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당신을 믿어요 -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한
김윤나 지음 / 카시오페아 / 2019년 8월
평점 :
[남몰래 상처를 숨겨 온 당신에게]
굳이 맞닥뜨리고 싶지 않은 사람을 만난 기분이랄까. 이 책이 딱 그러하다. 그래서 어려웠다.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말로 쓰여 있고, 분명 선호하는 문체인데도 한 장 한 장 넘기기가 버거웠다. 그리고 이 글을 쓰기까지도 참 오래 걸렸다. 여전히 내 안의 깊은 상처와 마주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증명하듯.
<당신을 믿어요>, 이 책은 익숙해진 상처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늘 상처에 걸려 넘어져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이들에게 말한다. "당신은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해요. 그러니 당신을 믿어요." 이 말은 결코 가볍게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 아니다. 깊은 상처와 긴 고통 속에서 무너지지 않았던 저자가 진심을 다해 조심스레 건네는 말이다. 상처를 감당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을 주고, 마침내 상처를 마주할 용기를 갖게 한다. 숨겨온 상처가 많은 이들일수록 이 책이 버겁겠지만 이 책이 절실히 필요할 거다.
[토닥토닥, 수고했어]
"분명히 다른 갈래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길들여진 방향으로 자신과 상황을 부정적으로 몰아간다"(35쪽) 상처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버둥거려 본 사람이라면 와닿을 말이다. 이 밖에도 마음을 울리는 문구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다. 어쩌면 불분명하고 모호한 문체가 독자의 내면을 투영하게끔 유도하는지도 모른다. 심리학적인 지식을 기본으로 하지만 대놓고 드러내지는 않는다. 독자는 이질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다. 자신의 상처를 기꺼이 드러낸 저자의 진솔함에 함께 눈물짓게 될 거다.
자신과 상황을 부정적으로 몰아가는 것은 과거의 상처다. "상처의 실체를 들여다보면 아픔이 재발되어 고통스러울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아픔과 함께 주변의 다른 것들을 본다. 얼마나 사랑받고 싶었는지, 얼마나 인정을 원했는지 깨닫는다. 잃어버린 슬픔을 토하고, 긴 시간을 견뎌온 자신을 다독이며, 비로소 조금씩 다른 선택을 기웃거려 보게 된다."(19쪽) 이처럼 저자는, 깊고 오래된 상처를 꺼내보며 스스로를 토닥이길 권한다. 견디느라 애썼다고. 그래야 익숙한 방향이 아닌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다. 과거에서 배운 두려움 때문에 포기하는 삶이 아닌 '나'다운 삶을 살아가게 되는 거다.
[지난 상처보다 자신을 믿어요]
상처를 되돌릴 수는 없다. 평생 지워지지 않을 거다. 어차피 그럴 바에, 상처와 어울려보는 것은 어떨까. 더 이상 덧나지 않게. 깨끗한 물로 씻겨주고, 약도 발라주고, 밴드도 붙여주면서 상처가 아물며 새살이 돋을 때까지 마음의 상처를 보듬어준다면···. 비록 흉터가 남긴 하겠지만 예전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을거다. 그러나 이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다. 당신을 믿어야 한다. 이 또한 쉽지 않음을 안다. 이에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나는 당신을 믿어요. 저의 목표는 내가 당신을 믿는 것보다 당신이 스스로를 더 믿을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18쪽) 이 책이 당신을 도울 수 있다. 자신을 믿도록. 상처가 아물도록. '나''답게 살도록.
잠잠하다가도 어느 날 불쑥 상처가 고개를 들지도 모른다. "어쩌다 또 구멍에 빠지면 어떤가. 열등감에 쩔고, 우월감에 우쭐하고, 불안함에 소리를 지른들 뭐 어떤가. 결국 우리는 그곳을 빠져나오려 힘을 낼 것이고, 누군가는 도울 것이며, 다시 웃다 울다 할 것이다. 그러는 사이 당신은 '진짜 여행자'가 되어갈 것이다. 언젠가 구멍에 다시 빠졌을 때, 그 깊이가 겨우 발목까지 오는 것을 깨닫고 가볍게 울게 될지 모른다. 오래 울었던 당신, 정말 수고했다."(244쪽) 그렇다. 그 때도 '괜찮아'하며 토닥여주면 된다. 왜냐면 나는 상처보다 크고 아픔보다 강하니까. 나는 나를 믿으니까.
#당신은믿어요 #김윤나작가 #카시오페아출판 #심리치유서 #마음의상처 #심리적고통 #심리치유 #가족문제 #심리문제 #서평 #책리뷰 (원문 : https://m.blog.naver.com/counselor_woo/221661069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