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친구가 있었다. 친구라기엔 얼굴도 예쁘고 공부도 잘하지만 외로웠던 그 친구. 어느 날 그 친구가 약을 먹는게 보였다. 무슨 약이냐고 물었더니 정신과 상담받고 와서 먹는약이랬다. 이유 불문하고, 그냥 안쓰러웠다. 그 친구가 무슨 일을 겪는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정신과'약을 먹는다는데서 다른 눈으로 쳐다보기 시작했다.
은연중에 친구에게 내비쳤던 눈빛은 누구나 다 받아보았거나, 줘봤을 것이다. 그 상대방에게. 나 역시 지나치게 감정에 솔직한 편이라 조울증 아니냐는 말까지 들었었고, 순간 아픈 사람 취급하냐며 욱한 일화도 있으니. 확실한 것은 우리나라에서 '정신과 질병'은 좋지는 않은 이야깃거리이다.
그럼에도 이렇게 솔직하고,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저자의 용기란. 심지어 친절하고, 쉽게 읽힌다. 재미는 있었으나, 재미있다고 대놓고 말하지 못하겠는 것이 그들의 아픔을 그들은 덤덤히 읊고 있었고, 읽는이는 마치 그 아픔을 소비하는 것만 같아 죄책감이 들었다.
앞서 말했듯이,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너 '조울증이니?', '우울증이니?'이런 말을 쉽게한다. 우리가 알지못하는 사이 '아, 나는 정상이야'라고 생각하고 지내온 찰나, 찾아온 '만성 우울증'. 저자의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