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심으로 다음번에 김홍란이 정말 비건식을 섭취하며 싼 응가를 선물이랍시고 가지고 와서 맡아봐 정말 냄새 안 나지 않아? 라고 할까봐 겁이 났다. - P119

그 뒷모습을 바라보며 나는 작은 충격을 받았다. 매번 충격적이다. 그 자그마함이, 너무 작은 손과 운동화가, 몸에서 나는 여린 냄새가, 총체적인 어설픔이. 나도 저런 몸이었다. 희로애락에 휘둘리며 하루하루 진지하게 세상에 맞서던 내가 저런 작은 몸속에 있었다. - P162

언제 어디서든 어떤 구겨진 얼굴을 마주했을 때 ‘얼굴을 펴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 당신의 얼굴이 이렇게 구겨지도록 만들었는지를 묻는 것. 최대한 자주 그 구겨진 얼굴을 따라 옆에 서는 것. - P176

그중에서도 가장 궁극의 행복을 주었던 것은 고급 침구에서 푹 자고 일어난 다음 날 아침, 호텔 주변을 가볍게 달리는 경험이었다. 두 번밖에 못 해봤지만 그때의 경험이 너무 황홀했던 나머지 그 이후 호텔에서 묵는 일과 다음 날 아침 그 일대를 달리는 일을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게 되어버렸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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