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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 있으면 톡하지 말고 편지해 - 평범한 여자의 두메산골 살림 일기
야마토 게이코 지음, 홍성민 옮김 / 서울문화사 / 2020년 4월
평점 :

책표지에 그녀의 산장생활이 담긴 그림이 가득차있는데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림체이다. 밝고 따뜻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며 목가적이고 정적인 느낌도 동시에 가져다준다. 왠지 사람내음이 나는 것 같다. 저자는 산을 매우 좋아하며 산과 여행관련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산장 아르바이트를 시작으로 12년째 산장 일을 해오고 있다고 한다. 책은 휴대하기 좋은 작은 소책자로 그녀의 산장 생활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담은 두메산골 살림 일기라 할 수 있겠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고 서두와 말미에는 그녀가 그린 컬러풀한 그림들이 풍성하게 수록되어 있다.
책 중간중간 사진, 그림, 짧은 만화도 담겨있다.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달리 산이 굉장히 울창하다. 마치 정글같은 오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복잡한 도시나 목가적인 시골생활이 아닌 또다른 제3의 세계처럼 다가온다. 미지의 세계라고 볼 수 있는 그곳은 일반사람들이 생각지도 못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녀가 경험한 에피소드들 중 인상깊었던 건 야생동물 출현과 쥐들이 자주 창궐한다는 점. 그리고 벌레떼와의 사투는 정말 책으로만 접하고 싶은 내용들이였다. 특히 쥐편에서 찍찍이에 붙은 쥐들이 서로를 잡아먹고 먹히는 디테일한 묘사는 그야말로 걸작이였다.
흡혈을 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땅거머리가 몸에 붙는 경우도 있고 곰이 먹을 것을 찾아 부엌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헬기로 생활용품과 먹을 것을 공수받아야 하고 성수기동안 그녀의 일정표를 보면 정말 산과 자연을 좋아하는 이들이 아니라면 버티기 어려울 것 같아 겁이 나기도한다.
땀흘린만큼 자연이 주는 경이로운 선물은 분명 더 멋질 것이다. 그녀가 일했던, 일하고 있는 산장을 인터넷으로 검색해보며 책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