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 - 인생이라는 파도에 휩쓸리지 않는, 명상록 읽기
기시미 이치로 지음, 김지윤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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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은
《미움받을 용기》로 오래도록 큰 사랑을 받고 있는 기시미 이치로의 2022년 책이다.

원제목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읽다"로, 약 2천 년 전 로마 황제였던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을 저자만의 방식으로 해석했다.


철학을 공부하던 학생 시절, 저자의 어머니가 갑자기 뇌경색으로 쓰러져 입원을 하셨다. 플라톤이 전공이었지만 간병하는 동안 평소에 읽지 못하는 책을 읽고자 <명상록>을 챙겼다. 죽음의 문턱에 선 어머니를 돌보고, 전쟁터에 나가 야영 텐트의 양초 불빛에 의지해 아우렐리우스가 쓴 <명상록>을 읽으며 저자는 "죽음과 인생의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됐다.

가족의 죽음을 눈앞에 두고, 인생의 끝을 어느때보다 절감하고 있던 철학도가 <명상록>과 함께 어지러운 마음을 달래며 인생을 고찰했을 밤들이 그려진다.


그렇게 <명상록>을 만나 쓰기 시작한 노트를 바탕으로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 책이 탄생했다.


철학자를 꿈꿨으나 황제가 될 수밖에 없었던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인생론이 기록으로 살아남아 우리 손에 기적처럼 전해졌다.

<명상록>은 아우렐리우스 자신만을 위해 쓴 일기이기 때문에 아주 솔직하지만, 누구에게 보이려 한 글이 아니라서 잘 정리되지 않아 결코 읽기가 수월하지 않다.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의 기시미 이치로는 그러한 <명상록>을 불안의 시대를 건너가는 현대인을 위해 쉽게 풀어주었다.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은 말한다.
바쁜 일상에서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고, 진정한 나를 찾는 방법. 분노와 불안 같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고요한 평점심을 유지하는 방법. 끊임없이 변하는 세상 속에서 삶의 의미를 잃지 않을 방법을. 그렇게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고난을 극복하는 힘과 더 나은 삶을 위한 지혜를 기르도록 도와준다.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에서 가장 크게 배운 것은 이것이다.

"아우렐리우스가 같은 이야기를 몇 번씩 반복해서 쓰고, 끊임없이 묻는 이유는 죽음뿐 아니라 많은 문제에는 정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 10면

"정답을 알았다고 생각하면 보이지 않는 것도 있습니다."
- 11면


얼마 전에, 중동고등학교 철학교사인 안광복 작가님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왜 나쁜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느냐는 질문에 플라톤의 <국가론>을 꺼내신다. 600페이지에 걸쳐 플라톤이 하는 얘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왜 부정의한 사람이 잘 사느냐?" 그러나 플라톤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다.

그러나 플라톤이 내내 강조하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는 사실. 답이 없지만 답을 찾으며 살자고, 우리의 삶 자체가 수많은 철학적 물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말씀하셨다.


육아에는 정답이 없다는 말을 나도 모르게 자주 내뱉곤 했다. 이제보니 육아뿐 아니라 인생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지금도 끙끙거리고 있는 고민을 예전 일기장에서 똑같이 발견할 때, 나는 발전이 없는 사람이구나 자책하곤 했다.

인생이란 끝없이 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고 탐구하며 사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을 로마의 황제 아우렐리우스에게 들으니 큰 위로가 된다.


같은 질문이라도 반복해서 묻고, 꾸준히 찾는 태도. 정답을 알지 못하기에 더 넓은 세계를 만나고, 다른 기회를 만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자 용기가 솟는다.


“분노는 약자의 것. 고요하게 견뎌라”
"강함과 체력과 용기는 그러한 사람에게 갖춰지는 것이며, 분개하고 불만을 품는 사람에게는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평정심에 가까우면 가까울수록 힘에도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또, 슬픔이 약자에게 늘 있는 것처럼 분노도 약자에게 늘 있다. 양쪽 모두가 상처받고 굴복하고 만 것이다."
83면

누군가 나를 방해하고 비난해도 끊임없이 파도가 밀려와 부딪히는 바위처럼 고고하게 살아가자. "바위는 엄숙히 서 있고, 물거품은 그 주위에서 잠든다" 쉽게 화내고, 쉽게 두려워하는 약한 사람에서 더 강한 사람으로 나를 키워보자.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그 답을 찾아가는 인생" 인생은 원래 그런 것이다. 정답을 모른다고 자신을 닦달하지 말자. 몰라서 그런 거니 실수하고 잘못했다고 자책하지 말자.


인생을 마지막 날처럼 살자. "인격의 완전이란 하루하루를 마지막 날처럼 보내고, 거칠어지지 않고, 무기력해지지도 않으며, 위선을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일상에 쫓기다가도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멈춰 서서 내면을 들여다보자. "네가 그런 고통을 당하는 건 당연하다. 너는 오늘보다는 내일 선한 자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계속 찾다보면 어떤 깨달음을 얻고, 전보다는 그래도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겠지, 자신을 믿고 지금 시작하자.


스스로를 관찰하고, 성찰하며 가치관을 정립하기. 긍정적인 자기 대화로 자신을 늘 다스리고 현재에 집중하기. 감정을 조절하는 방법을 훈련함으로 외부 사건에 휘둘리지 않고 내면의 평화를 누리기. 이 모든 것이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 안에 잠잠하게 흐르고 있다.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은 쉽지만 절대 빨리 읽을 수 없다. 아우렐리우스의 질문과 계속되는 고민이 있고, 2천년 전 그가 잠정적으로 내린 답이 있다. 그 답과 우리의 삶을 이리저리 맞추며 결합하는 시간을 반드시 내어주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삶이 흔들리고, 마음이 흐트러져 길이 보이지 않을 때 같이 고민해 줄 든든한 스승과도 같은 책, 《죽을 때까지 나를 다스린다는 것》이었다.


초판한정 필사노트까지 멋지게 제작되어 온전한 나만의 책으로 만들 수 있는 점도 정말 좋았다.


*** 출판사 위즈덤하우스의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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