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성교육을 합니다 - 소년부터 성년까지 남자가 꼭 알아야 할 성 A to Z
인티 차베즈 페레즈 지음, 이세진 옮김, 노하연 감수 / 문예출판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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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참 뭔가 부끄럽고 숨어들어야 할 것 같은 그런 이미지이다. 요즘 아이들은 조금 다르다고 들은 것 같다. 더 개방적이고 옛날처럼 두루뭉술했던 개념설명에서 벗어나 더 실질적인 정보를 배운다고 들었다.


라떼는 좀 두루뭉술했던 것 같다. 배우긴 배웠지만 낙태의 영상을 보여주며 공포감을 조성한다거나 명칭을 배운다거나 생리대방법을 알려준다거나... 사실 잘 기억은 안 난다.(이정도면 많이 기억하는 편!)



그러던 참에 스웨덴에서 쏘아올린 이 책은 15개국에 출간할만큼 매우 똑부러지게 쓴 글이라는 소문을 접했다. 감사하게도 약 3ㄷ1의 경쟁률을 뚫고 얻은 책은 받고서 펴보자 오우, 매우 상세한 내용을 다루고 있었다.


알고 신청했지만 이 책은 '남자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책이다. 타겟은 10대에서 20대 남성으로 잡았다고 한다. 내 신청사유도 내가 제대로 알고 있어야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청소년들에게 잘 설명해줄 수 있기 위해 신청했는데,,, 본론의 첫 장부터 「바지를 내려보세요.」 이다. ㅋㅋㅋㅋ 당황... 몹시 실용서적으로 썼을 것 같은 느낌이 번쩍 드는 책이었다.


1장과 2장은 남자와 여자에 대해 알아가는 시간이다. 스터디 카페에서 읽고 있는데 그림으로 된 묘사가 그려진 책을 독서대에 올려두고 읽으니 뭔가 뻘쭘해졌다. 조심스럽게 책을 다음장 넘길 자세를 하며 90도 각도로 접혀진 채 읽게 되었다.

우리가 성교육 시간에 배웠던 생식기, 젠더, 외모, 성기의 생김새, 자위, 성관념 등에 대한 부분 중에서 평소 궁금했음직한 물음을 간단명료하게 설명해준다.


3장은 사랑, 4장은 존중에 대해 나온다. 풋풋하게 좋아하는 마음을 어떻게 다루는 지 혼란스러운 청소년들이 여자를 상대할 때 몇가지 태도를 배우기에 좋아보인다. 특히 존중 파트에서 유난히 별표치고 싶은 내용이 많았다.


5장은 섹스의 처음 인식이나 방법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6장과 순서를 바꿨으면 어땠을까 싶다. 6장은 동성애를 다루고 7장부터는 더 세부적인 섹스에 대한 내용이 나오기 때문이다.


6장 동성애 관련 부분에서는 무성애에 대한 설명이 한줄로만 나오고 생략된 점이 살짝 아쉽게 느껴졌다.

어떤 사람들은 동성애에 대한 허용적인 인식으로 인해 어린 청소년들이 잘못된 성관념을 가질까 걱정이 만연하다.

퍽 곤란한 주제이긴 하다. 본인도 혼란하고 그런 동성애를 배척하거나 온전히 받아들이는 사회는 훗날 어떻게 될지 아직 명확히 된 게 없다. 어쩌면 배척한 후의 사회가 지금 이 모습일 수도 있겠다.

동성애는 '잘못'인 것일까. 글쎄,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를 더 귀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어보인다. '합의'의 사회답게 말이다.



엄,,, 7, 8, 9장을 읽었다.
섹스에 대한 무척 자세한 방법들이 나온다.

(...생략)

7장은 이성과의, 8장은 남성과 남성과의, 9장은 그 이상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10장은 피임과 성병 등에 대한 '안전한 섹스'를 위한 방법이 나온다.



후아, 3일만에 다 읽었다!

책은 생각보다 훨씬 잘 읽힌다. 첫 예감대로 몹시... 모옵시 실용적이고, 책 뒷면의 자신만만한 소개대로 잘 배운 성교육 여든까지 가게끔  단 한권에 많은 내용을 잘 정리해서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면 좋겠지만 토막토막 짧게 정리되어 있어 필요에 따라 그때그때 궁금한 부분을 골라 읽기 좋아보인다.


다만 방법이 너무 자세해서 한번쯤은 따라해볼 수 있게 만든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부정적으로 작용할지는 잘 모르겠다. 흔히 사용되는 방법이 아닌 좀 꺼려하는 방법까지 나와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강조대로 '안전'하게만 하면 괜찮다고 하는데... ㅠㅠ 글쎄... 대충 모르고 따라하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모르던 부분까지 들춰낸게 아닌가 걱정되기도 하다.



하나 아쉬웠던 점은 205쪽에 선교사 자세가 나온다. 사실 나는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갔었는데 성관련 센터에서 근무하셨던 분께서 이 단어의 의미에 대해서 궁금해하셨다. 괄호에 있는 남성상위자세가 일반적인데 대체 선교사 자세가 무엇일까. 찾아보니 남녀차별적인 단어였다.

