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담 먹고 자라는 문해력

속담 먹고 자라는 문해력 ㅣ 국어가 좋다
정윤경 지음, 백명식 그림 / 다봄 / 2025년 5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즘 문해력이 화제다.

일부 학생들이 국어, 수학, 사회, 과학 과목 할 것 없이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한다. 문해력이 좋아야 일반적인 시사상식도 잘 알고 이해하며 소통할 수 있을 텐데 참 씁쓸한 현실이다. 일례로 얼마 전 기사에서 접한 '우중시(비가 내리는 가운데 또는 비가 올 때) 장소 변경'이라는 말을 대한민국의 우중시가 어디냐로 해석하는 사례를 접하며 충격을 금치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런 일이 우리 아이의 현실이 되지 않았으면 했다.

어떻게 하면 우리 아이에게 문해력을 잘 키워줄 수 있을까?

그 물음에 단비를 내려줄 <속담 먹고 자라는 문해력>은 어릴 적부터 글쓰기를 좋아해 방송작가로 일한 정윤경 님이 쓴 책이다. 엄마가 된 뒤 모든 아이들의 꿈을 응원하는 희망의 서포터즈가 되고 싶다는 마음으로 어린이를 위한 글을 쓰고 있다고 한다. 멋진 마음으로 글을 쓰는 저자가 존경스러웠다.

책을 들여다보니 아이에게 들려주고 싶은 속담이 하나 있다.

아이가 덩치가 작아서 이리저리 치일까 걱정되는 나는 "제비는 작아도 강남 간다"라는 속담을 읽어주며 크기는 작아도 해야 할 일을 다 해낸다는 뜻으로 덩치가 작다고 너무 속상해하지 말고 내면을 닦아서 더 멋진 사람이 되라고 아이에게 말해준다. 그러자 아이는 엄마에게 고맙다고 하며 밥도 열심히 잘 먹고, 독서도 열심히 해보겠다고 다짐한다.

저자의 꼼꼼한 단어 정리로 속담에 쓰인 제비와 강남의 정확한 뜻도 알 수 있다. '제비'는 몸이 가늘고 날개가 긴 작고 날쌘 철새로 우리나라에는 봄에 나타나고, 겨울에는 따뜻한 나라로 떠나는데 여기서 따뜻한 곳 '강남'은 중국 양쯔강의 남쪽에 있는 따뜻한 곳이라고 한다.

어릴 적에 나도 강남의 정확한 뜻을 몰라 서울 강남인 줄 알았는데 중국 양쯔강의 남쪽이었다는 것을 알고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있다.

이래서 배움에는 끝이 없음을 느끼며 배움을 꾸준히 좇아야겠다고 생각했던 계기였던 것 같다.

저자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속담 속의 재미있는 옛이야기와 과학적인 설명을 곁들여 속담을 재미있게 풀이해 준다. 거기다 어렵고 자주 쓰이는 단어를 빨간색으로 표기하면서 낱말 공부를 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낱말 뜻풀이와 생활 속에서 자주 사용하는 속담과 관련된 일화나 예시를 통해서 아이들의 이해를 한층 더 쉽도록 돕는 저자의 배려가 돋보이는 책이다. 책 속의 우스꽝스러운 그림도 속담의 재미를 한 층 돋보이게 한다. 이 그림들을 보는 재미도 아주 쏠쏠하다. 우리 집 아이도 예전에는 기피하던 난해한 속담을 재미있는 그림과 이야기를 통해서 접하니 즐거운가 보다. 혼자 깔깔깔 웃으며 독서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섬세한 구성력으로 저자의 정성과 공을 들여 만든 책으로 하루 한 개의 속담만 알아가도 금세 문해력이 쑥쑥 올라가 있지 않을까! 아이의 문해력 수준이 일취월장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게으르게 살지만 부자는 되고 싶어

게으르게 살지만 부자는 되고 싶어
예프리 지음 / 모티브 / 2025년 5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책 제목이 인상적이다.

