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느린 달팽이의 속도로
김인선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19년 7월
평점 :
품절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로 나뉘어 시간의 흐름대로 저자의 의식의 흐름을 작성한다. 목차도 특이하다. 사물을 지칭하거나 어떤 행동을 함축한 문구 등 어떤 일정한 틀없이 자유분방한 느낌을 전해준다. 


  계절마다 고독과 쓸쓸함, 외로움을 연상시키는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별도의 페이지에 따로 그려져 접혀져있다. 한마디로 종이를 펴야 전체그림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하나의 작품을 집중해서 한참 들여다보게 한다. 부모님의 사업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산자락 한 마을에 살게되는데 정적인 그 동네에서 보고 느낀 것을 써내려간다. 


  동식물을 꺽거나 괴롭히는 것은 극도로 싫어하고 이성에 대한 관심이 많고 가끔 귀신도 보고 풀벌레와 함께하는 그의 삶을 바라볼 수 있다. 그의 글에서는 마치 현실을 초월한 사람인 듯하다. 저자는 어린아이와 같이 순수하다고 해야할까. 아니면 그저 본능에 충실한 사람일까. 글이 매우 솔직하고 직설적이다. 


  물그릇에 빠진 벌레들에 대해서도 반 페이지 이상의 분량을 기재할만큼 일상에서 소소하게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저자의 생각과 느낌을 가감없이 표현한다. 가적이지 않아 오히려 흥미로운 재미를 선사하는가 하면 배경지식이 필요한 마치 시와 같은 뜻모를 이야기를 죽 나열하기도 한다. 


  저자의 사상은 일반사람들과는 다른 독특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생각지도 못한 사상이 전개되어서 인지 책에 빠져들게 하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후반에는 그에 대한 해설이 수록되어 있다. 책은 저자의 친구가 그를 회고하며 편찬한 산문집이다. 


  그를 알고있는 유일한 친구가 그의 문학천재성이 잊혀질까 염려되어 그를 추모하는 의미로 책을 내보였다고 한다. 진정한 친구를 가진 그는 자유를 만끽하며 살던 그는 어쩌면 그가 추구했던 삶을 살았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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