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척의 배 - 트로이아 전쟁의 여성들
나탈리 헤인스 지음, 홍한별 옮김 / 돌고래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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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에 지워진 이름이 있습니다. 승자의 영광을 위해 패자의 이름도 남았으나 승자도, 패자도 그들의 어머니, 아내 그리고 딸의 이름은 남기지 못했습니다. 겨우겨우 남은 그녀들의 이름은 길고 긴 역사의 먼지로 남았을 뿐입니다.

다행히 작가 겸 방송인인 '나탈리 헤인스'는 <일리아스>와 <오딧세이아>에 쌓였던 먼지를 긴 호흡으로 불어내어 트로이아 전쟁에 희생된 여성들을 환생시켰고, 각자에게 새로운 과거를 부여하여 <천 척의 배>를 완성하였습니다.

<천 척의 배>는 트로이아 전쟁을 배경으로 한 소설로, 잊혀진 역사의 일부를 여성의 시각으로 부활시켰습니다. 끔찍한 전쟁이 단 한 명의 여성으로 시작되었다는 사실에 분노한 저자의 응징인지 <천 척의 배>가 그 여성의 이야기는 차치한 채 전개되는 건 참으로 흥미로운 사실입니다. (그 한 명의 삶은 너무 특별하고, 이질적이었기에 이 책과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천 척의 배> 속 여성의 삶은 죽음에 대한 두려움으로 원치 않는 모든 것을 해야만 하는, 신체를 보전했다는 이유로 감사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도 모를 상황에 멍하니 눈물만 흘리는, 그 조차도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될 운명에서 새로운 삶과 생명을 잉태하는 운명으로 나아가 포기하지 않은 인간에게만 주어지는 희망의 메시지가 되었습니다.

그 세계를 살아가던 여성의 삶을 남다른 관점으로 해석한 <천 척의 배>는 젠더 의식의 고취는 물론 전쟁, 환경파괴와 같은 현실 세계의 시사점을 되짚기 위해 여성이란 존재를 역사의 중심으로 끌어들였습니다. 덕분에 우리는 문학의 즐거움, 가려진 진실에 다가서는 기회를 얻었기에 때로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천 척의 배>를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공: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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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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