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를 만지다

우주를 만지다 - 삶이 물리학을 만나는 순간들
권재술 지음 / 특별한서재 / 2020년 9월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물리학 때문에 진로를 고민할 때 자연을 포기했었다. 그러다가 추천사를 보고 너무 끌려서 선택한 책. 우주를 만지다.

“평생을 물리 교육에 투신하신 노학자의 아름다운 물리 에세이이자 첫 시집, 물리를 공부하면 이렇게 작가가 되고 시인이 되는 모양이다.” - 김상욱 교수

지금은 과학에 잼병인 천상 인문계이지만, 부담없이 연휴기간에 읽을 수 있었던 과학책이다. 흔한 삽화하나 없는 텍스트 위주의 책이지만, 물리학을 통해 삶을 바라보는 작가의 이야기. 오히려 인문 에세이를 읽는 느낌을 받았다. 원래 모든 것이 사람으로 귀결된다지만, 원자를 통한 물질 구성, 우주 등 거대한 세계관을 다루면서 친숙하게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여러분은 상상이 가는가? 하늘 저 멀리 아득히 수억 광년, 아니 수백억 광년에 걸쳐 있는 별들을 상상해보라. 우주는 얼마나 광활한가? 여러분은 우주가 어마어마하게 크다고만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 우주는 여러분이 생각하는 그 어마어마한 것보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더 크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주여행?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인간이 감히 몇억 년의 여행을?

그래도 인간은 그 꿈을 꾸고 있다. - page 21

누워있을 때, 그런 생각을 한 적 있다. 나는 작고 내방도 작고, 우리나라도 작은데 지구는 도대체 얼마나 큰가. 어렵기만 한 물리학의 세계와 가늠할 수 없는 우주의 세계가 작가의 글을 통해 친숙하게 다가온다.

모든 물질을 구성하는 원자들. 세상살이가 복잡하다고 하는데 단순히 생각하면 한없이 단순하게 여겨지게 하는 작가의 이야기. 물질적인 관계에 비추어 바라보면 다르게 보이는 세상에 과학이 어렵지만은 않게 느껴진다. 그와 더불어 우리가 모든 것을 소유할 수 없다는 것 까지. 괜히 무소유의 원칙을 생각하게 하며 해탈적인 생각을 하게 하는 과학 이야기. 색다르기 그지없다.

이렇게 친근하게 처음 만났다면 다른 길을 걷는 나를 만났을 수도. 물리학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때 느낄 수 있는 진입장벽을 쉽게 허물 수 있는 책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