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나는 나의 힘든 이야기를 너무 자세히는 말하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시와에게는 어쩐지 잘되지 않는다. 힘들다는 말을 한 땀 한 땀 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인 것도 같다. 왜일까, 시와에게는 매번 그렇게 된다. - P36
나를 마치 자기 몸처럼 극진히 아끼는 이종수의 무조건적인 사랑의 방식이 일견 설명되는 대답이었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기를 닮아서 날 좋아하는 거 같다는 말은 너무 거울만 들여다보는 왕자님이 할 법한 대답이었다. - P68
이종수의 자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다가 소리 죽여 울 때가 가끔 있다. 입을 약간 벌린 채 속 편하게 자고 있는 그 모습이 정말이지 죽음의 얼굴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이종수가 죽게 되면 이런 얼굴일까. 영문도 모르고 곤하게 자고있는 얼굴 앞에서 그런 생각을 하며 혼자 청승맞은 예행을 하다보면 지금의 초초분분이 얼마나 지극하게 소중한 것인지, 이런 귀한 시간을 마냥 흐르게 두고서 바보 같은 얼굴로 잠들어 있는 이종수가 얼마나 연약하고 가여운 존재인지가 절절하게 느껴졌다. - P71
일단 30분 정도 시래기를 푹 끓인 다음………… (뭐?) 시래기가 충분히 식으면 일일이 겉껍질을 벗겨낸 뒤.……………(뭐라고??) - P8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