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개 - 2021 개정판
김훈 지음 / 푸른숲 / 2021년 4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같은 하루 라는 말이 있다. '개'소리 지껄이지 말란 말도 있다. 우리가 길을 가다보면 주인 없는 '개'도 보인다. 닭, 소, 말, 새 많은 동물들이 있지만 사람의 일상에 있어 이렇게 친근한 동물, '개'만한 존재는 없을 것이다. 그 옛날부터 우리네 마당에서, 일상에서 함께해온 개. 이 책은 그들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 이야기이다.

그렇기에 이야기는 순수하다. 5형제중 세째로 태어난 숫놈 '보리'. 그의 눈으로 본 인간 세상은 이해가 안되는 것 투성이지만 아이의 숨결, 할머니의 향기, 태어난 곳의 냄새까지 모든 것이 기쁨으로 가득차 신바람이 날 뿐이다. 그럼에도 보리의 하루는 순탄치는 않다. 저수지 수몰지역인 고향을 떠나 새로운 주인을 만났지만 적응하려 하니 또 다시 팔려가는 '개'의 인생. 정말 '개'같은 인생

개는 태어나서 모든 게 공부라고 한다. 바람을 배우고 냄새를 통해 기억하는 법을 배우고, '사람의 기쁨과 슬픔을 내 것으로 만드는' 공부를 한다. 어떻게 보면 정말 아이와도 같다. 첫 태어나서 안겼을 때 맡는 엄마의 냄새, 부모님의 향기, 그들을 향해 부른 소리를 통해 느껴지는 애정

그렇기에 단순히 개의 이야기라고 치부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우리의 이야기이다. 2005년에 나온 이이야기는 개정판을 통해 작가가 의도한 바와 같이 좀더 낮아지고 좀 더 우리와 가까워 졌다. 그래서일까 마음이 보리의 순탄치 않은 여정이 마음을 아려오게 한다.

세상이 험해져 묶지 않은 개, 주인잃은 개에 대한 시선이 곱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심지어 자기가 키우다가 너무 많이 먹어 이젠 정이 식었으니 개들을 데려가라는 사람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의 보리들은 우리를 향해 꼬리치고 있다. 그리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다.

많은 감정이 교차한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