'게으르게 살지만 부자는 되고 싶어'는 약간 도둑놈 심보이긴 하지만 나도 이렇게 살고 싶다.

게으르지만 부자가 되고 싶은, 노력하지 않아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조금 해괴한 논리이긴 하지만 저자는 결코 게으른 사람이 아니었다.

부지런함의 객관적 기준은 상대적이기에 독자가 보는 저자는 엄청 야무지고 부지런한 사람이었음을 책 한 권 다 읽고 나서 알게 되었다.

저자는 자동 투자 시스템을 만들어 놓고, 그 틀 안에서 자신이 행동할 수 있게끔 만들어 놓았다. 마치 독서는 귀찮지만 어쩔 수 없이 내가 독서를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세팅해놓은 것처럼 말이다.

저자의 '게으르게 살아도 괜찮다. 그만큼 내 돈이 더 열심히 일하게 만들면 되니까.'라는 말은 돈이 돈을 벌 수 있게 투자 시스템을 잘 세팅해놓았다는 뜻이다. 저자의 노하우가 심히 궁금했다.

저자는 먼저 3년 만에 1억을 모을 수 있게끔 자동 저축 시스템을 마련했다. 월급날 자동으로 알아서 저축되도록 했다. 노력과 의지만으로 지속될 수 없음을 알고 일찌감치 자동이체를 해둔 것이다. 그렇다. 월급날 통장에 돈이 꽂히는 순간 이것저것 빠져나가다 보면 수중에 남는 돈이 거의 없었던 지난날의 쓰린 기억들. 취향과 사치는 고이 접어두고 저축을 1순위로 생각한 저자처럼 '조금만 참고 저축을 해보자'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자동 투자 시스템이다. 예적금만으로는 절대 부자가 될 수 없는 이 현실에 하루 종일 폰만 보며 투자할 수는 없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에는 복리효과를 최대한 누릴 수 있는 미국 주식과 배당주 투자를 도표와 함께 볼 수 있도록 잘 안배해 놓았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절세 계좌로 연금저축과 ISA를 추천하고 있다. 복리는 이 계좌의 장점이다. 이 계좌를 통해서 절세하며 ETF 투자를 할 수 있다. 환테크 등 저자는 돈을 벌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제시해 준다. 재테크에 문외한이었던 나는 '오! 이런 것도 있구나.'무릎을 치며 읽었다.

마지막으로 몸값을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한다.

재테크 중 제일 하기 힘든 것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람의 성격과 행동은 쉽게 변하지 않기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철저한 자기 관리 외에는 없을 것 같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나태하고 귀찮음에 익숙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보며 저자가 말한 '일단 대충 빨리'라는 말을 가슴속에 새기며 일단 대충이라도 시작해 보자고 다짐한다. 일단 행동하고 나면 점점 그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더 발전하는 나 자신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일단 도전! 파이팅!

고정욱이 들려주는 역사 한 장면 1: 나라의 탄생

고정욱이 들려주는 역사 한 장면 1 : 나라의 탄생 ㅣ 고정욱이 들려주는 역사 한 장면 1
고정욱 지음, 김주경 그림 / 보리 / 2025년 4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작가 고정욱은 2025년 아스트리드 린드그랜 추모상 후보로 우리나라 아동문학계에서 손꼽는 최고의 필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소아마비로 중증 장애를 가졌지만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가방 들어주는 아이>가 있고, <아주 특별한 우리 형>, <까칠한 재석이 시리즈>등 여러 책을 썼다.

