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쓸모
로랑스 드빌레르 지음, 박효은 옮김 / FIKA(피카)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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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감당하며 긍정하고 지속시키기 위한 철학가들의 여정을 함께 따라가보는 시간이었다. 철학은 보통 난해하고 이상적인 형태로 일상과 멀리 떨어져 있는 존재 같지만 저자가 말하는 철학은 달랐다. 우리가 아파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일깨우고, 그 고통을 알아주며, 실질적인 도움까지 준다.



그렇다고 따뜻하고 부드러운 방식은 아니었다. 《철학의 쓸모》의 목소리는 매우 단호하고 분명했다. '그럴 수도 있어' 가 아니라 '당연히 그렇다'라는 확신에 찬 어조다. 인간의 어리석음에 대한 처방전으로 데카르트의 철학을 들어보자.


"익숙한 것만을 고집하는 여행자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성이 참신하다면, 어리석음은 고리타분하다. 어리석음은 다 보았고, 다 들었고, 이미 다 이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깊이 사유한다는 것은 머릿속에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진부한 대답을 제쳐둔 채, 예상치 못한 것을 응시하고 당황스러운 것을 직면하는 일이다. 데카르트는 이런 정신 수련을 성찰이라고 불렀다."


저자가 데카르트 철학의 전문가라 그런지 데카르트의 이러한 사상에 영향을 받은 모양이다. 저자 역시 하나의 생각이 진정한 사유나 개념이 되려면 명료하고 확실해야 하며 모호하거나 진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사실 이렇게 강경한 목소리에 거부감이 들었지만, 저자와 토론한다는 자세로 다가가니 좁게만 흐르던 내 생각이 깨지고 넓어지는 것 같아 오히려 좋았다.



어떤 이들은 개똥철학이라며 철학을 폄하하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개똥철학도 없는 인생이 더 안타까운 게 아닐까.


《철학의 쓸모》를 철학 입문서로 삼아 철학을 공허한 헛소리가 아닌 삶의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유용한 도구로 삼을 수 있길, 그렇게 우리 삶을 치유하고 긍정하는 나은 일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 출판사 피카에서 지원을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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