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페스
콜린 후버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초반부는 마치 인터넷소설을 연상시켜 슬프고 비극적이기보단 유치하게 느껴졌다. 남주인공을 만나기 전에 쌓아올리는 서사이니 그럴 수도 있겠거니 하고 계속 읽어나갔다.
그러나 기다리고 있는 건 간질간질하고 설레는 감정이나, 아슬아슬하고 위험함 듯하면서 에로틱하고 긴장감 있는 로맨스도 아니었다. 안정감 있는 연애의 시작인가 하면 그도 아니었다. 어디서도 찾기 힘든, 클리셰를 벗어난 신선한 로맨스인가 하면 역시 그렇지 않다.
그냥 읽으면서 오언과 오반이 잘 될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다. 그저 두 사람을 작가가 주인공으로 설정했기 때문에 억지로 납득하고 읽어야 하는 느낌에 가까웠다.
작가는 뭘 위해 무리한 설정을 굳이 집어넣었을까? 남주인공이 여주인공에게 늦은 밤 단둘이 걷는 길가와 처음 오는 집안에서 범죄자로 의심 받고 겁주기 충분한 말을 농담이랍시고 던지는 장면에서 어떤 로맨스를 느껴야 하는지… 와중에 여주인공은 양육권을 생각하면 굉장히 조심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경계심이라곤 없고, 그냥 작가가 시키니까 때맞춰 설렘을 느껴버린다.
농담 대사에 딱히 불편함을 느낀 건 아니지만, 로맨스라기보다 B급 감성의 공포 영화에서 왕자님인 척하던 사이코패스 살인마 클리셰에서 보여주는 전형적인 플래그에 더 가깝게 느껴진 게 화근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고 ’위험한 남자‘, ’나쁜 남자‘로 여심을 공략하는 타입은 또 아니다. 로맨스소설은 독자가 남주인공에게 매력을 느껴야 절반을 먹고 들어가는데, 그냥 이상한 놈, 경계해야 될 놈으로만 보여서 뒤가 잘 기대되지 않는다.
꽤 인기가 있었다기에 도저히 몰입이 안되고 안 읽어지는 내가 이상한가 싶어 꾹 참고 계속 읽어봤지만… 도저히 완독할 수가 없었다. 죄와벌 완역본보다 로맨스소설이 더 읽기 힘들 줄은 생각도 못했다. 정말 뻥튀기가 많이 된 소설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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