선교사자세는 옛날 종교에서 남성상위자세만을 '정상'으로 분류하여 다른 자세는 하지 못하게 강요하며 생긴 말이라고 한다.

굳이 성교육 책에서 남성 상위자세, 여성 상위자세로 불리는 말이 있는데 선교사 자세로 이름붙인 것은 조금 단어선택의 미스 아니었나 싶다.

인상깊은 문장​

133쪽) "친구들이 옆에 있으면 괜히 센 척하게 돼요."



139쪽) '순결을 잃었다' 가부장적 시각이 강하게 반영된 성차별적 표현입니다. 순결 • 정조 이데올로기는 여성의 성생활과 욕망을 억압하여 여성이 스스로의 삶에 대한 통제권을 갖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죠.



159쪽) "저는 시종일관 불안해했고 나중에도 그 일을 떠올리면 기분이 착 가라앉았어요. 첫 섹스의 기억을 극복하는 데만 몇 년이 걸렸다니까요."



189쪽) 성적 지향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여러분이 바이인데 다른 바이를 만나면 공통점이 있으니 아무래도 대화가 잘 풀릴 확률이 높지요. 하지만 그 공통점만으로 마음이 잘 맞는다면 세상 모든 이성애자는 성적 지향이 같으니까 다들 마음이 잘 맞게요?



211쪽) "좋아?"라는 질문이 자신을 신경 쓰는 질문이 아니라는 걸 느끼기 때문이지요. 의기양양해하며 좋냐고 묻는 상대를 보면 자신이 섹스를 얼마나 잘하는지를 증명하려고 하는 게 보입니다. '나는 이만큼 너를 만족시킬 수 있어', '나는 섹스를 잘해'와 같은 생각으로요. 이처럼 섹스를 통해 자신의 남성성을 획득하려는 건 아닌지 한번 생각해보세요.



242쪽) 섹스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이상, 수치심은 영원히 멈추지 않는 수레바퀴가 될 수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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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싶다는 농담 - 허지웅 에세이
허지웅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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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재미있게 읽었다.

그래, 제목부터가 재밌었다.

살고 싶다는 말이 농담이라니!

우울한 감정을 완곡하지만 멋들어지게 표현한 단어선택에 이벤트를 통해 책을 발견하자마자 감탄했었던 기억이 난다.



이야기의 도입부는 제목답게 우울하게 시작한다.

저자는 암에 걸렸다. 그것도 희귀하며 고통스러운 암에.

암은 아직 걸려보지 못해 그 아픔을 알지는 못하지만 치료조차 크게 고통스러운 암은 멀쩡한 정신조차도 몸과 함께 무너지기 쉬웠을 것이다.

차라리 죽는 게 나을 정도로 아팠던 저자의 이야기는 병으로 시작하여 극복, 그리고 아프면서 자기 객관화를 깨달으며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태도 등을 담았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특정 주제에 대한 인용을 요약해서 풀이해준다. 근데 정말 짧게 요약한 내용인데 몰입도 잘 되고 장면이 그려진다.

영화평론가였어서 그런가, 작품에 대한 애정과 감수성, 분석이 뛰어나서 한번 찾아보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허지웅이라는 사람을 예능에서나 잠깐 봤을까 글은 처음 접하는데 이렇게 잘 쓰는지 몰랐다. 갬동.. 시간 날 때 전작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하는 거의 첨 만나보는 취향저격 에세이였다 ㅎㅎㅎ



굳이 책의 단점을 꼽으라면 앞 부분의 병과 죽음에 대한 태도 때문에 우울하거나 건강한 어르신에게 추천하기엔 꺼려진다.



읽으면서 '아침이 피아노_김진영' 책이 자꾸 떠올랐다. 시한부 철학자의 죽기 전까지 쓴 글인데 책 분위기가 많이 비슷하다.

담담, 초연, 의연한 느낌...

죽음을 이겨나가는 모습은 다 이런걸까.



진지하게 잘 쓴 글!

뒀다가 한번 더 읽어봐야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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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즈가 너무 예뻐서 소개하러 왔어요
8월 굿즈인 앨리스 시계 진짜... 너~~~~~~~~~~~~~~~무 예뻐요...
미라클모닝 다이어리란 책은 아침에 쓰는 다이어리예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되고 싶어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전 사람인가봐요.
알라디너tv는 책을 같이 소개해야한다고 해서 어떤 책을 소개할까 고민하다가 예쁜 다이어리 소개할까하여 같이 소개했숩니당:)
알라딘은 정말 굿즈가 쵝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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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계속 살아야 합니까 - 퓰리처상 수상 작가가 묻고 세계의 지성 100인이 답하다
윌 듀런트 지음, 신소희 옮김 / 유유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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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느냐고 고생했다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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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만큼은 내 편이 되어주기로 했다
권민창 지음 / 스튜디오오드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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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듯 따뜻한 말과 태도로 감동받기도 감동주기도 하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다정한 말을 담으며 생각을 나누는게 인상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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