나라의 탄생 이야기를 모아놓은 책으로 발해를 세운 대조영, 후삼국을 통일하고 고려를 세운 왕건, 위화도 회군으로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의 이야기가 실려있다. 역사라고 하면 딱딱하고 외워야 할 것이 많다는 인식이 있기도 하고 사람 사는 생활이 거기서 거기 다 비슷하지 않나라는 관점도 있으며, 역사 속의 여러 이야기가 얽히고설키면 특징적인 부분이 무엇인지 혼동되기 마련인데 역사의 딱 한 장면, 이 책은 나라의 탄생 과정을 위주로 설명되어 있어서 그 부분만 집중 비교하며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마치 할머니 무릎을 베고 듣는 옛이야기처럼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책이다.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이 있다. 대조영과 왕건, 이성계가 살았던 시대적 배경으로 들어가 보자.

'동쪽의 성스러운 나라'라는 뜻으로 해동성국이라 불린 발해는 698년, 백두산에서 3백 리쯤 떨어진 동모산 언저리에 세운 나라이다. 당나라에서 억압받으며 살아가던 고구려 유민 대조영은 고구려 귀족이었던 아버지 걸걸중상과 말갈족 우두머리로 걸사비우의 도움을 받아 발해를 건국하였다. 걸걸중상과 걸사비우는 건국의 분수령이 되었던 천문령 전투가 있기 전 다른 전쟁터에서 죽었기 때문에 정작 발해가 세워지는 걸 보지 못했다. 핵심 지도자였던 두 사람의 죽음으로 대조영이 반란군의 우두머리가 되었다. 대조영과 군사들은 배수진을 치는 마음으로 천문령 전투에서 당나라 임금 측천무후가 보낸 군사들을 무찔렀고 당나라 장군 이해고는 도망쳤다. 고구려가 망하고 딱 서른 해가 되던 해에 고구려의 정신을 이어받은 발해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당나라의 부당한 대우와 부조리함에서 벗어나기 위한 대조영의 용기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나뿐인 목숨을 건, 더 나은 삶을 위한 대조영의 염원은 발해를 건국함으로써 이루어졌다. 나라면 어땠을까 쉽게 용기가 나지 않았을 것 같다. 그렇다고 주저앉아 있을 수도 없는 일, 그 시대 환경에서 살아보지 못했지만 쉽게 낼 수 있는 용기가 아님을 알기에 대조영이라는 인물이 더 대단하게 느껴졌다.

후고구려의 장수였던 왕건은 신하와 백성을 못살게 군 궁예를 내쫓고 고려를 건국했다.

고려를 세운 왕건의 탄생 이야기가 흥미롭다. 왕건의 스승 도선 대사는 지금의 전남 영암군에 해당하는 지역에서 태어났다. 그는 풍수지리를 잘 알고, 미래를 내다보는 일에도 뛰어났다. 송악을 다스리던 왕륭을 찾아가 북쪽에 집을 짓도록 하고 왕건이 태어날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도선 대사는 이후 왕건에게 군사를 이끌고 전쟁에서 승리하는 방법, 나라를 다스리는 방법을 가르쳤다. 건국 이후 왕건은 고려 초 지방에서 힘을 키운 세력인 호족을 다스리며 왕권 강화를 위해 수많은 결혼을 했다. 후삼국 시대의 한반도를 통일한 왕건은 자손들이 고려를 잘 이끌어 나가길 바라며 열 가지 당부를 담은 훈요십조를 남겼다. 이를 통해 당시 고려의 정치적 상황이 어땠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왕건은 왕위에 오르기 전 자신이 임금이 될 자격이 없다고 했지만, 부인과 장수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백성들의 어려움을 살피며 궁예를 몰아내기로 결정했다. 궁예의 신하였지만 나라를 안정화하기 위해 그는 왕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왕의 자리가 쉽게 오는 것도 아니지만 왕이 된 후 그의 업적은 오늘날 우리나라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었다. 난세에 영웅을 알아보는 지혜로운 사람인 그의 스승이 곁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 같다.

