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문과 학생도 모르는 영어말하기 전략
신동일 지음 / 크레듀(credu)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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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에 흥미를 갖게 된 이유는 책의 표지 디자인 투표에 참여했었기 때문이다. 비록 내가 선택했던 표지디자인이 선정되지는 않았지만, 지금의 디자인도 나름 깔끔하고 이쁘다.

  정말 지겹게도 "영어", "영어", "영어" 하는데 도대체가 영어가 뭐길래? 영어몰입교육, 토익, 토플, 어학연수, 전화영어, 미드영어 등등 영어에 대한 대한민국의 관심은 끝이 없다. 왜? 영어를 잘해야 하는가? 무엇 때문에? 단지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 아니면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 위해서 일까? 영어에 대한 나의 물음은 끝이 없다.


  영어에 관한 책들이 정말 많이 나왔다. 문제집에서 부터, 단어장, 영어 성공담, 영어 전략 등등 이 책은 어떤 분류에 들어갈까? 영어 문제집도 아닌 것이 영어 성공담 같기도 하면서 영어 전략같기도 하고 애매모호한 경계선에 서있는 책이다. 다행히 영어교육에 경험이 많은 저자가 쓴 책이라서 그 알수없는 경계에서도 책을 잘 이끌어 나간다.


  보통 영어 성공담 책들을 보면은 "나는 이런식으로 공부했다" 식의 모두가 따라하기 힘든 개인적인 공부방식의 강요 또는 "나 같이 머리 나쁜 사람도 했는데, 당신이라고 못할게 뭐있는가?" 라는 식의 자신감 불어넣어주기 식이다. 하지만 이 책은 구체적이면서도 보편타당한 영어말하기전략들을 실제로 말하기 시험을 본 내용을 예를 들어가면서 조목조목 짚어준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스토리텔러"가 되라고 강조한다. 우리 나라말로 "수다쟁이"가 되라고 말한다. 그렇다! 우리는 영문과 학생이 아니다. 우리가 무슨 영어로 시를 쓰고, 영어 문학을 읽기 위해서 영어를 배우는 것이 아니란 말이다. 단지 영어로 대화하고, 새로운 세상의 친구들과 교감을 하고 싶은 것이다.


  또 한가지 우리나라는 친절한 영어에 길들여져 있다는 이야기도 흥미롭다. 친절한 외국 교수님에게 짧은 대화를 주고 받고, 언제나 대화를 끝맺기 힘들때는 외국인 교수님이 끝맺어주시는 대화에 익숙해있다는 소리에 전적으로 공감이 같다.


  책 속에서 예로 나오는 중급 수준이 생각보다 낮아서 놀라웠다. 토익은 800~900점 맞는 사람이 그렇게나 많은데, 중급이란 수준이 저 정도 밖에 안되다니.


  소설 책이나 자기계발서 종류가 아니라서 이 책의 서평을 쓰기가 너무 어렵다. 하지만 한가지 누군가에게 추천해줄 수 있다는 점이 즐겁다. 감동이나 다짐은 없지만, 영어를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기에 딱 좋은 책이다. 이제 막 인도에서 1년 살다 돌아온 친구에게 읽어보라고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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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회사 장성군 - 공무원이 경영하는 회사
양병무 지음 / 21세기북스 / 200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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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을 적기 전에 제목을 정할 때, 2장에 나오는 "변화는 아는 것에서 시작한다" 와 3장의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교육이 사람을 바꾼다" 이 두 가지 제목에서 고민했다. 둘 다 비슷한 맥락이면서도 조금은 다르고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들이었기 때문이다. "사람이 세상을 바꾸고, 교육이 사람을 바꾼다" 이야~! 멋진 말이다. 왠지 " 세상은 남자가 지배하고, 남자는 여자가 지배한다" 라는 말이 떠오른다.



'공무원' 하면 나는 '철밥통' 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공무원이 되기는 너무나도 힘들지만, 일단 공무원이 되기만 하면 정년퇴직까지 안전한 직장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공무원들은 게으르고, 변화를 추구하지 않고, 몸을 사린다는 인식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장성군은 그렇게 혁신을 두려워하는 공무원들을 '교육' 이라는 무기로 180도 변화시킨다.


나는 장성군 혁신의 원천이 리더와 교육이라고 생각한다. 그저 다른 고장과 똑 같은 평범한 시골에 단 한 명의 리더가 변화의 불꽃을 일으키면서부터 장성군의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언제나 변화의 시작은 미미하지만 그 끝은 창대 하다. 물론 처음에는 누구도 변화를 원하지 않았고, 반발도 있었을 것이다. 이 책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갈등구조가 없는 것이다. 어떤 어려움들이 있었고, 그 어려움을 어떻게 이겨냈다는 이야기가 담겨 있다면 독자에게 더 많은 흥미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변화가 어려운 이유는 아무도 지금의 안정을 버리고 위험을 무릅쓰고 도전하기 겁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 번 변화하기 시작하면, 그리고 도전이 하나 둘 성공하기 시작하면 흥이 나서 더 신나게 변화의 흐름을 타기 마련이다.



김흥식 군수는 장성군에 오자마자 변화를 시도했다. 경영관리팀을 만들고, 장성아카데미를 설립하고, 홍길동을 새롭게 부활시켰다. 지난 10년간 장성군에 일어났던 일들은 다 말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이 책이 나오게 된 것도 장성군 공무원들의 홍보전략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정말 대단하신 분들이다.


