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경찰하는 마음 - 우리 사회에 여경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 당신을 위한 여성 경찰 안내서
여성 경찰 23인 지음, 주명희 엮음, 경찰 젠더연구회 기획 / 생각정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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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공무원이다. 나에겐 수식어가 붙는다. '여직원'. 같은 직원이지만 손님이 왔을때 커피를 타는것도, 과행사에 다과를 준비하는 것도, 직원들의 간식을 준비하는 것도, 우리 '여직원'이다. 이뿐이랴, 사무실 청소를 못해서 혼나는 것도, 옷을 단정히 못입어서 혼나는 것도, 예쁘게 웃지 못했고, 술자리에 가지 않아서 혼나는 것도 우리 '여직원'인게 다반사이다.

'여'라는 접두사가 붙어서 제한되는 점이 정말 많다. '남'직원은 우리도 힘들다, 숙직스랴 밖에 민원보러 나가랴 얼마나 많은지 알긴 하냐 항변할 수 있다. 뭐, 자기 자리가 제일 힘든법이기에 그렇다면 할말이 없다만 사회적 시선이 아직 '여'라는 접두사가 붙은 존재들에게 따가운 것은 어쩔수 없는 일이다.

그러기에 '여'경찰들에게 맘이 갔다. 일례로, 뉴스에 나온 대림동 여경의 사건. 그녀는 결코 도망가지 않았을거라 생각했다. 아무리 공직사무감이 예전보다 못하다는 요즘 세대라지만, 경찰은 경찰이다. 처음에 나온 뉴스는 부각되었으나 그녀의 항변은 뉴스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그녀들의 이야기를 접했다. 나와, 내 동료들과 달리 '제복'속에 있는 그녀들도 '여'라는 접두사 속에서 사고 있었다. 그녀들 역시 그 접두사의 굴레에 속박받고 있었지만 그녀들 역시 치열했다. 접두사가 지닌 의미를 벗어나 오롯이 '경찰'로써 존립하기 위한 노력이란.

부러웠다. 내가 있는 곳은 오히려 '여적여'란 말이 더 통용되는데 여자이기에 같이 모이고 연구하고, 이런 글을 펴낼 수 있다는 자체가. 아무리 사회의 눈이 매섭다지만 이런 동료와 함께라면,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녀들의 글에선 혼자가 아님을, 곁에 다른 동료가 있음을, 그리고 우리는 '여경'이 아님 '경찰'임을 알 수 있었다.

생각해보면, 나역시 경찰은 남자라는 편입견에 젖어있었다. 아이에게 경찰책을 읽어줄때 나오는 등장인물들이 남자들이 대부분이긴 하지만, 그녀들의 이야기책을 덮고나서 다시 아이가 경찰책을 가져올때, 구석에 있던 여자에 대해서도 말해줬다. ' 이 이모가 되게 중요한 일을 하는거야. 사무실안도 지키고, 밖에서도 어려운 친구들을 도와주거든, 삼촌들보다 바쁠 수도 있어.' 라고. 경찰차가 지나갈때 '경찰삼촌이 지나간다!' 가아닌 '경찰 언니 지나간다!'라고.

한켠에선 공무원이라는 직업이기에 어쩔수 없이 감내해야한다는 비판이 일 수도 있다. 남직원들이 여직원들보다 힘든 일에 많이 끌려갈 수도 있다. 하지만, 경찰이나 우리 조직이나 접두사를 떼고 오롯이 직원으로써 인정받는 날이 오기를 바라며, 제복 입은 그녀들에게도 무운을 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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