뽕나무 프로젝트
린다 수 박 지음, 최인자 옮김, 오승민 그림 / 서울문화사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뽕나무 프로젝트'라...... 제목부터 뭔가 퓨전스러운 학구적인 분위기가 풍긴다. '사금파리 한 조각'을 재미나게 읽은 기억에 이 책 또한 한기대 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한국인 부모를 둔 소녀 줄리아 송과 이웃집 소년 패트릭이 위글 클럽 과제로 누에를 키워 비단실을 얻기 위한 과정이 주된 이야기의 흐름인데, 이야기 중간 중간 작가와 주인공 줄리아가 이야기의 흐름에 관해 서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챕터마다 등장한다. 주로 줄리아가 이야기에 딴지를 걸며 작가에게 참견을 하는데 다음번엔 이러 저러하게 이야기를 써라 등등 까탈스럽게 요구까지 한다. 줄리아도 작가가 창조한 인물인데, 작가가 줄리아의 딴지에 진땀을 흘리며 변명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지니 갑자기 실실 웃음이 나왔다. 

이 책에 등장하는 두 캐릭터 '줄리아 송'과 '패트릭'은 너무나 사랑스럽다. 줄리아는 위글 클럽 과제로 정한 '뽕나무 프로젝트'가 너무나도 한국적이라는 이유로 하기 싫어 한다. 그러나 단짝 친구 패트릭의 마음을 상하지 않게 하기 위해 몰래 티나지 않게 방해 작전을 꾸민다. 줄리아의 너무나도 소심하고 어설픈 방해 작전을 보며 줄리아가 무지 좋아졌다. 그 과정에서 갈등까지 느끼며 괴로워하기까지 하다니!!! 패트릭은 또 어떠한가!!! 누에를 제대로 쳐다볼 수조차 없을 정도로 벌레 공포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줄리아와 팀을 이뤄 과제를 한다는 마음에 비디오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 매일매일 과제를 기록한다. 또한 아래로 많은 동생을 둔 집안의 형으로 의젓하기까지 하여 줄리아와 그녀의 동생 캐빈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보며 동생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방법을 한수 가르쳐주기도 한다.

울며 겨자먹기로 어쩔 수 없이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줄리아와 벌레 공포증을 가진 소년 패트릭의 '뽕나무 프로젝트'! 이 책을 읽으며 또 한 가지 느낀 건 과연 한국적인 건 무엇이며, 미국적인 건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위글 클럽 과제에 임하는 줄리아의 행동을 통해 작가의 생각을 내 맘대로 해석해서 느낀 건 그런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민족색이나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시각 또한 그런 것들을 각자의 개성처럼 인정하며 이해하려는 노력이 부족해서 생긴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 사는 줄리아에게 너무나 한국적인 주제라 싫은 '뽕나무 프로젝트'는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줄리아에게 상당히 무겁고 하기 싫은 과제였음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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