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다 - 일러스트로 쉽게 이해하는 육아 핵심 솔루션
고소 도키코 지음, 가미오오카 도메 그림, 이정미 옮김 / 카시오페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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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Best 육아서]

좋은 책을 만나면 입이 근질거려 참을 수가 없다. 올해 읽은 육아서로서는 1위에 오를 만큼 입소문 내고 싶은 책이다. 가정 경제에 있어서 11, 12월은 보릿고개와 같은 시기라, 조금 더 여유가 있었더라면 여러 권 구입해 주변 엄마들에게 마구마구 나눠줬을 텐데... 아쉽다. 앞으로 내 주변의 3~7세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각종 기념일 날 또는 갑작스럽게 이 책을 선물 받게 될 거다. 말로만 추천하기에는 아까운 책이니.

[엄마도 혼내기 싫다]

혼나고 싶은 아이가 없듯 혼내고 싶은 엄마도 없다. 아이를 혼낸 후 밀려오는 죄책감은 마음을 짓누르고, 자기혐오에 빠뜨린다. 혼을 내야 알아들으니 어쩔 수 없다며 애써 합리화하지만, 안타깝게도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다. 그저 화를 피하려 제 발톱을 숨기는 거다. 내면에 차곡차곡 쌓인 상처와 분노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드러날지 모를 일이다. 그러니 야단치고 때리는 것이 아닌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책, 「아이는 엄마의 마음을 모른다」는 그 방법을 친절하게 조곤조곤 설명하는 실전 육아서다. 간간이 등장하는 깜찍한 일러스트가 독자의 이해를 돕지만 일러스트가 없더라도 누구나 쉽게 이해할만한 책이다. 즉 일 년에 책 한 권 읽지 않는 부모에게까지도 권할 수 있는 육아서다.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는]

이 책은 부모와 아이의 마음을 대변함으로써, 한편으로는 부모의 마음을 따뜻하게 이해해주고, 또 한편으로는 객관적으로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따라서 읽다 보면 공감과 위로를 받음과 동시에 저절로 아이의 관점에서 아이의 행동을 생각하게 된다. 이것만으로도 큰 수확일 거다. 내가 이 책을 이토록 강력 추천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 역시 "안 해"를 남용하는 28개월 아들 덕분에 고강도 훈련 중에 있다. 때론 언성이 높아지기도 하고, 때론 울어버리기도 하지만 금세 평정심을 되찾는 것은 이와 같은 육아서의 지지와 격려 덕분이지 않을까. 특별히 이 책은 현재 나의 육아 방식과 일치하기에 격하게 동의하는 건지도 모른다. 특히 나의 육아 방식을 지지하고 격려해주는 것 같아서...

[우리 엄마가 달라졌어요]

​아이를 야단치고 때리는 것은 즉효성이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손해다. 지금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이지만 사춘기가 되면 마음의 문을 닫아버리거나 지금까지 쌓였던 스트레스를 폭발시킬 수 있다고 저자는 누누이 경고한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화를 내지 않을 수 있는지, 훈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꽤나 논리적으로 설득하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도움을 준다.

​저자는 말한다. "오늘부터 우리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11쪽) 이전까지는 아이에게 화를 내며 야단치고, 때렸을지라도 이제부터는 '화내지 않기로' 정하고, 엄마와 아빠가 힘을 합쳐 혼내지 않는 연습을 꾸준히 하다 보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로써 내 아이를 스스로 생각해서 행동하는 아이로 키울 수 있다. 물론 화낼 일이 아예 없지는 않겠지만 확연히 줄어들 거다. 이 책이 그렇게 독자의 마음을 움직일 테니까.

#아이는엄마의마음을모른다 #고소도키코 #카시오페아출판 #자녀교육서 #실전육아서 #강력추천책 #아이에게화내지않는법 #아이의마음 #아동학대방지 #서평 #책리뷰 #독후감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19493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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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문화사 - 매너라는 형식 뒤에 숨겨진 짧고 유쾌한 역사
아리 투루넨.마르쿠스 파르타넨 지음, 이지윤 옮김 / 지식너머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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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은 역사가 되고, 역사는 기억된다]

인류의 과거를 운운하면 고리타분하다 여길지도 모른다. 사실, 역사만큼 흥미진진한 이야기도 없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나 드라마가 더 큰 감동을 주지 않는가. 특히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의 비하인드스토리는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기도 한다.

게다가 역사는 유용하다. 되풀이되는 역사 속에서 인간의 변함없는 본성을 이해할 수 있으며, 현시대의 문제와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역사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한 선택을 가능케 한다. 즉 역사는 흐르고, 그 흐름은 오늘을 거쳐 미래까지 이어진다. 한낱 과거가 아니다.

