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 역사 1 : 지식의 의지 - 제3판 나남신서 410
미셸 푸코 지음, 이규현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성과 성생활에 대한 담론, 그 담론을 부추기는 실체가 무엇인지를 연구한 책.

성이 권력에 의해 억압되고 있다는 인지, 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하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 본다. 반면, 푸코는 성에 대한 담론이 이렇게까지 많은 데에는 다른 이유가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해 성담론이 파생된 이유와 결과, 논의들을 살펴본다.

일단, 아무리 꼼꼼히 천천히 읽으려 해도 이 책을 전부 이해했다고 말하기가 어렵다. 부분 부분에서 동의하고 납득하기는 하지만 전체 논지에서 최종적인 푸코의 논지를 이해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다만, 성과 성생활에 대한 논의가 불필요할 정도로 공론화되었으며, 그로 인해 권력은 성을 보다 통제하고 규범화할 수 있었다는 변화 과정을 이해했다. 18세기로부터 부부관계 성생활만을 정상 범주에 넣었고 부르주아지의 등장과 정상 범주의 성생활과 혈연으로 연결되는 헤게모니를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성담론이 활성화될수록 인종차별이 정당화되었던 역사를 집는다.

결론적으로 푸코는 성과 성생활은 사유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에 적극 동의한다. 특히 오늘날 인구감소 문제로 국가에서 출산율 장려 정책이랍시고 내놓는 야만적인 정책 때문에라도 푸코의 주장에 적극 동의할 수 있다.

푸코가 성, 성생활, 성 담론에 대해 강의하며 논의를 시작하고 이어간 시기를 기억해야 한다. 이 책은 1976년 발표되었다. ‘나에게 금지하는 것을 금지한다’는 모토 아래 자유와 해방을 염원했던 68혁명 이후 채 10년이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그러니까 인간 해방 속에서 성에 대한 담론이 활발했을 것이라 예상한다. 그러니까 푸코가 이렇게 담론이 활발할수록 권력과 지식이 침투해 간섭할 여지를 넓히는 것이라 지적하는 것이다.

생각해 보면 그렇다. 현대 우리 사회에서도 동성애, 비혼 등 ‘비정상 범주’의 라이프 스타일, 성생활에 대해 사회적 시선은 곱지 않다. 그럼에도 당사자들은 있는 것을 없는 척 부정당하기 싫어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는 반면, 혹은 조용히 있다 하더라도, 그 반대급부로 보수적인 시각에서는 이들을 부정하고 법체계 아래서 이들을 탄압하려는 의지를 밝히곤 한다. 이 논의가 발표된 시대와 이 글을 읽는 내 시대가 다르긴 하지만, 어떤 형태이든 간에 성생활은 개인적인 것으로 간직하고 개인의 판단 하에 비밀스러운 것 혹은 비밀스럽지 않은 것으로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권력에 의해 억압되는 성과 그 문제들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그에 대한 인식을 전제하고 논의되는 것들이 있어 평소 문제의식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성의 역사에서 지식과 권력의 의지가 차지하는 부분을 설명한 1권이기 때문에 마지막 권까지 읽어야 푸코의 논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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