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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만점 비밀과외
아크미 지음 / 다산에듀 / 2025년 2월
평점 :
"더 좋은 길이 있는데..."
극소수의 학생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비효율적인 공부를 하고 있었다.
공부를 잘한다는 학생들도 마찬가지였다.
- 5면
책을 펼치고 곧 감이 왔다.
'아크미, 이 분 도통한 사람이네!'
역대급 불수능으로 불리는 2022학년도 수능에서 전 과목 백분위 만점을 맞아 연세대 의과대학에 입학한 아크미. 이후 개인 과외부터 일타 강사진 조교, 강사 연구원, 모의고사 출제, 학습 코팅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수능 공략법을 계속 쌓아왔다.
《수능 만점 비밀과외》의 금박을 두르고 번쩍이는 표지에서 범접하지 못할 위엄이 느껴졌다. 2022학년도 수능생이니 파릇파릇한 대학생이 쓴 책이지만 불수능에서 4개를 틀린 저력은 역시 아무나 갖는 게 아니었다.
수능은 마라톤 경기 같은 장기전이다. 게다가 단순히 문제를 많이 맞추는 시험도, 암기한 것을 확인하는 시험도 아니다. 처음 본 문제를 추론하는 높은 사고력을 요한다. 인생의 첫 관문이라 해도 틀리지 않을 만큼 다양한 능력이 필요하다. 메타인지력, 실패를 극복하고 약점을 깨달아 해결 방안을 찾는 문제해결력, 계획을 짜고 수행하는 실천력,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인내력,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는 자기통제력, 한 목표를 향해 매일 달려가는 자기 조절력까지. 기나긴 과정 안에서 복합적인 문제들이 압축되고 압축되어서 고등학생이 수행할 수 있는 과정이 수능인 것이다.
저자 아크미는 그 과정을 자기주도적으로 헤쳐온 사람이었다. 공부, 특히 수능의 본질을 찾아 올바른 방향으로 매일 묵묵히 걸어간 사람이었다. "수능 공부를 하며 얻은 경험과 능력치는 학벌 이상의 가치를 갖는다."라는 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정한 본질이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음을, 몰입과 성장 같은 내재적 목표를 원동력으로 삼아야 오래 달리면서도 지치지 않을 수 있음을 아는 사람이었다. 단지 시험을 잘 치르는 방법이 아니라 삶을 잘 살아가는 방법을 아는 사람이었다. 수능을 준비하는 학생뿐 아니라 나와 같은 학부모가 읽어도 충분히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훌륭한 책이다.
저자 아크미는 정시 파이터로 고2부터 수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다양한 시도와 실수를 반복하며 자신만의 전략과 노하우를 쌓았고, 수능에 성공한 이후에도 관련 일을 지속하며 얻은 경험 사례를 《수능 만점 비밀과외》에 녹여냈다. 혹자는 이런 의문을 가질 것이다. "수능 공부에 정답은 없지 않나?" 그렇다. 개인마다 맞는 방식은 제각각일 것이다. 하지만
'실력에 도움이 되는 방법'은 분명히 있다. 수능은 한정된 시간 안에 최대한 실력을 키우고 원하는 목표에 도달해야 하는 시험이기에 남들보다 효과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수능 만점 비밀과외》에서는 수능이라는 시험의 본질은 물론 과목별 수능 공부의 방향과 구체적인 공부 순서, 이것만큼은 꼭 습득했으면 하는 공부법을 전한다. 공부 계획과 체력, 멘탈 관리에 관한 내용과 등급별 수능 전략과 세부적인 조언까지 핵심만 간추려 담아 버릴 내용이 없었다. 당장 고3인 수능생이라면 이런 책을 읽을 여유가 없을지 모르지만 분명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술술 읽히도록 쉽게 쓰여서 중학생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단 하나의 메시지라도 깊게 가져가기만 한다면 인생에 큰 도움이 될 내용이 많다. 그런데 정작 이 책이 필요한 학생들은 읽지 않을 것 같아 안타깝다.
