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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 서론이 긴 당신을 위한 최적의 설명법
로스 앳킨스 지음, 이민희 옮김 / 윌북 / 2024년 12월
평점 :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최고의 정보를 선별하여
대상 청중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정보를 누구에게, 얼마나,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가 중요합니다.
- 13면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말하는 내용을 명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기술을 담은 책이다. 30년 동안 '통하는 말하기'를 탐구해 온 저자 로스 앳킨스는 BBC 뉴스 기자이자 진행자로 20년 넘게 일해왔다. 베테랑 언론인이 복잡하고 긴급하게 벌어지는 세상의 일들을 이해하기 쉽게 전달해온 수십 년 노하우를 7단계 말하기 공식에 고스란히 담았다.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앵커의 말하기"이기 때문에 정보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설명"에 집중하고 있다. 설명이란 곧 상대의 이해를 돕는 것이다. 청중을 중심에 두고 상대의 이해를 극대화하는 접근 방식을 강조한다. "어떻게 설명해야 상대가 잘 이해할까?" 질문에 대한 언론인의 270쪽짜리 해설서인 것이다.
명확하고 자신감 있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들이 무엇을 알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이해하기 어려워하는지를 파악하여 설명을 구성해야 한다. 즉, 설명은 듣는 사람 중심이어야 한다.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는 '누가 듣는가?'를 일관되게 중요한 질문으로 던진다. 이를 위해 먼저 듣는 사람의 배경지식, 이해 주순, 관심사 등을 고려해 눈높이를 맞추어 신뢰감을 쌓으라고 말한다. '날 위한 이야기'라 느끼게 하려면 청중을 특정해서 언급하라는 깨알팁이 재미있었다.
설명을 "구조화" 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정보가 명확한 구조 안에서 모든 정보가 제 역할을 하고 있어야 상대가 이해하는 데 방해되지 않는다. 이를 위해 주요 "갈래"를 분류해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기법을 제시한다. 특히 '이야기'의 형태를 가질 때, 몰입도가 높아지고 내용이 쉽게 기억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양한 스토리 구조를 설명하는 부분이 인상 깊었다. 시간순, 결과/시작/결과(결과를 간략히 설명한 뒤 그 과정을 시작으로 돌아가 전개), 줌 아웃(중심 사건에서 시작해 외연으로 넓히기), 인용구(누군가의 발언 중심으로 설명), 문제 해결(해결이 필요한 문제 먼저 밝히기) 등 이야기를 갖고 놀 듯 스토리를 변주하는 방법들이 흥미로웠다.
수많은 질문을 끊임없이 제시하는 전개 방식이 눈에 띄었다. 7가지 공식에서 각 단계별로 점검해야 할 체크리스트를 질문으로 제시한다. 거기에 그치지 않고 목적을 항상 상기하며, 듣는 이의 입장에서 이해가 명확히 될지 의문점을 계속 추가하는 조언이 깊게 남는다. 듣는 사람이 왜 그것이 중요한지,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왜에 대한 분명한 답변을 전달해야 한다. 다음 질문을 메모해두고 체크하는 것만으로도 완성도가 높아질 것 같다.
누구를 위한 설명인가?
그들 사이에 일관된 지식이 있는가?
청중이 얻고자 하는 내용을 어떻게 요약하겠는가?
이 설명을 통해 특히 어떤 질문에 답해야 하는가?
청중이 어떤 방식으로 정보를 전달받기 원할까?
어떤 스토리를 어떻게 들려주고 싶은가?
갈래가 적절히 나뉘었는가?
더 잘 이해해야 할 내용이 있는가?
더하고 싶은 시각적 요소가 있는가?
다뤄야 할 새로운 영역을 발견했는가?
타인의 조언이 필요한가?
더 단순한 용어로 설명할 수 있는가?
각 요소의 역할을 명확히 알고 있는가?
사람들이 궁금해할 예상 질문 목록이 있는가?
정해진 시간이 있는가?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의 부제는 "서론이 긴 당신을 위한 최적의 설명법"이다. 사실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이 문장이었다. 서평을 쓸 때도 서론이 길고, 내용이 자꾸만 추가되어 전체 분량이 늘어나는 것이 늘 걱정이었다. 문제로 인식하고 있지만 오히려 글이 점점 더 복잡해지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빠져드는 중이다. 막상 책을 펼쳐 보니 이 문제에 집중한 챕터가 없어 아쉬웠지만 질문 하나를 품고 읽으니 원인들을 조금씩 파악할 수 있었다.
서론이 길어지는 이유는 뭘까? 나의 경우 "완벽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 말하기나 글쓰기가 부담이 되는 큰 원인 중 하나가 완벽주의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더 가치 있는 것 같아 열심히 한다며 붙잡고 있다 보면 불필요한 내용을 계속 더하게 된다. 게다가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해, 시작 부분인 서론에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도 있다. 완벽한 시작을 위해 시간과 노력을 쏟다 보니, 서론이 불필요하게 길어지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준비가 되려 자연스러움을 해쳐 읽는 이를 피로하고 지루하게 만들 수 있다. 설명을 충분히 하지 못해 상대방이 오해하거나 중요한 부분을 놓칠까 봐 염려하는 마음을 내려놓고,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가 강조하는 '간결성'의 원칙을 실천하기를! 충분히 좋음을 목표로 '이 정도면 충분하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다독이며 마음의 부담을 줄이고 진심을 더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겠다.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가 도움이 될 독자들은 업무 환경에서 소통 능력을 향상시키고 싶은 사람, 교육이나 강연 관련 직업을 가진 사람, 설득력과 영향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다. 구조적인 설명을 다루고 있어 정보를 취합하고 정리해 연결하는 크리에이터나 블로거에게도 좋은 도구가 될 책이다.
서평을 주로 쓰는 나에게도 책의 메시지가 자신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어떤 깨달음을 주는지, 왜 서론이 길어지는지 질문하고 생각해 보는 시간을 주어 오래 기억에 남을 책이었다.
말하기와 글쓰기도 요리처럼 필요한 재료를 차근차근 준비해 가공한다는 점에서 닮았다. 수많은 정보를 가공해 의미있게 연결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덧붙여 아름다운 창작물을 생산하는 활동에 자신감을 한 스푼 더해줄 책 《사람들이 내 말에 집중하기 시작했다》이었다.
***출판사 윌북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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