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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비밀
에리크 뷔야르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린책들 / 2019년 7월
평점 :
일제불매운동이 일어나고 있는 이 시기에 읽는 도서 <그날의 비밀>은 감회가 새롭다. 정부관료와 경제사업가가 정경유착되어 많은 이들이 비명 속에서 그들의 이익만을 챙기는 무시무시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또한 아픈 전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민족이기에 이 책에 더욱 공감하고 집중해서 볼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저자 ‘뷔야르’는 서양 근현대사의 전환기에 초점을 맞춰 역사를 재해석한다. 제목에 거론하고 있는 ‘그날’은 어느 시점을 지칭한 것일까. 대기업의 위임자 사제 24명들이 모인 날인지, 전격전을 시작한 날인지 어느 시점인지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그 모든 날들을 지칭한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본다.
놀라운 사실은 선거유세를 하려면 돈이 필요한데 당시 나치당은 한 푼도 없어 기업들에게 정치자금을 후원받는다. 비자금. 관례라고는 하지만 수많은 희생과 생명을 앗아가는 무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소설이라서일까. 도입부분에 평상시 알고 있는 이미지의 ‘히틀러’의 모습이 아닌 상냥한 미소를 머금은 그로 설명한다. 그도 그저 평범한 사람이였던 것을 묘사하고 싶어서일까.
하지만 그곳에 모인 그들의 비밀은 그렇게 조용히 은밀하게 다가와 대다수의 사람들을 어둠 속으로 거대한 풍랑을 일으키며 집어삼킨다. 책은 노트에 기재하면서 볼 만한 은유적인 표현으로 잔인한 경제사회의 이면을 보여준다. 책 말미에는 책에 등장한 실존인물에 대한 이력이 수록되어 있다.
2017년 공쿠르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까지 그들만의 은밀한 내막을 볼 수 있었던 도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