조선 제1대 임금 이성계가 위화도에서 우왕의 명령을 어기고 개경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순간부터 조선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당시 고려의 우왕은 심복 최영의 말에 따라 요동 정벌을 계획한다. 이성계는 '사불가론'을 들어 반대했지만 우왕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결국 요동 정벌을 위해 위화도까지 갔다가 위기를 겪는다. 며칠 계속된 큰비에 강이 넘쳐 수백 명의 군사가 휩쓸려 갔고, 강에 배를 띄우기도 어려웠다. 덥고 습한 날씨에 군사들은 지쳐갔다. 힘들게 요동 땅에 이른다 해도 진퇴양난이 불 보듯 뻔했기에 이성계는 반역을 결심한다. "말머리를 돌려라. 개경으로 돌아가겠다."라고 외치며 개경으로 돌아가 고려를 장악하고 조선을 세운다. 융통성 없고 고집스러운 우왕과 충실했지만 정세의 흐름을 읽지 못했던 최영 장군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현재 우리의 나라의 모습을 반추해 보며 미래를 잘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세 나라의 탄생은 공통적으로 시대를 잘 읽는 지혜롭고 용기 있는 인물들에 의해 이루어졌다. 발해, 고려, 조선의 건국 역사를 통해서 난세에 영웅이 난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다. 우리나라도 하루빨리 지혜롭고 슬기로운 지도자가 배출되길 간절히 바란다.

우리 학교 급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우리 학교 급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ㅣ 봄소풍 지식 더하기 1
이은영 지음, 이갑규 그림 / 봄소풍 / 2025년 3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 번도 제대로 학교 급식의 준비 과정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릴 적에는 학교 급식이 맛있고, 엄마가 잘 못해주는 요리를 학교에서 맛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매일 아침 등교를 하고, 하교를 하는 아이에게 오늘의 학교 식단은 무엇이라고 알려주기 바쁘고, 하교하는 아이에게는 오늘 급식이 어땠는지 물어보기 바쁘다. 다행히 아이는 학교 밥이 맛있다고 한다. 잔반 없는 수요일이 제일 맛있다며 매주 돌아오는 수요일은 급식을 한껏 기대하며 등교를 한다.

평일의 밥은 매운 것도 나와서 평일에는 아이가 골고루 먹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가 편식을 하지 않고, 골고루 잘 먹어줬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추천했다.

내가 매일 밥 남기지 말고, 골고루 잘 먹어야 돼!라고 말하면 잔소리같이 들릴까봐 책을 슬며시 내밀었다.

아이는 고맙게도 엄마가 내민 이 책을 열심히 읽는다. 덩달아 나도 같이 읽는다. 맛있는 음식이 학교 밥상에 올라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편식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영양사 선생님의 하루를 따라가 보았다.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되는 급식실의 하루는 급식실에서 사용할 소독액을 먼저 만들고, 조리기구 점검, 조리사 선생님들의 건강 체크를 한다. 전염병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건강한 급식이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생복을 착용한 뒤 식재료 검수, 전처리, 조리, 세척 4단계로 나눈다.

급식실의 전처리와 조리, 세척, 배식 과정의 앞치마와 고무장갑이 매번 바뀌는 것을 처음 알았다. 세균이 옮겨 가지 않도록 분리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손 씻기가 철저하게 이루어진 후 식재료가 냉장차로 운반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타코메타 기록지를 확인한다. 식재료의 운반 과정에서도 식중독 균이 자랄 수 있으므로 필수로 확인한다. 그다음은 급식재료가 잘 들어왔는지 날짜, 검수자, 업체명, 수량, 신선도 등의 검수 일지를 기록 후 급식실에서 해야 할 일을 기록한 작업 지시서가 있다. 밥이 그냥 맛있게 뿅 하고 나오는 줄만 알았지 식재료의 운반부터 이렇게 꼼꼼하게 체크하는 줄 몰랐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듯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급식실의 영양사, 조리사 선생님들의 노고가 크게 다가왔다. 아이가 꼭 이 사실을 알고 밥을 먹는다면 잔반도 줄 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급식실에서 사용하는 채소류, 육류, 해산물 등의 도마 종류도 각각 분리하여 사용하고, 소독액으로 과일과 채소를 깨끗이 소독한다. 완성된 음식을 배식대에 놓고 기다리는 동안 조리사 선생님은 보존식을 담는다. 여기서 보존식은 혹시 모를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기 위해 급식을 용기에 따로 담아 보관해 둔 걸 뜻한다. 영하 18도에서 6일 동안 보존식 냉동고에 얼려둔다고 한다.

