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아의 신부 - 왕자 이언과 무녀 부용의 애절한 러브스토리
이수광 지음 / 북오션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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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선 말, 그야말로 혼돈의 시대였다. 굳건히 문을 닫아 세웠던 조선은 앞서 나간 문명들에게 처절히 짓밟혔고 그 중심에는 나라를 지키고자 하는 이름없는 이들, 뜻이 있었으나 힘없는 이들이 있었다. 왕비는 궁궐의 보물을 팔아 군대를 키우려 하였으나 일본의 낭인들에게 처참히 시해되었고 왕은 한없이 불안하였다. 그 중심에 왕자와 무희는 사랑과 뜻을 키웠다.



그들의 결말은 우리가 아는 역사와 결이 닿아 해피엔딩은 아니다.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구멍난 태극기를 뒤로 하고 산맥을 바라보며 의병을 키웠던 '아씨' 처럼, 고운 손 고운발 고운 얼굴. 그야말로 경국지색이라 일컫어지던 무희는 님의 화살을 메고, 말을타고 강을 건너고 이름없는 또 하나의 사람이 되어 사진 속으로 남았다. 역사를 알기에 엔딩이 예측될 수는 있으나 그 휘몰아치는 소용돌이 속에서 둘이 만남과 이별이 계속되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몰입이 되었다. 



이 책의 모티브가 된 발레극 '코레아의 신부'는 우리가 아는 '투란도트', '나비부인'보다 훨씬 더 앞선 세월 유럽의 무대를 누볐다. 5년간 오스트리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역사 속의 먼지가 될 뻔 했으나 최근 악보와 대본들이 발견되면서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재현에 들어갔다. 



극본을 타국의 작가가 쓴 것이기에 어느정도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내용이 창작되지 않았나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역사를 알기에, 그 역사가 우리의 역사이기에 맘아프면서도 이뤄지지 않은 스토리에 맘이 더 애달파진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사의 한 켠에서 숨쉬었던 그들을 생각하며 몰입감 있는 순간이었다. 



*네이버카페 몽실북클럽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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