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킬라 이야기 - 멕시코 태양의 술 살림지식총서 378
최명호 지음 / 살림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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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요, 테킬라 한 잔!" 하면 보통 나오는 게 '호세 쿠에르보 에스페샬'이다. 숙성 기간은 3개월 정도이며, 빛깔은 (숙성이 더 된 것처럼 보이려고 카라멜 같은 걸 첨가한 탓에) 맑지 않은 호박색을 띤다. 한데 이 대중적인 술을 멕시코 사람들은 먹을 수가 없단다. 수출용이라서. 해외, 특히 미국에서 엄청나게 소비되고 있는 게 바로 이거다. 그러니 멕시코 갈 때 한 병 가져가면 그곳 사람이 아주 좋아할지도 모른다.

숙성 기간에 따라 테킬라는 1) 블랑코, 2) 호벤 아보카도, 3) 레포사도, 4) 아녜호로 등급이 나뉜다. 60일, 3개월, 1년을 상한선으로 보면 된다. 빛깔은 블랑코처럼 단기 숙성시킨 쪽이 투명한 편이고, 아녜호처럼 참나무통에서 장기 숙성시킨 쪽이 호박색을 띤다. 풍미는 당연히 장기 숙성시킨 쪽이 낫다. 아녜호 중에서도 10년쯤 장기 숙성시킨 것은 고급양주 한 병 값을 호가한다고.

살림지식총서는 읽고 나면 늘 몇 퍼센트 부족한 느낌이었다. 총량 때문이었을 것이다. 한창 재밌게 보는데 갑자기 끝나버리는 영화 같다고나 할까. 한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았다. '테킬라 마니아'라면 꼭 한 번은 봐야 할 책이다.

멕시코에서 공부한다는 이 책의 필자가 재밌다. 소주 좋아하는 한국 사람한테는 테킬라가 맞을 거란다. 그러면서 권하는 게 '테킬라 투어'다. 멕시코 어느 호텔에든 들어 '테킬라 투어'를 신청하면, 기차든 버스든 대절하여 용설란 농장으로, 양조장으로 당신을 모시고 다니며 몇 날 며칠을 테킬라를 맛보게 하고, 나중에는 파티까지 벌이며 엘 마리아치를 들려줄 것이란다. 

아주 즐겁겠다. 그치만 투어 도중에 <리빙 라스베가스>의 주인공이 될 우려가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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