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은 그런 것이에요 문학동네 시인선 54
이규리 지음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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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타인의 고통을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누구나 아픔을 겪고 극복하며 살아가기에, 고통이란 특별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시집은 타인의 아픔을 바라보고 생각하게 한다. 도마뱀이 꼬리를 잘라내고 도망가도, 남은 자리에서 꼬리를 움직이며 시선을 유인하는 모습. 그것이 고통을 감내하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 그려준다. 의심하면서 안심하는 마음, 불안으로 불안을 넘기기도 하는 마음, 꽃병에 락스 한 방울을 넣으며 나는 이번 생을 연장하지 않겠노라 다짐하는 마음까지. 상당 부분 타자에 대한 고통을 공감하는 데서 연유한다.

30대의 감성으로 쓴 시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시인은 1955년생이라고 한다. 부드러운 어조와 섬세한 감성에서 내 마음을 부드럽게 보듬는 독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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