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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리셋 - 모든 성공은 좋은 기분에서 시작된다
알리 압달 지음, 김고명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무엇이 자신을 기분 좋게
만드는지 알고 활용할 때
달라지는 것은 일뿐만이 아니다.
인생이 바뀐다.
- 27면
막연하게 이런 책이 있으면 좋겠다, 원했던 책이 실제로 나타났다.
영국에 사는 저자가 어떻게 나를 알고 맞춤으로 써주셨지? 착각을 일으킬 만큼 완전히 취향저격 당한 책, 《기분 리셋》!
《기분 리셋》은 그동안 읽은 생산성 관련 책 중 가장 내게 어울리는 책이었다. 적당한 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팁으로 시간을 꼼꼼하게 관리해 To-Do 리스트를 해치우며, 같은 시간을 일해도 더 많은 성과를 낼 수 있는 기술을 알리는 책들은 많다. 《기분 리셋》도 마찬가지다. 다채로운 방법론을 제시한다.
하지만 《기분 리셋》은 생산성만 노리지 않았다. '어떻게 하면 기분 좋게 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일과 행복을 같이 가져갈 수 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고생 끝에 낙이 오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참고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즐겁게 몰입할 때 생산성도 극대화된다는 "기분 좋은 생산성"이 《기분 리셋》의 핵심이다. 일 자체에서 만족을 찾음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책을 읽고 나면 일에 대한 태도가 근본적으로 바뀐다.
기분 좋게 일하는 것은 곧 일과 삶의 균형이며 행복이었다. 모든 이들의 꿈인 덕업일치(취미와 일이 일치)의 실현이며 삶이 변하는 길이다.
부정적인 사고방식 먼저 가동하는 나 자신이 늘 불만이었는데 바로 그 부분을 다루고 있어 《기분 리셋》에 취향저격을 당한 것이었다. 어렵고 복잡한 심리학 이론이 아닌 딱 필요한 만큼의 흥미로운 연구 사례를 중심으로 과학적으로 설득한 방식까지도 좋았다.
나는 소소하게 일상의 행동방식에 변화를 주는 "실험"과 그 후의 셀프 피드백을 중요하게 여긴다. 《기분 리셋》의 구성 자체가 딱 그러했다. 각 장마다 과학적으로 검증된 아이디어를 3개씩 제공하는 동시에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실험을 6개씩 소개한다. 삶을 무대로 직접 "연습"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와 실험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행동하게 만들어 책이 책으로만 그치지 않게 하는 기분 좋은 동기부여가 《기분 리셋》의 강점이다.
그러나 모두 다 실천하지 않아도 된다. 효과가 있다면 좋은 일이고, 효과가 없더라도 깨닫는 부분이 있을 거라며 부담 주지 않는 저자의 조언조차 마음에 쏙 들었다.
저자 알리 압달은 외과의사이자 세계에서 팔로워가 가장 많은 생산성 전문가이며 600만 유튜버이다. 영국 케임브리지 의대를 다니며 사업을 병행했고, 대학 졸업 후 유튜브와 의사로 고군분투하던 중 번아웃이 왔다.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이 일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고, 더 열심히 일한다고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저자는 노벨상을 수상한 외과의사들이 수술실에서 가벼운 분위기를 유지한다는 연구를 발견한다. 무언가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면 실수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수술실에 밝은 음악을 틀어놓는 것이다. 그렇게 그는 긍정 심리학을 공부하며 압력을 줄이고 일상에서 더 많은 가벼움을 찾는 여정을 시작한다.
"기분이 좋으면 그걸로 끝이 아니었다. 기분이 좋으면 생각과 행동의 패턴이 바뀐다. 기분이 좋으면 창의성이, 그리고 생산성이 향상된다.
기분이 좋을 때 마음이 열려서 더 많은 정보를 수용하고 더 폭넓게 가능성을 모색한다. 더 넓은 시야로 해법을 탐색했다.
기분이 좋으면 미래에 쓸 정신적, 정서적 자원의 비축량이 늘어난다. 그 자원이란 예를 들면 회복 탄력성, 창의성, 문제 해결력, 대인 관계, 신체 건강 등이다. 시간이 갈수록 확장과 구축은 서로 맞물려 긍정, 성장, 성공의 상승 소용돌이를 일으킨다."
- 18, 19면
성장하지 않으면 퇴보한다는 말에 동의했지만 《기분 리셋》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성장이든 제자리이든 이제는 좀 제쳐두고 싶다. 대신 과정에 집중하며 긍정적 감정을 유지하는 것, 그것에 우선순위를 둔다면 자연스럽게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하게 되는 생산성 높은 성장으로 이어질 거라는 믿음이 생겼다.
《기분 리셋》은 자신에게 정말 중요한 일을 더 많이 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스스로를 더 잘 파악하고 자신이 무엇을 사랑하고 무엇에 진정으로 의욕을 느끼는지 알게 한다. 그 기법은 크게 3부분으로 나뉜다.
1. 에너지 충전 : 3대 에너지원인 "놀이, 힘, 사람"으로 에너지를 일상에 충전하는 방법
2. 장애물 제거 : 기분을 나쁘게 하는 3대 장애물 "불확실성, 두려움, 관성"을 제거해 미루기를 극복해 기분이 좋아지는 방법
3. 생산성 지속 : 3 종류의 번아웃을 분석해 장기적으로 생산적인 삶을 지속하는 방법.
