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오지 않으면 만나러 가야지 - 루앙프라방에서 만난 산책과 위로의 시간들, 개정판
최갑수 지음 / 예담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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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여행은 늘 아쉽다. 왜냐하면 돌아갈 시간을 미리 정해두기 때문이다. 첫날의 설레임은 곧 떠나야 하는 아쉬움으로 바뀌기 마련이다. 다시 돌아올 것을 마음 속으로 자신과, 다른 사람들과 약속하지만 지켜지지 않는 약속이 되버리고 만다. 돌아갈 시간을 미리 정한 것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면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안도감을 주게 된다. 돌아갈 곳 없는 낯선 곳에서의 새로운 삶은 불안하게 느껴질테니까. 그래서 여행자의 발걸음은 가볍고 즐거운 법이 아닐까.

저자가 오랫동안 여행했던 루앙프라방은 저자나 저자가 여행지에서 만난 다른 여행자들의 말을 빌려 이야기한다면 그곳은 다른 여행지와 전혀 다른 느낌을 주는 곳이다. 뭐랄까.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도 마음이 아직 따라오지 못해 그 마음 다시 되찾기 위해 루앙프라방을 다시 찾게 하고, 또 그곳에 계속 머무르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이다. 루앙프라방은 큰 도시도 아니다. 그렇다고 유명한 유적지들이 산재한 곳도 아니다. 단지 루앙프라방에 사는 사람들이, 루앙프라방에서 흘러가는 시간의 흐름이 다른 곳과 전혀 다른 방식이기 때문이 아닐까?

여행하러 왔다가 오히려 그곳에 새로이 정착케 하는 마법이 그 도시에 있다고 한다. 나도 여행을 동경하지만 정작 여행을 쉽게 떠나지는 못한다. 지금 살고 있는 곳에서의 미련이랄까? 멀리 떠가는 비행기를 보면 나도 저 비행기에 실려 떠나갔으면 하지만 정작 실천으로 옮기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여행지에서 돌아오는 것을 포기하는 것이란.... 나로서는 정말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래서 그곳이 더 궁금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상의 내 버킷리스트에 "루앙프라방"을 올려 놓았다. 원래 살던 곳으로 돌아가기가 더 힘든 곳이라는 루앙프라방을 나도 방문해 보고 싶다. 그러면 정말 나도 그곳을 떠나기 싫어하게 될까? 차라리 그런 마법에라도 걸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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