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로인 나를 데리고 별로인 하루를 보내는 기분이 정말 별로인데, 구체적인 이유는 알 수 없어서 늘 헝클어진 마음으로 걸어 다니는 것 같았어요. - P45

마음이 가난해서 그렇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넉넉함이 없고, 시간도 마음도 자꾸 아끼게 되는 것은. 몇백 원 앞에서 망설이다 먹고 싶은 음료를 두고 제일 싼 것을 주문하던 스무 살 적처럼. 그런 사람은 돈을 벌게 된 뒤에도 좀처럼 비싼 음료를 시키지 못하는 것처럼. 여태 쓸 줄 모르던 마음을, 쓰지 못하던 마음을 어느 날 갑자기 잘 쓰게 되진 않는 것이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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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진심으로 다음번에 김홍란이 정말 비건식을 섭취하며 싼 응가를 선물이랍시고 가지고 와서 맡아봐 정말 냄새 안 나지 않아? 라고 할까봐 겁이 났다. - P119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작은 충격을 받았다. 매번 충격적이다. 그 자그마함이, 너무 작은 손과 운동화가, 몸에서 나는 여린 냄새가, 총체적인 어설픔이. 나도 저런 몸이었다. 희로애락에 휘둘리며 하루하루 진지하게 세상에 맞서던 내가 저런 작은 몸속에 있었다. - P162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 것. - P176

그중에서도 가장 궁극의 행복을 주었던 것은 고급 침구에서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호텔 주변을 가볍게 달리는 경험이었다. 두 번밖에 못 해봤지만 그때의 경험이 너무 황홀했던 나머지 그 이후 호텔에서 묵는 일과 다음 날 아침 그 일대를 달리는 일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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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어떤 아픔이 있어 그런 단정한 일상을 다 놓아버리게 된 건지 저는 상상이 잘 안 되고…… - P95

아까의 우리들을 보자니 예술이란 것이…………."
나는 그의 말을 이었다.
"참 흔한 거였어요."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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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나는 나의 힘든 이야기를 너무 자세히는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시와에게는 어쩐지 잘되지 않는다. 힘들다는 말을 한 땀 한 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것도 같다. 왜일까, 시와에게는 매번 그렇게 된다. - P36

나를 마치 자기 몸처럼 극진히 아끼는 이종수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방식이 일견 설명되는 대답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기를 닮아서 날 좋아하는 거 같다는 말은 너무 거울만 들여다보는 왕자님이 할 법한 대답이었다. - P68

이종수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소리 죽여 울 때가 가끔 있다. 입을 약간 벌린 채 속 편하게 자고 있는 그 모습이 정말이지 죽음의 얼굴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종수가 죽게 되면 이런 얼굴일까. 영문도 모르고 곤하게 자고있는 얼굴 앞에서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 청승맞은 예행을 하다보면 지금의 초초분분이 얼마나 지극하게 소중한 것인지, 이런 귀한 시간을 마냥 흐르게 두고서 바보 같은 얼굴로 잠들어 있는 이종수가 얼마나 연약하고 가여운 존재인지가 절절하게 느껴졌다. - P71

일단 30분 정도 시래기를 푹 끓인 다음………… (뭐?)
시래기가 충분히 식으면 일일이 겉껍질을 벗겨낸 뒤.……………(뭐라고??)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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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성공이 뭐라고 생각하니?"
소년이 물었습니다.
"사랑하는 것."
두더지가 대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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