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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과 함께 프린스에드워드섬을 걷다 -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과 앤을 찾아 떠난 여행
김은아.김희준 지음 / 담다 / 2024년 1월
평점 :
30~40대의 여성분들 중에 빨강머리앤을 모르시는분은 아마 없을 것이다.
나도 어렸을 적 빨강머리앤의 주제가를 목청터져라 부르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그 시절 TV에서 방영해주는 만화영화 이외엔 빨강머리앤을 책으로 만나 본 적은 없어서, 사실 빨강머리앤에 대해 아주 많은 추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살면서 가끔 빨강머리앤의 주옥같은 대사를 담은 일명 "짤"이라고 해야되나. 그런것을 종종 마주하며 위안을 받은 일은 돌아보니 꽤나 있었다.
그 때의 나는 "앤은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하고, 단순히 일을 하며 먹고 사는 것의 일차원적 욕구에만 충실했던 시절이었다.
요즘의 나는 그때의 삶의 고단함을 조금 지우고, 문학에 관심을 가지니 어느덧 빨강머리앤을 문학으로 전권을 만나보고 싶은 예비독자가 되었다.
그러던 중 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실제 삶이 있었던 곳, 또한 앤 이야기의 무대가 된 곳 "프린스에드워드섬"의 여행기를 담은 책을 만나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프린스에드워드섬의 곳곳에 있는 몽고메리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녀를 소개한다.
또한 소설 속 앤이 자리했던 곳을 따라가며 전해주는 잔잔한 글과 목가적 풍경의 사진들이 인상적이다.
이것들을 가만히 읽고 있으면 어느덧 나의 지친 일상의 활기를 채울 수 있다.
앤의 활기, 명랑함, 그녀의 생각들이 어느덧 나에게 와있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앤을 좋아하시는 분들,
쉼을 원하시는 분들,
여행에세이를 읽으며 일상을 환기하고 싶은분들께 모두 추천이다.
[내가 이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된 사실]
- 빨강머리앤은 책이 8권이나 된다는 것
- 빨강머리앤은 100% 허구의 소설이 아니라는 것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이 투영되어 있다.)
- 빨강머리앤의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는 평생에 걸친 일기를 쓰고 스크랩북 만들기를 한 기록왕이라는 것
[인상적이었던 책 속의 페이지들]
몽고메리의 스크랩북에는 말린 꽃과 나뭇잎, 말린 꽃으로 장식한 엽서들, 예쁜달력, 고양이 사진, 명함, 신문과 잡지에서 오려낸 시와 그림, 리본, 옷감조각, 자작나무 껍질, 찢어진 트럼프조각, 패션에 관한 사진과 그림 등 몽고메리가 애정을 쏟은 것들이 담겨 있다. P.32
자연을 사랑한 그녀는 해변 역시 사랑했다.
이 곳을 걸으며 사색을 했을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는 듯 하다.
해변은 내 의식이 시작될 무렵부터 삶의 일부였으며, 어떤 상황에서든 해변에 대해 알고 있고 해변을 사랑하도록 배웠다. P.155
[마치며]
책 속에는 이런 멋진 풍경들과 몽고메리와 앤의 발자취가 모두 담겨 있다.
짧게나마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삶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그녀는 유년기부터 결혼 후 까지도 불우했다. 하지만 그녀는 삶에서 단 한번도 희망을 놓지 않았다.
기록과 함께 아름다운 자연과 함께 그녀는 자신을 단단히 할 줄 알았다.
기록을 하는 삶, 모든 것을 기록해낸 삶이야 말로 정말 위대하다는 것을 또 한번 느낄 수 있었다.
다가오는 봄날에 여행하는 기분으로 이 책을 만나보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