물론 기록된 역사는 기록자의 주관이 포함될 수밖에 없다. 책, 「매너의 문화사」또한 '기록'을 근거로 제시함으로써 객관성을 추구하는 듯 보이지만 가치중립적이지는 않다. 뚜렷한 의도를 가지고 매너에 관한 감춰진 사실을 낱낱이 파헤쳐 보여준다. 이 또한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기록이라 생각한다. 기록된 '매너의 문화사'는 독자들에 의해 기억될 것이고, 그렇게 역사는 흐를 것이다.

[왜 유럽의 매너, 그 역사에 관한 책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그런데 말입니다." 멘트가 절로 나온다. 왜 유럽의 매너사에 주목해야 하는 것일까. 확실한 것은, 유럽의 매너를 자랑하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개화기 이후부터였을까, 어느 틈엔가 우리 문화에 유럽의 매너가 스며들었다. 악수로 인사하고, 여자에게 문을 열어주며, 술자리에서는 건배사를 하고, 결혼식에서는 아버지가 딸의 손을 신랑에게 건네주는 등 그저 외래 매너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그러나 그 매너의 숨겨진 의도를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일 거다. 「매너의 문화사」는 그것을 노린다.

꼭 유럽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인류의 보편성 때문인지, 유럽의 매너는 우리나라의 예절과 일맥상통한다. 조선 왕실의 법도 또한 상당히 세세하고, 사람이 죽어나가는 일보다 왕실의 법도를 어긴 일이 중대사로 다뤄졌을 정도로 예(禮)를 중시했다. 양반들은 허례허식을 일삼았으며, 양반이 아닌 양인들은 양반들을 모방하고 천인들을 멸시했다. 우리나라 예절 또한 차별화를 위한 도구로 쓰인 것이다. 그러니 남의 일이라 여기며 이 책을 외면하지 않기를. 그들의 문화사를 통해 새로운 관점에서 우리의 문화를 바라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요구되는 에티켓]

이 책을 읽고 나면 "훌륭한 매너가 곧 선한 마음을 뜻하지 않는다는 것"(13-14쪽)과 그 시대와 이 시대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하찮은 사람들과 자신을 구분 짓기 위한 보여주기식 매너가 성행했고, 오늘날의 SNS가 베르사유궁전의 전통(?)을 잇고 있지만 그럼에도 매너는 있어야 한다. 동물적인 인간의 본성을 통제하며 사회질서 유지에 기여해 온 것도 사실이니.

우리의 본성이 활개를 치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면, 이 책이 말하듯, 그것을 통제할 매너를 사회적 협의를 통해 만들어내면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적 요구를 맹목적으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 당위성을 의심하고 '무엇이 적절한 행동인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개인이 필요하다. 그런 개개인들이 모여 만들어낸다면 매너가 차별이 아닌 배려의 도구로써 제 기능을 하지 않을까. 오늘날 익명이란 가면 뒤에 자신을 감추고 공격성을 표출하는 수단이 되어버린 인터넷 공간에도 매너 있는 개인들이 늘어나길 바랄 뿐이다.

#매너의문화사 #인문책 #지식너머다독다독 #역사 #문화사 #유럽문화 #매너 #예절 #서평 #책리뷰 #독후감

(원문: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1202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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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할 땐 마카롱보다 마음공부
김은정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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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던 책은 아니지만]

예상이 빗나가면 괜스레 자존심이 고개를 든다. 이 책이 그랬다. 예상은 빗나갔고, 자존심은 고개를 들었다. 내면에 흩어져 있던 오기를 싹싹 긁어모아 부조화에 빠진 인지를 간신히 설득해가며 읽어냈다. 애썼다. 정말.

세상은 다양성을 외치고, 나는 이에 동의한다 하지만, 나에게 절대적 신념에 반하는 생각들은 과감히 거부하고 걸러내는 경향이 있음을 다시금 깨달았다. 고정관념이고, 편협하다 하겠지만 나의 정체성의 근간이 되는 것들이다. 꽤나 안정감이 있어서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도 않는다. 이렇듯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내 마음공부'는 확실히 했으니 다행이다. 쓸데없는 짓은 아니었으니 말이다.

[뻔히 보이는 오류]

저자가 말하는 끌어당김의 법칙이 작동한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페이지 밑에 '367'이란 숫자가 쓰여있지만 그 페이지를 보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진 않는다. 활자체가 예쁘고 큼직해서 가독성은 좋다. 저자가 문예창작과를 전공해서 그런지 표현에서도 불편함이 느껴지진 않는다. 허나 읽는 내내 불편했다. '우주'라는 단어의 등장에도 열린 마음을 유지하고자 최선을 다했으나 뻔히 보이는 오류에까지 너그러울 순 없었다.

저자는 자신의 마음공부를 "지극히 객관적인 사실의 나열과 논리의 집합"(24쪽)이라 했다. 그러나 책 어디에도 객관적인 증거는 찾아볼 수 없었고, 주관적인 경험의 나열과 사색의 집합이었다.

