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나 아티스트
알카 조시 지음, 정연희 옮김 / 청미래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도는 미지의 세계다.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인구수, 차기 경제대권주자, 잠재성장력을 엄청 가진 곳, 발리우드, 화려한 색채. 다양한 수식어와 키워드로 찾을 수 있는 나라, 인도의 어두운 면이 있었으니 카스트 제도이다. 4가지 보이지 않는 계급은 여러 사람의 발목을 채웠고 특히 사리 안에 있는 여성들에게 그 무게는 더했다.

여기, 한 여자가 있다. 이름은 락슈미. 인도의 한 시골마을에서 가난하지만 평범한 삶을 꿈꿨던 락슈미 샤스트리는 남편의 폭력을 견디지 못해 고향을 등진다. 독립 후 혼란스러웠던 인도의 1955년 락슈미는 자신도 몰랐던 동생이 자신이 버렸던 남편과 찾아온다. 브라만 계급이었지만 수드라나 하는 헤나를 그리는 일을 하고 있던 락슈미는 시어머니에게 배운 지식과 자신의 기술로 삶을 개척하고 있었다.

가난에 찌든 부모님을 모시기 위한 집 짓기, 남들이 자신과의 거래를 끊더라도 차별화된 자신의 헤나의 힘을 믿는 락슈미. 소설 속 다른 인도여성들은 수동적이다. 결혼할 때 갖고온 팔찌와 귀걸이는 남편의 술값 혹은 독립운동 등 사회활동비용으로 팔려나가 자신의 몸은 휑해졌고 임신하지 못하면 남편의 권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자로 여겨졌다. 오죽했으면 많은 여성들의 락슈미의 헤나와 약초를 통해 임신을 원했을까.

하지만 락슈미는 달랐다. 비록 도망쳤지만 자신의 삶에 당당했고, 맞섰고, 자신이 서있는 자리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잘못된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니기에 락슈미는 약초로 의한 사고에도 의사에 눈빛을 바로볼수 있었고, 그런 언니의 모습을 보면서 라다 역시 자신의 삶에 당당한 여성으로 커간다.

화려한 사리와 보석, 이색적인 향신료 요리와 새하얀 타지마할로 대변되는 나라 인도. 가고 싶지만 선뜻 갈 수가 없었던 신비의 나라에 살고 있는 한 여성의 이야기는 인도문화를 경험함과 동시에 주인공의 당당함에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유교나라인 우리나라 못지않게 신분 계급과 여성혐오가 심한 나라였기에 그 장애를 뛰어넘어 '마침내 집을 찾은' 락슈미와 라다에겡 앞으로는 평탄한 길만 있기를.

넷플릭스 드라마 제작이 확정되어 여성 주인공이 캐스팅되었다고 한다. 뉴욕타임스, LA 타임스 등 미 출판계 베스트셀러, "굿리즈"선정 2020년 올해의 역사소설 헤나아티스트. 독립 후 혼란한 인도, 모든 것이 정착되지 않은 사회에 뿌리내린 것 중 하나는 계급 제도와 여성에 대한 혐오인 사회에서 그 모든 장애를 물리치고 운명을 개척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봄며 누군가는 뻔한 이야기, 뻔한 결말이라고 치부할지 모른다. 다만, 저자의 필력 속에 글을 접한다면 그 질문은 수그러들지 않을까.

파친코, 작은땅의 야수들 같은 우리나라의 역사소설만 접하다가 색다른 나라의 색다른 직업은 주인공의 이야기는 과연 매력적이었고,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네이버 독서카페 리딩투데이를 통한 (출판사) 지원도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