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밀하고도 달콤한 성차별
다시 로크먼 지음, 정지호 옮김 / 푸른숲 / 202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비닐봉지가 그려진 표지가 눈길을 끌었다. 그보다 더 매력적인 부제. ‘모든 걸 다 잘해야 하는 여자와 한가지만 잘해도 되는 남자의 탄생

 

최근의 일화를 한풀이하자면, 매주 1일 야근하는 사무실에 근무하고 있는 나에게 친정엄마의 한마디는 비수를 꽂았다. ‘남편이 스트레스 받으켜, 너네 남편은 무슨 죄니.’ 친정엄마에게 일하는 나는 고생이 아니냐, 육아는 같이 하는거라고 말씀드렸지만 엄마의 잔소리는 바뀌지 않았다.

 

암암리에 육아는 엄마의 것이라는 공식이 보편적 진리로 굳어가는 사회에서, 임상심리학자인 다시 로크먼이 100명의 엄마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당초 엄마 위주의 양육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겨졌던 이유가 유교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최근 여성의 권리에 대해 관심을 갖으면서 여러 책을 읽으며 이런 상황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던 찰나, 저자는 현실의 미국사회에서도 육아는 엄마의 몫이라고 암묵적인 차별이 이루어짐을 밝히고 있다.

 

엄마가 되면서 많이 듣던 말. ‘엄마는 아이를 10달동안 배에서 키웠기에, 아빠보다 더 애착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그러기에 아이는 엄마가 더 돌봐야 한다’. 는 개뿔같은 논리에서 과학은 아무런 논리적 증거가 되지 못하고 오히려 사회적 편견이 차별을 만들고 있다는 저자의 논리에 고개를 아니 끄덕일 수가 없다.

 

사회학자 데이비드 몸의 연구에 따르면 가족을 연구했을 때 남자들은 육아의 책임을 받아들이지만, 여자는 남편의 일정과 아이들의 필요에 맞춰 일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가 1980년대 후반에 이루어 진 것을 감안했을 때, 지난 30년간 사회화로 인한 성역할이 바뀌지 않았음이 씁쓸하다.

 

우스갯소리로 애는 혼자 만드나, 남녀가 짝이 맞아야 하지라고 떠들지만 육아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회화에 의해 고정되어버린 성역할로 인해 엄마들이 책임지는 이때, 앞으로의 사회를 바라볼 때다. 많은 역사 속 여성들이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목소리를 내었던 것처럼 우리 역시 최소 우리의 가정 속에서라도 사회적 역할이 아닌 진정한 평등의 역할을 생각하며 논하는 하루가 되어야 한다.

 

엄마와 아빠가 반드시 같이 봐야할 책이다. 스터디 책으로 논할지 의논해 봐야할 정도. 추천!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