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가꾼다는 것에 대하여
왕가리 마타이 지음, 이수영 옮김 / 민음사 / 2012년 9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977년 '그린벨트 운동'을 창설한 세계적인 환경 운동가 '왕가리 마타이'의 유작 에세이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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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내 관심사는 '지구'다. 특히 올 해 들어 지구가 진짜 아프구나.. 자주 생각하게 된다. 피부가 따가워서 햇빛 아래 도무지 나설 수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절로 생각하게 될 수 밖에 없는 지경이다.

그런데도 왠지 자꾸 '지구'를 '나'로 환원시켜 가며 읽게 되었는데, 가령 [지구가 되살아나도록 돕는 것은 우리 자신을 돕는 일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되찾거나 지켜 주기 위해 노력한다면 지구는 그 보답으로 우리가 자아를 치유하고 생존해 나가도록 도와줄 것이다. 13p.] 이런 부분에서다.

[지속 가능하고 공정한 방식]이라던가, [핵심 가치]라던가.. 지구를 위한 일이라고 하는 것들에 모두 나를 살리는 방식이 숨어 있는 기분이었다. 읽는 동안 조금씩 주변에 시선을 준 것 만으로도 내 안의 상처들을 돌보는 기분이 들었다. 지구를 가꾸는 것은 나를 가꾸는 일이라는 말을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나날이었다.

물질적으로 풍족하고, 이성적으로 맞아 떨어지는 삶을 채워가며 사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정신적이고 감성적인 동물이다. 전자와 후자 모두에 힘이 실린 인간이다. 사고의 기형은 생활의 기형을 낳는다. 균형과 조화를 잃은 나의 모습을 망가진 지구 이곳 저곳에서 발견한다.

습기를 잃은 땅, 그만큼 메마른 마음.

생기 없이 고개 숙인 꽃, 그보다 멀어진 마음들..

근원과 가치의 대립 속에, 나의 자연관과 나의 세계관을 생각해 본다. 내가 지구를 대하는 방식은 또한 인류를 대하는 방식에 반영된다. 나는 지구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환경에 대한 사랑은 한 사람이 살아가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11p.]

'항상', '언제나'의 이름으로 방치되는 수많은 소중함들..

[우리가 왜 이렇게 행동하는지 그 이유를 알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를 그런 자기 파멸로 이끄는 태도는 너무 늦기 전에 반드시 고쳐야 한다. 의식의 변화와 함께 '관점'의 변화가 필요하다. 54p.] 이유를 따지고 분석하고 앉아 있을 시간에 일어나 행동해야 한다. 무엇 하나라도, 작은 것이라도 '하면서' 생각을 더해 나가면 될 일이다.

[아주 먼 곳에서 바라보면 전체가 뚜렷하게 다가온다. 61p.]

[공정해지려면, 우리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에 맞설 용기와 힘을 얻기 위해 필요한 영적 자원이 무엇인지 물어야 한다. 153p.]

나는 지구를 지킬 수 없다.

내 주변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내겐 가당치 않다.

하지만 나의 작은 행동은 가능하다.

나를 지키고, 내 주변을 지키는 아주 작은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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