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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짓기 시간 ㅣ 아이세움 그림책 저학년 11
알폰소 루아노 그림,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글, 서애경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03년 3월
평점 :
절판
<파블로 네루다와 우편배달부>로 유명한 안토니오 스카르메타가 쓴 동화. 작가 선생님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굳이 성인에게 동화를 추천한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서 읽었는데, 동화의 매력과 이야기의 구조에 깜짝 놀라게 된 작품. 원래 성인을 위한 단편으로 쓰였다가 편집자의 손을 거쳐 동화로도 발행 되었다.
독재를 경험한 같은 인간으로써, <글짓기 시간>에 나오는 주인공 페드로와 그의 주변인물들, 가족의 상황은 쉽사리 짐작이 간다. 페드로에게 닥친 시련은 직접적으로 그려지지 않고 건조하게 풍경처럼 묘사 되지만, 그에 함의된 내용은 충분히 짐작이 가고 남는다. 이에 대한 페드로의 반응이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군인이 학교에 나타나 글짓기를 시켰을 때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위기감을 느끼기도 했다. 가장 큰 반전은 마지막 장, 페드로의 글.
놀라운 동화 한 편을 읽었다. 아이들은 뭘 모를 거라고 생각했던 오만함을 거두기로 했다. 세상 돌아가는 것도 다 알고, 무엇이 옳은지 나쁜지도 알며, 위기에 닥쳤을 때 어떤 기지를 발하면 좋은지를 보여주는 아름다운 동화. 알폰소 루아노의 그림도 담백하면서 보기 좋았다. 느낌있는 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