영양사 선생님은 급식을 왜 골고루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준다. 식단에 나온 그날의 여러 가지 음식은 그날 우리 몸에 그만큼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분배되어 있어서, 만약 편식으로 어떤 한 종류를 계속 먹지 않는다면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부족한 영양소로 인해 어른이 돼서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먹기 싫은 음식이라도 조금씩 받아먹다 보면 나중에는 잘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책에서 설명해 주신다.

아이들의 식사가 끝나고 나면 식판 세척을 하고 퇴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영양사 선생님은 식단 계획, 식재료 주문, 영양이 골고루 제공되었는지 확인 후 급식 일지를 작성, 식중독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생 일지도 꼼꼼하게 작성한다고 한다. 점심 한 끼만 먹는데도 작성해야 할 서류가 이렇게 많으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임감 있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매일 제공해 주는 급식실의 모든 선생님이 대단해 보였다.

집에서 밥 한 끼 차릴 때도 식단 고민이 많은데 전교생을 위해 많은 음식을 위생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보면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아이들을 위한 영양교육과 상담까지 하시는 영양사 선생님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거 같다. 아이에게 매일 나오는 그날의 맛있는 급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해야겠다.

볼빵빵 배통통 요리 수첩

볼빵빵 배통통 요리 수첩 ㅣ 개똥이네 책방 57
박은진 지음 / 보리 / 2025년 3월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요리를 할 때마다 요리 맛이 달라지는 나의 요리!

맛있는 요리를 식탁에 올리면 남편과 아이가 그때마다 요리에 무엇을 넣었는지, 어떻게 했는지 물어본다. 요리의 정확한 레시피를 가지고 하면 좋으련만 내게는 정량이라는 레시피보다는 그때마다의 감으로 하는 게 더 익숙하다. 그래서인지 요리를 모르는 남편과 아이에게 어떻게 요리를 알려줘야 할지 곰곰이 생각하던 중, 마침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책을 발견했다.

온 가족이 모여 둘러앉아 저녁 먹는 시간이 가장 좋다고 하는 저자의 글을 보며 나 역시 공감했다. 가족이 둘러앉아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만큼이나 더 큰 행복이 있을까 싶다. 저녁을 준비하는 엄마의 손길이 너무 바빠 보여서 돕기로 결심한 저자의 마음이 예뻤다. 그렇게 저자의 남매는 엄마를 도와 요리를 거드는 과정에서 요리법을 적어 둔 것이 이렇게 재미있는 만화 요리책으로 출간되었다.

엄마가 해 준 요리만 먹던 아이도 이 책을 보더니 이참에 자기가 요리에 나서겠다며 책을 열심히 읽는다. 제철에 나오는 갖가지 채소와 과일을 일목요연하게 잘 실어두어서 아이는 금세 따라 하고 싶은지 관심 가는 요리법이 담긴 페이지의 모서리를 몇 장 꼬깃꼬깃하게 접어 두었다.

모양이 예쁜 연근전, 지난 주말에 도전한 아이의 김밥 말기, 딸기 케이크, 참외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인데 참외 빙수도 만들어 보고 싶다고도 했다. 마침 이제 마트에 참외가 나오기 시작하니 이참에 참외 빙수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이 요리책을 가까이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 요리책은 만화책을 읽는 것처럼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가기 좋으며, 요리에 대한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장점이 있다. 요리를 하면 창의력도 늘고, 사고력, 자기 조절력 등을 키울 수 있으니 이 책을 읽은 계기로 주말만이라도 아이와 함께 요리할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을 가져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