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 엄마가 준 상처로부터 따뜻하게 나를 일으키는 감정 수업
이레지나(이남옥) 지음 / 라이프앤페이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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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나의 다정하고 무례한 엄마’. 

 

따로 사시는 부모님으로 인해 중학생 때부터 나에게는 알게 모르게 엄마의 역할’, ‘아내의 역할이 강요되어 왔다. 첫째려니 처음엔 거의 운명인건가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받아들이고, 사춘기 때는 에라 모르겠다. 학교에선 잠만 자버렸다.

운명론에 빠진 사람들의 마음은 인생이 키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주고 남이 이끄는 대로 자신의 삶을 내버려 두는 것입니다.’

심지어 취준생의 기간에도 나는 내 시험을 앞두고 임용고시를, 중간기말고사를 준비하는 동생들을 뒷바라지 했어야 했다. 운명치고는 나한테만 너무 빡세잖아? 화가 나서 엄마한테 말하니 책속에 등장하는 많은 엄마들이 하는 말. ‘매정한 것, 내가 너를 어떻게 키웠는데?’

매번 그 한 마디가 나를 옥죄어 왔고, 나는 인정받기 위해 완벽한 큰딸이 되어야 했다.

불행의 대물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물림은 어쩔 수 없이 내가 받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적으로 내가 이어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p.106


책 속 그 한마디가 내 머리를 쿵 하고 울렸다. 부모님의 준 족쇄를 차고 그냥 사느냐, 족쇄를 풀고 살아가느냐는 내 몫이었던 것. 왜 나는 그걸 몰랐을까. 동생들처럼 자유롭게, 어떤 날은 던지며 싸우더라도 내 소리를 내면서 살지 않았던 것일까.


부모는 자녀에게 어떤 상처를 주고 있는지 잘 인지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시작은 부모지만 그 상처는 아이가 안고 성장합니다. 해결되지 않은 상처는 어딘가에 고여서 또다시 가족의 슬픈 역동을 만들어 냅니다.’p.139

올해 들었던 말들 중에 제일 충격적이었던 건 남편의 한마디였다. 어떻게 보면 긴 시간 동안 너에게 강요되었던 그 역할과, 너에게만 박했던 부모님이 너를 소심하게 만든 것 같다고. 부모님의 상처는 어딘가에 고여서 나를 꽁꽁 싸매고 있던 것이었다.


마음을 먹으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될 거예요. 아직 당신의 인생이 길게 남아 있어요.’ p.152

이제는 나를 위해서라도, 나를 보며 방긋웃는 우리 딸을 위해서라도 부모님을 내인생에서 구분하고, 나를 생각하려고 한다. 어떤 내담자가 말했던 것처럼 아무도 나를 휘두를 수 없다는 단단함이 내 안에 생긴 것 같다.

우리는 모두가 스스로 원하는 대로 될 수 있다. 아직 우리에겐 많은 날이

기나긴 인생이 남아있으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더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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