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숭깊은 시인의 작품

눈물이라는 뼈 ㅣ 문학과지성 시인선 369
김소연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09년 11월

김소연 시인의 시는 삶과 세상, 인간에 대한 탐구로 가득하다.

시인의 작품을 워낙에 좋아하기도 하지만, 이 시집의 제목은 나를 강렬하게 끌어당겼다.

다른 사람이 흘리는 눈물, 내가 흘리게 되는 눈물을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시인은 사람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해 아는 체하지 않는다.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는 그 상황과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면 그 눈물 때문에 순교하게 되리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세상은 순교자를 강간하고 꽃방석에 퍼질러 앉을 것이란 것도 말한다. 그 결과 세상은 기형아를 갖게 된다. 눈물 흘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외면하는 게 편하기 때문이다. 눈물과 통곡, 그 시각적 청각적 자극은 너무도 고통스럽다. 시인은 ‘재현’이 아닌 ‘제시’의 문장을 쓰기 원한다. 하지만 제시하는 문장이란 어렵다. 보통 생각으로는 쓰기도 어렵다. 그러기에 시인은 「모른다」에서 이렇게 마무리한다. ‘모르니까 쓴다/ 아는 것을 쓰는 것은/ 시가 아니므로’.

세상의 보이지 않는 규칙, 인간의 보이지 않는 욕망, 감추고 있는 바람. 세상은 어려운 것 투성이다. 이해하기 어려운 것, 감당하기 어려운 것, 수용하기 어려운 것. 그 속에 감춰진 본질과 속성을 모르더라도, 모르기 때문에 쓴다. 세상에 가까워지기 위해, 존재하지도 사라지지도 않는 이상향에 가까워지기 위해, 언젠가 다가올 디스토피아에 가까워지기 위해, 모순과 예기치 못한 감동을 선사하는 인간에게 가까워지기 위해. 마지막 시 한 편으로, 또 살아갈 이유를 준다.

김소연 시인은, 시인의 시는 늘 웅숭깊고 어두운 길에 달빛으로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