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과 신비 을유세계문학전집 128
르네 샤르 지음, 심재중 옮김 / 을유문화사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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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오펜하이머> 보고 오셔서, [히프노스 단장]부터 읽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펜하이머>의 국내 개봉일을 ‘8월 15일’로 잡은 건, 한국인은 누구나 알만한 이유이리라 생각하니 말이죠.



르네 샤르의 <격정과 신비>는 영화 <오펜하이머>가 보여줄 시대를 배경으로 합니다. 그야말로 ‘피로 쓴 글’이에요. 시가 쓰인 시대가 시대인지라, 세계 대전 당시 프랑스 상황을 대강 알고 봐야 읽히는 은유가 많습니다. 그렇다고 고등학교 때처럼 배경지식 공부하듯 읽을 수는 없잖아요?

방법이 있습니다👯

수록된 다섯 권의 시집 중 [히프노스 단장]은 시(詩)보다는 일기처럼 쓴 짧은 산문이에요. 〔이 메모들은 자신의 의무를 자각한 휴머니즘, 자신의 효력에 신중한 휴머니즘, (…) 그리고 그걸 위해 대가를 치를 각오가 되어 있는 휴머니즘의 저항의 기록이다. 102쪽〕 → 저자의 설명처럼 1943년에서 1944년 사이 독일의 침략으로 긴박하게 돌아가던 프랑스 상황이 반영된 글입니다. 급히 쓰인 산문의 행간에서 당시 상황을 추론할 수 있어요!



<격정과 신비>에 수록된 작품은 1938년에서 1947년 사이에 쓴 시들을 모은 것인데요. 프랑스는 독일의 침공을, 한국은 일본의 침략을 겪으며 치열하게 저항했던 시기입니다. 르네 샤르의 ‘격정’이 가슴 울리는 부분이 많아요. 시인(또는 지식인)으로 자신이 해야 할 일에 대해 각성하는 경구들도 마음에 들어오고요~

그러나…

시(詩)를 오롯이 느끼기에 저의 미감이 경직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혹은 지금 제 마음이 지나치게 평안해서인지도 몰라요. 이토록 절절하게 부서지는 문장을, 가슴으로 느끼기 전에 머리로 읽어내는 자신이 싫었습니다🥲

글스타그램 계정에 추천되면 좋을 것 같아요.



🗝 읽기 순서 추천!

수록된 순서 그대로 읽는 것도 좋지만,

[1. 유일하게 남은 것들]은 시인 르네 샤르의 면모를, [2. 히프노스 단장]은 사람 르네 샤르의 면모를 두드러지게 보여주고 있어요~ 레지스탕스 활동 당시의 상황을 엿볼 수 있는 [2] → [1] → 나머지 순서로 읽으시면,

르네 샤르라는 한 사람이, 인간으로서 느끼는 바를 시인으로서 어떻게 표현하고 지식인으로서 끝까지 저항했는지 색다르게 느껴보실 수 있습니다.

수록 순서로 1회독하고, 다시 위의 순서로 2회독하니 훨씬 몰입도 높게 읽을 수 있었거든요~ 단순히 두 번째 읽기여서 이해도가 높아진 것보다, [히프노스 단장]을 읽고 난 다음 [3] ~ [5]부의 시들이 묵직하게 와닿는 바가 있어서 떠오른 아이디어입니다👀🖤

#도서제공 #을유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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