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두 개 소설의 첫 만남 33
이희영 지음, 양양 그림 / 창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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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첫사랑을 꿈꿨지만, 아쉽게도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 절호의 기회를 이야기 속에서 다시 찾으려 합니다."
- ⁠작가 소개에서


<페인트> 이희영의 신작 소설 《쿠키 두 개》는 꿈과 현실의 경계를 허물며 몽환적인 세계로 초대한다. 87페이지의 짧은 소설을 앉은 자리에서 한번에 읽었다. 수채화풍의 삽화처럼 물빛으로 젖어든 서정적인 이야기다.


매일 아침, 똑같은 시간에 두 개의 쿠키를 사 가는 소년. 투명한 손이 나타나 그 소년을 소개하고 사라지는 기이한 꿈. 방학을 맞아 엄마의 쿠키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나'는 낯설고 신비로운 소년에게 점점 마음을 빼앗긴다.


⁠"그 아이가 가게에 발길을 끊자 투명한 손도 모습을 감췄다. 덕분에 그토록 기묘하고 생생한 꿈을 더는 꿀 수 없게 되었다. 그즈음 나는 한 가지 습관이 생겨버렸는데, 테이블을 닦으면서도, 쿠키를 정리하면서도, 유리 진열장에 턱을 괸 채 커피우유를 마실 때조차 괜스레 이차선 도로를 살핀다는 것이다."
-⁠ 31면


꿈과 현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쿠키 두 개》는 한 편의 꿈 같다. 매일 아침 쿠키 가게를 찾아오는 소년은 꿈속에서 걸어 나온 듯 신비롭다. 소년의 비밀은 무엇일까? 왜 매일 아침 두 개의 쿠키를 사 가는 걸까?


이희영 작가는 섬세한 문체와 감각적인 묘사를 통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인다. 한 편의 동화처럼, 하이틴 영화처럼 말간 분위기는 묘하게 매력적이다. 비밀스러운 전개는 궁금증을 자아내 긴장감을 만들고, 소년의 비밀이 밝혀지는 후반부는 반전과 함께 깊은 여운을 남긴다.


⁠"왜인지는 묻지 말아요. 그냥 주는 거니까. 진짜 그냥......."
반 아이들에게 쿠키를 나눠 준 것도, 꼬마에게 쿠키를 선물한 것도 모두 그냥이었다. 그러고 싶었고 그게 전부였다. 어떤 목적이나 이유 따위 없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이 단순한 마음을 믿지 않는 걸까? 의심하고 질타를 보낼까?
⁠- 47면


《쿠키 두 개》는 상실과 그리움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따뜻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물들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지만, 서로를 통해 위안을 얻고 성장한다. 삶의 소중한 의미를 곱씹게하는 특별한 이야기를 찾고 있다면, 짧은 소설이 선사하는 기나긴 감동에 꿈결같이 빠질 수 있을 것이다.


*** 출판사 창비의 도서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쿠키두개 #이희영 #소설의첫만남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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