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 그림책 심리학
김영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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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친하게 지내던 동생의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들었다. 'K-장녀'로 시작해서 'K-장녀'로 끝나는 이야기. 나만 갖고 있었을 줄 알았던 쌍팔년도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그 동생의 입에서 술술 튀어나왔고, 누구나 다 그렇게 살겠지로 귀결됐지만 슬픈현실이었다. 그 '누구나' 앞에서는 웃으면서 살지만 속으로는 사표를 천번은 썼을 것이고, 욕을 몇 만번을 참았을 것이고, 그렇게 살아가야 한다는 현실이 우리가 학교에서 배우던 '이상적인 사회'와 '현실 사회'의 간극은 너무 컸기때문이다.


그래서인가 책의 제목이 눈에 와닿았다. '우는 법을 잃어버린 당신에게'. 최근들어 떼쓰는게 많아진 딸에게도 '울면 안되요, 예쁘게 말하세요~'라고 말하지만. 우리는 몇 십년을 살아오면서 목놓아 운적이 과연 몇 번이나 될까. 한국사회에서 '눈물'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많이 비춰진다고 한다. 아들로 태어난 자들은 인생에 3번 울어야 한다고 하고, 여자가 울면 회사에서 눈물바람의 정치를 한다고 손가락질을 받는다. 그런 문화속에서 우리는 울고 싶어도 울지 못하고, 사회에서 '존버'하면서 스스로를 억압한 적은 몇 번일까. 저자는 바쁜 사회를 살아가면서 내면 속에 또다른 자아를 억누르며 간신히 버텨온 우리들에게 6명의 심리학의 거장들의 이야기와 함께 여러 그림책들을 추천한다.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불리우는 프로이트, 융, 아들러와 더불어 앨리스, 게슈탈트, '죽음의 수용소'로 유명한 빅터 프랭클까지. 이들의 이론은 여타 다른 심리학 책을 통해서도 충분히 접할 수 있을것이다. 특히나 프로이트나 융, 아들러에 대한 심리학 개론서는 대중들이 접하기 쉽다. 하지만 '그림책'을 통해서 본 이들의 이론은 남달랐다. 흔히 그림책이라 하면 글밥이 적은 아이들이 보거나, 영유아들에게 책읽기 습관을 길러주기 위한 단계라고 치부하기 쉽다. 나 역시도 어른이되어 그림책을 찾아본 적은 없다. 하지만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그림책에 담겨진 메시지들을 생각하고 나니, 그림책. 이 가벼운 존재는 결코 가벼운 존재가 아니었단걸 알게 되었다.


읽고자 한다면 10분만에 다 읽어버린 얇은 책들. 그 책들 사이에서 심리학의 메시지를 읽어내고, 그를 통해 나 자신을 치유해가는 과정이 결코 쉽지는 않을것이다. 오히려 여기에 무슨 메시지가 있단 말인가 통탄하는 과정도 포함되어버릴지도 모른다. 다만,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읊조린 것 처럼 그 책들 사이에서 내 영혼이, 우리의 영혼이 치유를 받는다면 그 한 순간을 위해 우리는 책을 집어들 것이고 그 순간을 위해 그림책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우리의 숨겨진 자아는 그림책의 순수한 영혼을 통해 치유의 힘을 얻을 것이다.


저자가 왜 이번 책에서 '우는 법'과 '그림책 심리학'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꼽았는지 작게나마 추측하며 간만에 꽉찬 책읽기를 한 순간이었다.


*네이버 북카페 '몽실북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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