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2 - 1부 2권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마로니에북스) 2
박경리 지음 / 마로니에북스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토지 2권은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갔다. 귀녀는 최치수의 첩으로 들어갈 생각을 하고 칠성이와 김평산과 일을 꾸민다. 최치수는 도망간 별당아씨와 구천이를 쫓기위해 강포수를 대동하고 사냥을 나선다. 사냥에서 돌아온 최치수를 귀녀가 유혹하려 하지만 최치수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귀녀는 계획을 변경해 김평산과 함께 최치수를 죽여버린다.

 2권을 읽는 내내 가장 눈에 밟힌 것은 귀녀였다. 노비의 신분으로 태어나 부유한 삶을 꿈꾸는 그녀. 책에서는 못된 인물로 묘사했지만 내 눈에는 꽤나 멋져 보였다. 그 당시 양반가문의 노비 신분으로 태어나서 꿀 수 있는 가장 당돌한 꿈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그래서 최씨 가문이 망하지 않기를 바라면서도 또 한편으론 귀녀가 성공하길 바라기도 했다. 알 수 없는 마음을 가지고 책을 계속 읽어내려 갔는데, 마지막을 보니 곧 계획이 탄로나고 귀녀가 죽게 될 것 같아 안타까웠다.

 귀녀가 대비되어 보였던 것은 임이네였다. 읽는 내내 임이네가 그렇게 얄미울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월선이 문제로 속을 끓는 강청댁을 꼭 그렇게 괴롭혔어야 했을까 싶었다. 칠성이가 그리 좋은 남편이 아닌 것은 알고 있다. 그래서 임이네가 외로운 것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 용이에게 접근한 건 정말 못할 짓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주변에, 자기보다 힘들게 사는 누군가의 동앗줄을 끊어버리는 행위다 싶어 읽는 내내 임이네가 천벌을 받았으면 싶었다.

 토지2에서 나는 두 여인의 삶에 집중했다. 귀녀와 임이네. 둘은 똑같이 자신의 것이 아닌 걸 탐냈지만, 나는 귀녀는 응원했고 임이네는 미워했다. 귀녀가 탐낸 최치수는 귀녀보다 높은 지위에 있고 아내가 도망가서 없는 남자다. 그집 종으로 태어나 늙어죽을 때까지 그 집에 종속될 운명인 귀녀의 삶을 생각했을 때, 최치수를 죽이지 전까지의 행동은 개인적으로 비난하기 어렵다 싶었다. 타고난 조건에 맞추어 그걸 받아들이고 살아야 하는 운명은 너무 가혹하다고 느끼기 떄문이다. 그러나 자기보다 힘든 처지에 있는 강청댁의 남편을 뺏으려는 임이네의 마음은 비난하게 된다. 저지른 행동만 생각하면 귀녀가 훨씬 못됐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내가 너무 이중적 잣대로 두 사람을 평가하나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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