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딕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44
허먼 멜빌 지음, 레이먼드 비숍 그림,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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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이슈메일이라 불러다오." 소설을 읽을 때 첫 문장이 와닿는 느낌이 중요하다고 한다. 모비 딕은 두께나, 내용에 대해 전해지는 서사만큼 무겁고 비중있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표지부터 고래를 잡는 그림으로 시작한 현대지성의 '모비딕'은 세계 3대 비극으로도, 많은이들이 도전했다 포기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모던 소설의 대표가으로 꼽히기도 해서 1900년대에 쓰여진 글일줄 알았으나, 1851년 허먼 멜빌에 의해 집필된 이야기는 여러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이 포경선 '피쿼드'에 승선하고 고래잡이를 떠나는, 어떻게 보면 단순한 남자들의 모험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작가는 '피쿼드'는 배에 탄 선원들의 다양한 서사를 통해 인간은 위대한 자연 앞에서 얼마나 작은지를 나타낸다. 선장인 에이헤브는 '모비 딕'을 잡으려다 다리를 잃었고, 복수를 생각하며 집착어린 행보로 배에 오른다. 그 배에 오른 이들은 버림받은자, 식인종, 떠도는 자 등... 사회적 주류가 아닌 흔히 말하는 '언더'에 가까운 이들로 구성된 선원들은 선장인 에이해브에 광폭행보에 동참했고 바다로 떠난다.

고래를 만났지만 에이헤브는 차마 잡지 못한다. 오히려 그들의 배는 바닷속으로 가라앉는다. 위대한 자연 속에서 자연에 집착한 인간들의 도전이 사그러 든달까. 모비 딕을 찾아낸 선원들은 사흘 간 처절한 싸움을 했고 모비딕에 집착을 했던 선장은 고래에 박혔던 작살의 끈에 오히려 죽음을 당한다. 선원들은 어떠한가. 고래의 공격에 침몰하여 배는 가라앉았고, 이슈메일은 유일한 생존자였다.

어디에서는 선원들이 미국의 성원들을 나타낸다고 한다. 자연을 정복하려는 자, 그들 밑에 있는 자(식인종 퀴커그), 그 일에 동조하는 자(선원들), 그리고 방관자(이슈메일). 당시 미국의 개척붐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소설을 집필한 것이 아닌가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공감이 될 정도로 모든 활자들이 현실에서 있었던 일 같다. '모더니즘'. 현실을 반영한다는 그 기류의 대표작 '모비딕'. 허먼 멜빌이 포경선을 탄 경험을 바탕으로 썼다는 이 글이 압박감에 비하여 여운이 많이 남는 것은 그때문일까. 자연앞에 작아지는 인간을 생각하며, 오늘도 겸손히 살아야 함을 작가는 전하고자 했을까. 많은 사유거리를 주는 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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