하지만 이해는 한다. 《수능 만점 비밀과외》를 읽으면서 가장 많이 떠오른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태도와 방법으로 학창시절에 공부했다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하는 서글픈 상상이었다. 분명히 판이하게 다른 삶일 것이다. 지금의 삶이 불행하다는 뜻은 전혀 아니지만, 내가 가진 재능과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한 시간들이 아쉬움으로 크게 다가왔다. 나도 그때에는 몰랐다. 이런 조언을 들었더라도 한 귀로 흘렸을 것 같다. 들을 자는 들을 것이다. 듣는 자에게는 복이 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후회를 하지 않았으면 좋을 텐데, 이 진심을 어떻게 전할 수 있을까...
《수능 만점 비밀과외》에는 수험생이 아닌 누구에게라도 필요한 지혜가 가득하다. 그중 가장 놀라웠던 점은 저자가 공부에 몰입하는 장면이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내가 정말 공부에 미쳤었구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정작 당시에는 하루를 단 1초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충만감으로 가득 찬 상태였다. 시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은 없었다. 내 관심사는 오직 '오늘 어떤 교훈을 얻었고, 내일은 어떤 공부를 할지' 뿐이었다. 힘들기는커녕 오히려 힘이 넘쳤다. 집중을 하려고 애쓰지 않았고 그 시간을 버티거나 욕망을 억누르고 있다는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괴롭지도 않았다. 그저 몰입의 흐름에 몸을 맡긴 것이다."
- 80면
누구라도 원하는 상태가 아닐까! 크게 애쓰지 않아도 몰입으로 충만한 매일! 그렇게 하루하루 쌓은 실력이 인생을 자연스럽게 바꾸는 순리! 읽으면서 정말 감탄했다. 고 3 학생이 불안도 걱정도 없이, 1초로 헛되이 쓰지 않고 괴로움 없이 공부할 수가 있다는 사실이 왠지 모를 희망을 주었다. 편안한 정서와 감정으로 공부할 때, 뇌는 제 능력을 펼쳐낸다. 그 과정이 억지가 아니라 충만함 속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준 저자에게 감사했다. 나도, 당신도,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품어본다.
기록의 중요성을 언급한 부분도 인상적이었다. 저자는 실력을 높이는 가장 빠른 방법을 기록이라고 말한다. 실수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훌륭한 피드백을 얻었다 해도 인간은 망각한다. 내일 똑같은 문제를 또 틀리는 것이다. 해당 피드백을 여러 번 접해야 비로소 자신의 것이 된다. 실수에서 얻은 교훈을 보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 기록인 것이다. 기록하지 않으면 피드백을 쉽게 까먹는다. 남은 기록이 없으니 복기할 방법이 없다.
저자가 가장 추천하는 방법은 과목별로 노트를 만들어 자신이 그날 했던 피드백과 얻었던 교훈을 기록하는 것이다. 자투리 시간에 이 노트를 읽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공부 태도에 스며들게 될 것이다. '수학 발상 노트', '수학 실수 노트', '국어 태도 노트', '탐구 노트', '모의고사 노트' 등을 만들었고, 수능이 가까워질 무렵에는 수학 노트만 200개가 넘었다고 한다. 나 역시 필사나 기록하기를 좋아해서 흥미로웠다. 그날 배운 교훈이나 인사이트를 남기고 자투리 시간에 읽기만 해도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 수 있겠구나 배웠다.
《수능 만점 비밀과외》를 통해 어린 학생인 저자에게 이토록 깊고 굵직한 삶의 지혜를 배우다니 참으로 즐거웠다. "삼인동행 三人同行, 세 사람이 함께 걸으면 그중 한 명은 스승이다."라는 공자님 말씀이 떠오른다. 저자가 이룬 결과보다 수험생으로 걸었을 모든 한 걸음, 발자국 하나에 온 신경을 집중했을 최선의 날들이 눈부셨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후회 없이 한 걸음을 내딛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356면) 그저 남보다 조금 더 묵묵히, 꾸준히 하나씩 쌓았을 뿐이라는 묵직한 한 마디에 진심이 담겨 있었다. 만족이나 행복은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 치열하게 빛나던 청춘의 여정을 나누어 주어 감사합니다, 아크미님.
*** 출판사 다산에듀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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