물론, 사느라 바쁜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 마음 관련 도서들을 섭렵하고 그 방대한 양을 한 권의 책으로 요약해 놓았으니 입문용으로는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깊은 앎에서 우러나온 지혜가 아니라 유감이다.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한 것들이 그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쓰이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지 그냥 Ctrl+X, Ctrl+V 해놓은 듯하다.

게다가 저자는 몸을 고쳐주는 병원은 있지만 마음을 고쳐주는 병원은 없다고 말한다.(63쪽) 정신의학과 또는 심리상담소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인지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한 말인지, 알 수 없지만 저자가 우물 밖 세상도 볼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정리가 필요한]

​마음공부의 50가지 비밀이라 하지만 솔직히 저자도 알 거다. 비밀이 아닌 이야기와 중복되는 이야기를 제외하면 50가지는 아니라는걸. 비밀스럽지도 않고. 그렇지만 누군가에게는 지푸라기가 될 수도 있으니, 말을 아끼겠다.

​서평이 참... 냉정하다. 괜찮을 거다. 저자는 개의치 않으려 내려놓음을 택할 테니. 출처를 알 수 없는 내려놓음이란 게 함정이지만. 그냥 성취지향적인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더 쉽지 않을까. 여러모로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

#우울할땐마카롱보다마음공부 #김은정 #국일미디어출판 #마음공부 #깨달음 #심리학과관련없음 #개인적인사색 #서평 #책리뷰

(원문: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706042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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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심는 꽃
황선미 지음, 이보름 그림 / 시공사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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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추억 속으로]

도시에서 태어나고 자란지라 책, 「마음에 심는 꽃」은 익숙지 않은 풍경이다. 나에게는 그저 한 편의 동화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한 편의 아련한 추억일 테지. 그나마 외갓집이 시골이라 어릴 적 하루 이틀씩 시골에서 놀던 기억은 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신 이후로는 발걸음을 끊었지만. 나는 시골에 대한 기억이라도 있지, 요즘엔 아예 없는 사람도 있더라. 내 남편도 그중의 하나다. 요즘 10대, 20대는 더 익숙지 않은 풍경일 수 있겠지만, 생각해보면 수많은 명작동화 속 배경도 친숙한 건 아니었다. 인간의 보편성은 시공간을 초월하니까. 비록 꽃밭에 대한 추억도 동요<꽃밭에서>가 전부인 세대이지만 어릴 적 순수했던 추억 하나 정도는 누구나 갖고 있을 테니, 「마음에 심는 꽃」과 함께 지난날 마음에 심어 놓은 꽃을 향해 살짝 웃음 지어 보는 것은 어떨까.

[프로필을 나온 데뷔작]

​「마음에 심는 꽃」은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기도 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저자 황선미의 데뷔작이다. 프로필마다 등장하는 작품이지만 24년 만에 실체가 드러났다. 짧고 간결한 글이라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읽을 수 있는 책이다. 글도 글이지만 추억에 물들게 하는 수채화 그림이 신의 한 수다. 무거운 글들만 보다가 이 책을 보니 머리와 마음이 가벼워지는 느낌이다. 복잡한 도시에 사는 이들에게는 이 책이 잠시나마 휴식을 주지 않을까 싶다.

[풋풋한 향내 가득]

「마음에 심는 꽃」은 농촌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시골에 사는 소녀, 수현과 도시에서 온 소년, 민우를 보고 있자니 황순원의 「소나기」가 어렴풋이 떠오른다. 시골 아이와 도시 아이의 만남과 우정, 그리고 사랑을 순수하게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유사하다. 그리고 도시에서 온 아이가 병으로 아픈 설정까지. 그러나 다르다. 「마음에 심는 꽃」에는 가지고 싶은 꽃밭이 있으며, 아이의 눈에 비친 농촌의 현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끝에는 희망이 담겨있다. 무엇보다 풋풋한 향내 가득한 동심을 맛 볼 수 있는 책이다.

[꽃밭에서]

삼촌도, 친구 미정이네도 떠나버렸다. 그렇게 다들 떠나는 시골로 민우네가 이사를 왔다. 그것도 인동꽃이 피는 인동집으로. 인동집 마당에 핀 꽃들은 삼촌, 미정이와 함께 심은 추억이 담긴 꽃들이다. 삼촌과 미정이가 떠난 지금은 그리움의 꽃밭이 되었지만. 괜스레 민우가 못마땅하다. 내 꽃밭인데····· 민우는 묻는다. "꽃밭을 갖는 게 왜 그렇게 중요하니?"(83쪽) 꽃을 꺾어 화병에 담아놓고, 꽃잎을 책갈피에 눌러놓은 걸 보면 민우도 그 꽃밭이 갖고 싶었을 거다. 그러니 꽃밭을 잘 가꾸면 삼촌에게 상으로 "예쁜 옷이랑, 머리띠 그리고 동화책."(103쪽)을 받고 싶다는 수현이와는 다르게 "나라면 그런 것 안 갖는다."(103쪽), "나라면 꽃밭을 가질 거야."(104쪽)라고 한 거지. 수많은 나비 떼가 날아와 앉은 듯한 인동꽃들이 피는 그 꽃밭을. 희망이 나비 떼가 날아와 앉듯 마음밭에 피길 바라며.

