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 급식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봄소풍 지식 더하기 1
이은영 지음, 이갑규 그림 / 봄소풍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이 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

한 번도 제대로 학교 급식의 준비 과정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어릴 적에는 학교 급식이 맛있고, 엄마가 잘 못해주는 요리를 학교에서 맛볼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매일 아침 등교를 하고, 하교를 하는 아이에게 오늘의 학교 식단은 무엇이라고 알려주기 바쁘고, 하교하는 아이에게는 오늘 급식이 어땠는지 물어보기 바쁘다. 다행히 아이는 학교 밥이 맛있다고 한다. 잔반 없는 수요일이 제일 맛있다며 매주 돌아오는 수요일은 급식을 한껏 기대하며 등교를 한다.

평일의 밥은 매운 것도 나와서 평일에는 아이가 골고루 먹지 않았다는 말을 들었다. 아이가 편식을 하지 않고, 골고루 잘 먹어줬으면 하는 바람에 이 책을 추천했다.

내가 매일 밥 남기지 말고, 골고루 잘 먹어야 돼!라고 말하면 잔소리같이 들릴까봐 책을 슬며시 내밀었다.

아이는 고맙게도 엄마가 내민 이 책을 열심히 읽는다. 덩달아 나도 같이 읽는다. 맛있는 음식이 학교 밥상에 올라오기까지 많은 분들의 노력이 숨어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편식이 좀 덜해지지 않을까 기대하며 영양사 선생님의 하루를 따라가 보았다.

아침 7시 30분에 시작되는 급식실의 하루는 급식실에서 사용할 소독액을 먼저 만들고, 조리기구 점검, 조리사 선생님들의 건강 체크를 한다. 전염병과 위생관리를 철저히 해야만 건강한 급식이 제공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생복을 착용한 뒤 식재료 검수, 전처리, 조리, 세척 4단계로 나눈다.

급식실의 전처리와 조리, 세척, 배식 과정의 앞치마와 고무장갑이 매번 바뀌는 것을 처음 알았다. 세균이 옮겨 가지 않도록 분리해서 사용한다고 한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 손 씻기가 철저하게 이루어진 후 식재료가 냉장차로 운반이 잘 되었는지 확인하는 타코메타 기록지를 확인한다. 식재료의 운반 과정에서도 식중독 균이 자랄 수 있으므로 필수로 확인한다. 그다음은 급식재료가 잘 들어왔는지 날짜, 검수자, 업체명, 수량, 신선도 등의 검수 일지를 기록 후 급식실에서 해야 할 일을 기록한 작업 지시서가 있다. 밥이 그냥 맛있게 뿅 하고 나오는 줄만 알았지 식재료의 운반부터 이렇게 꼼꼼하게 체크하는 줄 몰랐다. 세상에 맛있는 음식이 도깨비방망이 두드리듯 그냥 나오는 게 아니구나 하고 생각을 하니, 급식실의 영양사, 조리사 선생님들의 노고가 크게 다가왔다. 아이가 꼭 이 사실을 알고 밥을 먹는다면 잔반도 줄 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급식실에서 사용하는 채소류, 육류, 해산물 등의 도마 종류도 각각 분리하여 사용하고, 소독액으로 과일과 채소를 깨끗이 소독한다. 완성된 음식을 배식대에 놓고 기다리는 동안 조리사 선생님은 보존식을 담는다. 여기서 보존식은 혹시 모를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을 때 원인이 무엇인지 조사하기 위해 급식을 용기에 따로 담아 보관해 둔 걸 뜻한다. 영하 18도에서 6일 동안 보존식 냉동고에 얼려둔다고 한다.

영양사 선생님은 급식을 왜 골고루 먹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준다. 식단에 나온 그날의 여러 가지 음식은 그날 우리 몸에 그만큼 필요한 영양소가 고루 분배되어 있어서, 만약 편식으로 어떤 한 종류를 계속 먹지 않는다면 당장은 괜찮을지 몰라도 부족한 영양소로 인해 어른이 돼서는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한다. 먹기 싫은 음식이라도 조금씩 받아먹다 보면 나중에는 잘 먹을 수 있을 거라고 책에서 설명해 주신다.

아이들의 식사가 끝나고 나면 식판 세척을 하고 퇴근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영양사 선생님은 식단 계획, 식재료 주문, 영양이 골고루 제공되었는지 확인 후 급식 일지를 작성, 식중독이 일어나지 않도록 위생 일지도 꼼꼼하게 작성한다고 한다. 점심 한 끼만 먹는데도 작성해야 할 서류가 이렇게 많으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책임감 있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매일 제공해 주는 급식실의 모든 선생님이 대단해 보였다.

집에서 밥 한 끼 차릴 때도 식단 고민이 많은데 전교생을 위해 많은 음식을 위생적으로 제공하기 위한 노력을 보면서 존경심이 절로 우러나온다.

아이들을 위한 영양교육과 상담까지 하시는 영양사 선생님의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랄 거 같다. 아이에게 매일 나오는 그날의 맛있는 급식을 감사한 마음으로 남기지 말고 먹으라고 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