아, 묘하게 보호받는 느낌과 불안함을 동시에 느꼈다. 스스로 각성을 유도해서 문제를 크게 키워서 위험한 상황에 대비하려 했던 것이다. 자기계발서에서 권하는 방법들은 내가 보기에 공격형 뇌에 적합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나와는 맞지 않았던 것이다.


나처럼 방어형인 분들과 함께 기억하고 싶은 내용들이다.
위험 감각을 통제력을 만드는 기회로 보며 각성을 재구조화하기. 불안하고 불편한 감정은 뇌 화학물질의 산물이 만든 이야기이자 각성의 부산물일 뿐, 주관적 경험이라는 것을 자꾸 인식하기. 그렇게 내가 뭘 피하는지 내면의 움직임을 바라보며 각성에 익숙해지기. 불안이란 괜히 부추기지만 않는다면 저절로 사그라드는 화학적 폭풍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을 배우기. 이 상태가 결코 위험하지 않다는 걸 이해하기. "만약~할 때 불안하거나 불편하지 않다면 그것을 하고 싶다."라고 가정한 리스트를 작성해서, 회피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씩 깨보기.


이렇게 뇌 유형에 따라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게 되는지 《뇌를 이기는 습관》은 무의식적인 패턴들을 보여준다. 직장생활과 인간관계, 일상생활의 영역으로 분류해, 문제와 구체적인 해법까지 사례를 통해 안내하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 책의 내용을 그저 빠르게 읽었다가는 그다지 얻을 게 없을 것이다. 당신이 중요한 관계들을 하나씩 신중하게 따져봐야 자신에게 가장 실용적이고 가치 있는 결과를 얻을 것이다. .....
자신과의 관계를 더 제대로 관리하게 만든다는 점이 가장 큰 이득일 것이다."
-247면


정말 그렇다. 《뇌를 이기는 습관》은 어렵지 않아 수월하게 읽을 수 있지만 빨리 읽을 수 없었다. 일주일을 붙잡고 읽으며 하나씩 하나씩 내게 대입해 뜯어보고 분석하는 동안 나에 대해, 특히 나의 뇌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우리는 변화를 원할지 모르지만, 우리의 뇌는 그렇지 않다. 원시시대에 맞춰 탄생한 뇌는 현대사회에 급변하는 속도에 맞춰 변화하기를 거부한다. 무의식적인 뇌의 습관을 올바른 방향으로 맞추려면, 우리는 되도록 많은 장치를 총동원해야 한다. 《뇌를 이기는 습관》은 우리가 원하는 선택과 결정을 하고 행동할 수 있도록, 뇌 유형의 패배적 측면을 버리는 방법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이다.

《뇌를 이기는 습관》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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