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 세월을 건너 아직도 읽히고 있는 그 많은 책 들중엔 익숙한 이름이 있다. 아우구스티누스 황제의 명상록이라거나, 비슷한 글자의 제목을 가진 몽테뉴의 수상록이 그러했다. 수상, 한자어로 隨想인 단어의 의미는 생각나는 대로 쓴 글이라고 한다. 에세이의 원조격이라는 몽테뉴. 그의 글들이 당최 어떤 내용들을 담고 있길래, 우리는 그의 에세이를 읽어봐야 하는 것일까.
총 3권으로 이루어진 몽테뉴의 수상록 중 이 책에는 필수적인 글들만 실려있는 거겠지만, 그럼에도 글들이 가지는 질문은 묵직하다. 사람은 어떻게 하든 같은 결과를 낳는다거나(1권 1번째글), 슬픔에 관한(1권 2번째 글) 글들. 인간이 살면서 가지는 많은 질문들에 대해 5세기 전 엘리트 길을 걷던 몽테뉴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일까.
당대의 엘리트, 특히나 16세기 같이 중세사회에서는 남부러울게 없는 자들이었다. 부와 명예 그 모든 것들을 가진 자들은 배를 굶지 않았고, 흔히 말하는 감투를 썼다. 몽테뉴도 예외는 아니었다. 보르도 시장인 아버지의 영향으로 엄격한 교육을 받은 몽테뉴는 15살 무렵 대학에 들어가 법을 공부했고 어린나이부터 법관으로 활약하였다.
어려서 부터 많은 인간의 면모를 봐와서일까, 혹은 지인들의 연달은 죽음때문일까 보르도는 37살의 나이에 은퇴를 선언하고 몽테뉴 성으로 들어가 수상록, '에세'를 집필한다. 몽테뉴에 대해 찾아보면 에세를 집필한 그의 성에 그는 라틴어 격언을 새겨놓지만 마지막 말만큼은 프랑스어로 새겨놓았다고 한다. '나는 무엇을 아는가?'
많은 이가 나에 대해 얼마나 알 것인가. 내가 무엇을 알고, 내가 나에 대해 아는 것은 시대를 지나 많은 이들이 고민하는 문제일 것이다. 몽테뉴는 생각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의 증거로 글을 남겼다. 그래서일까 초판 에세를 시작해서 그의 끊임없는 생각은 말년 5판으로까지 증보되었고 당대 많은 지식인들이 찾아보는 글이 되었다.
페스트가 도시를 덮치고, 인간의 삶과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이 이뤄지던 시대. 그래서일까 몽테뉴의 에세는 많은이들이 찾는 글이였다고 한다. 인간에 대해 다루고, 역사를 고증해 인간의 본성에 대해 다루어서일까. 아직도 에세는 우리 곁에 살아 있는 글이 되었다.
몽테뉴 이전에도 자신의 삶을 매개체로 철학을 한 사람은 많았으나 그 스스로에게서 철학적 교훈을 얻는자는 몽테뉴가 처음이었다. 몽테뉴의 사상이 아직까지 읽히고 내려오는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철학자들은 역사적 우상을 빗대어 바른 길을 제시하고자 했지만, 몽테뉴 만큼은 스스로에게서도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했기 때문이 아닐까.
시카고 플랜 100, 인간이 읽어봐야 한다는 100가지 책 중에 하나인 몽테뉴의 수상록. 원본은 주석과 더불어 방대한 양에 읽기 힘들지만 이번 현대어 판본은 주석을 본문에 녹여내고, 수상록 중 핵심적인 글들을 뽑아내 누구나 읽기 쉽게 만들었다. 세월을 지나 읽히는 이유, 그 이유를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