리처드 파인만의 이야기로 시작해 "놀이"의 놀라운 힘을 피력하는 챕터가 무척 인상 깊었다. 번아웃이 와 아무 연구도 손에 잡히지 않던 어느 날, 모든 것이 바뀌었다.
구내식당에서 혼자 밥을 먹다가 어떤 학생이 접시를 허공에 던지는 장면을 관찰한다. 접시가 공중에서 흔들릴 때 그 위에 인쇄된 대학교 로고가 접시보다 더 빨리 흔들리는 것이 이상했다. 그 현상에 호기심을 느낀 순간 그는 깨닫는다. 자신이 애초에 물리학에 끌린 이유가 떠올랐다. 물리학이 재미있었기 때문이었다.
"왜 재미있었을까? 나는 물리학을 가지고 놀았다. 마음이 내키는 대로 했다. 핵물리학 발전에 도움이 되고 말고를 떠나서 내가 흥미를 느끼고 재미있으면 그만이었다."
- 32면
"중요하진 않아도 재미있잖아요" 쾌활하게 대답하는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접시에서 느낀 호기심은 훗날 노벨 물리학 수상으로 이어진다. 그 진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든 모델이 양자 차원에서 빛과 소립자의 상호 작용을 규명하는 학문인 양자 전기 역학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노벨상 수상자 중 최소 여섯 명이 놀이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고 한다. "노벨상은 애쓴다고 받는 게 아니다. 우리의 연구는 사실 즐거운 놀이였다"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옛말은 참이었다. 놀이는 진정한 생산성의 원천이었다. "놀이의 심리적 효과는 즐겁고 편안한 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지친 몸과 마음이 회복되는 것"이다.
《기분 리셋》은 놀이의 잠재력을 이용하는 6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게임 캐릭터처럼 자신이 다른 인격체가 됐다고 상상해 모험을 시작하는 방법이나 호기심을 가지고 '사이드 퀘스트'를 찾는 것, 결과가 아닌 과정을 즐기고 실패를 보는 관점을 바꾸는 등 구체적인 행동 지침뿐 아니라 마인드셋과 철학까지 다룬다. 그중 "마법의 포스트잇" 실험을 자세히 알려드리고 싶다.
저자는 영화 <메리 포핀스>에서 심오한 진리를 찾았다. 가장 유명한 삽입곡 <설탕 한 스푼>의 가사다.
꼭 해야 하는 일에는
반드시 재미있는 부분이 있어.
재미있는 것을 찾아서 손가락을 딱!
그러면 놀이가 되지.
가사가 준 영감에 벅차 포스트잇에 "만일 이게 재미있는 일이라면 어떤 식일까?" 메모한다. 다음 날, 기운 빠지고 지루한 일을 하려 할 때 생각했다. 이 어려운 공부가 재미있는 일이라면 음악이 있겠지. 영화 반지의 제왕과 캐리비안의 해적 삽입곡을 틀었다. 효과가 대단했다. 훨씬 재미있었다. 그렇게 이 질문은 저자 삶의 등불 같은 질문이 되었다.
마법의 문장이라며 꼭 해보라고 강추해 주신 과학유튜버 궤도님이 떠올랐다.
"와, 오늘까지 이걸 다 끝내야 한다고? 이거 백퍼 야근각이다. "야 이거 진짜 개꿀잼이다." 붙이고 일해보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딱 죽을 것 같을 때 양치하면서 "와 이거 진짜 개꿀잼이다." "야 이거 출근 진짜 개꿀잼이다." 이거 진짜 무조건 해야 돼요. 우울하게 말하지 말고 텐션 올려서 힘들 때마다 이 마법의 문장 붙여 보세요."
일 잘하는 사람들은 통하나 보다. 그들만의 비밀을 이제 우리 것으로 훔쳐 오자.
《기분 리셋》은 모든 것이 항상 재미있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항상 재미있는 것은 없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하든 조금이라도 더 기분을 좋게 만들고, 좀 더 즐겁게 만드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삶의 짐이 주는 부담을 덜고 일상에서 더 자주 가벼움을 찾을 수 있다. 덜 진지하고 더 우스워질 필요가 있다.
멋진 사람보다 이상한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지금도 딸은 이상한 엄마라고 매일 고개를 젓지만 계속 이렇게 살아야겠다 싶다. (미안하다, 딸.) 완벽하지 않아도 기분이 좋아진 그 틈으로 말랑말랑한 여유로움과 느긋함이 유쾌하게 스며들 때, 그것이 충만함이 되어 행복한 생산성으로 삶을 채울 것이라는 기분 좋은 믿음이 싹텄다. 그 길로 가는 귀여운 발자국들이 《기분 리셋》에 선명하게 찍혀있다. 따라 하고 싶은 목록과 철학까지 삶에 들일 수 있는 기분 좋은 실험을 시작해 보자.
새해에 걸맞은 새로운 계획과 방향을 찾고 계신 분이라면, 가성비 좋은 삶의 지혜를 찾고 계신 분이라면, 좀 더 자주 웃으며 밝은 활력을 발휘하고 싶은 분이라면, 생산성과 행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 싶은 욕심쟁이라면! 자기계발서라기보다 호감 가는 친구 한 명을 소개받았다는 마음으로 《기분 리셋》을 읽어보시길 강추 드린다.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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