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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피플 2.0 -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김영세 지음 / 스타리치북스 / 2016년 7월
평점 :
내가 이노디자인의 김영세 대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대학교 시절 구입했던 MP3 플레이어 때문이었다. 프리즘 형태의 삼각형 통 모양의 아이리버 제품을 구매했었는데 그 당시 그런 제품 디자인을 볼 수 없었던 탓에 신기해 했고 그 제품을 디자인한 이노디자인과 김영세 대표에 대해서 관심을 갖게 했다. 다행히 김영세 대표는 은둔형 고수가 아니라 활발하게 커뮤니케이션 하시는 분이라 인터뷰 기사라든지, 강연이라든지, 직접 운영하시는 트위터라든지 그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채널은 많았다.
예전에 퍼플피플이란 제목의 책을 출간하시고 난 이후에 내신 퍼플피플 2.0이 출간되어 이번에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그 분이 강조하시는 "퍼플피플"에서 왜 하필 보라색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보라색은 컬러 자체가 독특해서 눈에 잘 띄기도 하지만 너무 튀기 때문에 쉽게 소화할 수 없는 색이란 생각이 들어서였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퍼플이란 컬러선택의 이유에 대해서 "보라는 파랑과 빨강, 즉 신의 예지와 자애를 상징하는 두 가지 색을 합친 색"이라는 것에서 기인한다고 한다. 처음에 이 분을 읽었을 땐 의문점이 들었다. "그래, 디자인을 하려면 신의 예지, 즉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는 건 알겠어. 그런데 자애? 자애는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다음에는 그 이유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디자인을 하려면 디자이너 중심의 생각보다 이 디자인을 통해서 혜택을 누릴 대상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통찰력의 제품 디자인이라 할지라도 정작 사용하는 사람이 불편하다면 좋은 디자인이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버튼 하나를 디자인하더라도 외관상 보기 좋게 하기 위해 너무 작게 디자인하면 사용자가 불편하고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서 너무 크게 만들면 투박하기 때문이다. 제품과 사용자 모두를 사랑하는 "자애"가 "통찰력"과 더해져야 좋은 디자인의 제품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고, 그렇게 세상을 바꿔나가는 사람들이 "퍼플피플"이라는 것이 김영세 대표의 일관된 메시지이다.
나는 김영세 대표와는 영역이 다르긴 하지만 디자인으로 삶을 꾸려나가고 있기에 이 분의 메시지에 더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왜냐하면 매일하는 디자인일이지만 쉽게 매너리즘에 빠지고 아이디어 고갈이라는 딜레마에 허우적거릴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답이 "사랑"이라니. 내가 디자인할 결과물을 접하게 될 사람들을 "사랑"하면 답은 나오기 마련이다. 마치 겨울왕국의 엘사가 자신이 가진 마법의 힘을 컨트롤 할 수 있는 방법이 "사랑"이었음을 깨달았던 것처럼 말이다. 사랑하면, 답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