[잔잔한 여운을 남기다]

​서로의 마음에 희망의 꽃을 심은 수현과 민우의 이야기. 잔잔한 애니메이션 한 편을 본 듯하다.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는다.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게 된다. 그렇게 추억하고 추억하고 또 추억하는 거겠지.

#마음에심는꽃 #황선미 #시공사출판 #지식너머다독다독 #황선미데뷔작 #힐링동화 #어른들을위한동화 #문학 #성장소설 #서평 #책리뷰 #서평단활동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677335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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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을 믿어요 -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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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몰래 상처를 숨겨 온 당신에게]

굳이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난 기분이랄까. 이 책이 딱 그러하다. 그래서 어려웠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말로 쓰여 있고, 분명 선호하는 문체인데도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버거웠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까지도 참 오래 걸렸다. 여전히 내 안의 깊은 상처와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증명하듯.

<당신을 믿어요>, 이 책은 익숙해진 상처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늘 상처에 걸려 넘어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이들에게 말한다. "당신은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해요. 그러니 당신을 믿어요." 이 말은 결코 가볍게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깊은 상처와 긴 고통 속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저자가 진심을 다해 조심스레 건네는 말이다. 상처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고, 마침내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갖게 한다. 숨겨온 상처가 많은 이들일수록 이 책이 버겁겠지만 이 책이 절실히 필요할 거다.

[토닥토닥, 수고했어]

"분명히 다른 갈래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들여진 방향으로 자신과 상황을 부정적으로 몰아간다"(35쪽)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려 본 사람이라면 와닿을 말이다. 이 밖에도 마음을 울리는 문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어쩌면 불분명하고 모호한 문체가 독자의 내면을 투영하게끔 유도하는지도 모른다. 심리학적인 지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는다. 독자는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상처를 기꺼이 드러낸 저자의 진솔함에 함께 눈물짓게 될 거다.

자신과 상황을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거의 상처다. "상처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아픔이 재발되어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아픔과 함께 주변의 다른 것들을 본다.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는지, 얼마나 인정을 원했는지 깨닫는다. 잃어버린 슬픔을 토하고, 긴 시간을 견뎌온 자신을 다독이며, 비로소 조금씩 다른 선택을 기웃거려 보게 된다."(19쪽) 이처럼 저자는, 깊고 오래된 상처를 꺼내보며 스스로를 토닥이길 권한다. 견디느라 애썼다고. 그래야 익숙한 방향이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에서 배운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는 삶이 아닌 '나'다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거다.

[지난 상처보다 자신을 믿어요]

상처를 되돌릴 수는 없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거다. 어차피 그럴 바에, 상처와 어울려보는 것은 어떨까. 더 이상 덧나지 않게. 깨끗한 물로 씻겨주고, 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주면서 상처가 아물며 새살이 돋을 때까지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준다면···. 비록 흉터가 남긴 하겠지만 예전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을거다. 그러나 이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당신을 믿어야 한다. 이 또한 쉽지 않음을 안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당신을 믿어요. 저의 목표는 내가 당신을 믿는 것보다 당신이 스스로를 더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18쪽) 이 책이 당신을 도울 수 있다. 자신을 믿도록. 상처가 아물도록. '나''답게 살도록.

잠잠하다가도 어느 날 불쑥 상처가 고개를 들지도 모른다. "어쩌다 또 구멍에 빠지면 어떤가. 열등감에 쩔고, 우월감에 우쭐하고, 불안함에 소리를 지른들 뭐 어떤가. 결국 우리는 그곳을 빠져나오려 힘을 낼 것이고, 누군가는 도울 것이며, 다시 웃다 울다 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당신은 '진짜 여행자'가 되어갈 것이다. 언젠가 구멍에 다시 빠졌을 때, 그 깊이가 겨우 발목까지 오는 것을 깨닫고 가볍게 울게 될지 모른다. 오래 울었던 당신, 정말 수고했다."(244쪽) 그렇다. 그 때도 '괜찮아'하며 토닥여주면 된다. 왜냐면 나는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하니까. 나는 나를 믿으니까.

#당신은믿어요 #김윤나작가 #카시오페아출판 #심리치유서 #마음의상처 #심리적고통 #심리치유 #가족문제 #심리문제 #서평 #책리뷰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661069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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