변화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하였던 ‘장성아카데미’ 에 나는 주목했다. 바로 ‘교육’을 이용하여서 뛰어난 인재이지만 변화를 싫어하는 공무원들을 열린 마음을 갖게 하였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하였을까? 그 어떤 전략이나 사업보다 ‘장성아카데미’ 가 흥미롭다. 공무원과 군민들에게 매주 양질의 강연을 듣게 한다니. 계속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열정적인 강연을 듣다 보면 자연히 많은 것들을 배우고, 사람들이 변화하기 마련이다.


바라기는 바로 우리 숭실학교에서도 저러한 아카데미가 생기길 원한다. 물론 지금도 수시로 교내에서 여러 강연회들이 있긴 하지만 많은 학생들에게 홍보가 잘 안되고, 정기적인 강연회는 아직까지 없다.


마지막으로 ‘주식회사 장성군’을 읽으면서 떠오른 것은 내가 사는 고장에 대한 생각과 애정이다. 그 동안은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내가 사는 고장의 변화들과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나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공장이 많고, 못사는 동네라고 사람들의 머리 속에 못 박혀있던 내 고장이 점점 공장들이 사라지고, 공원이 생기고, 대형유통마트가 생기고, 벤처회사빌딩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의 내면에는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을 거라는 생각에 절로 애정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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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박민규 지음 / 한겨레출판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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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안다" 라는 옛말이 딱 들어맞는 소설 책이다. 억지로 웃기려는 듯한 글들과 뭔가 정갈하지 않은 글들이 책의 첫머리에서 나를 골치아프게 했다. 하지만 점점 읽을 수록 빠져드는 그런 소설이였다. 소설의 후반부로 갈 수록 더욱 재미있어지고, 마음이 훈훈해지는 그런 느낌이였다. 어떻게 정신없이 흘러가다가 그렇게 멋지게 마무리 할 수 있는지. 야구라는, 아니 삼미슈퍼스타즈로 어떻게 그런 결말을 이끌어 오는지 작가의 능력이 놀랍다.




  야구는 인생의 축소판이다. 정말 그렇다. 아니 이 세상 모든 스포츠들은 드라마를 가지고 있으므로 모두 인생의 축소판이다. "공은 둥글다" 둥근 공안에 땀과 열정, 좌절, 승리, 패배, 경쟁, 사랑 모든 것이 담겨 있다. 야구라, 사실 나는 야구에는 눈꼽만큼도 관심이 없다. 박찬호가 메이저리그에 있다는 것, 이승엽은 일본에 있다는 것 그 정도 밖에 모른다. 이런 내게 하물며 내가 태어나기도 전의 삼미슈퍼스타즈라니 알 턱이 있나. 하지만 나에게는 스포츠를 사랑하는 마음이 가슴속 가득 있다. 나에게는 농구가 있다. 어린시절부터 친구들과 밤새 농구를 하던 열정이 있고, 대학 시절내내 전국을 누비며 뛰었던 추억이 있다.





  그래서 인지 나는 이 책의 말미가 너무나도 와닿았는지 모른다. 프로야구와 야구, 나는 아마추어 농구선수 였다. 선수라는 말이 붙어도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선수는 선수니까. 프로라는 것 자체가 이미 평범하지 않다는 말. 평범한 삼미슈퍼스타즈가 프로에 와있는 자체가 기적이라는 그런 생각. 내 대학시절 농구는 철저히 이기는 농구였다. 하지만 우리 농구동아리는 철저히 아마추어 선수집단이였다. 1년 내내 모든 대회 전패, 1쿼터 무득점, 5반칙 퇴장 등등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는 성적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그래서 삼미슈퍼스타즈에 동병상련을 느꼈는지도...


  정말 뛰어넘을 수 없을 듯한 전국의 벽. 어쩌면 그곳은 아마추어를 가장한 프로의 세계였는지도 모른다. 우리동아리를 제외한 모든 동아리가 체대출신 이였다. 평균신장 185의 장대의 벽에 가로 막혀, 177의 나는 가로막히곤 했다. 지고, 또 지고, 또 지고 하면 어떤 기분이 드는지 그 기분을 아는가?


  나는 즐겁고 싶었다. 나는 농구를 정말 좋아했다. 선배들이 말하는 일명 즐농(즐기는 농구) 나는 농구를 즐기기 위해 농구부를 탈퇴했다. 내 모든 청춘을 바친 그곳에서 나왔다. 아. 어떻게 이렇게 주인공과 나는 똑같은지. 농구부를 탈퇴하고 나는 정말 무섭게 공부에 빠져들었고, 경쟁이 가득한 대학의 강의실로 들어왔다. 마치 농구장과 강의실은 다른 공간인것 처럼 농구부 사람들과 만날일이 없었다. 코딱지 만한 교정인데.


 이 소설은 지금 내가 살고있는 정신없이 바쁜 삶의 끝을 보여준 것만 같다. 아련한 추억도 되살려 주었다. (겨우 2년전 이야기 인데)






아, 농구가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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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천히가 좋아요 - 행복한 인생을 사는 지혜, 개정판
쓰지 신이치 지음, 이문수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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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정말 정신없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는 나에게 잠시나마 여유를 갖고 싶은 마음에 이 책을 보게 되었다. 그냥 제목만으로 끌리듯이 고르게 되었는데. 단순한 "천천히" 이상의 즐거움과 깨달음을 준 멋진 책이다. 어려운 이야기를 쉽게 풀어나가는 저자의 글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무엇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요근래 나는 "시간"이 없다. 책 속에 나오는 회색신사에게 시간을 저축해논 사람들 처럼 나는 시간을 계속 아끼고, 아끼고 있지만 결국 여유없는 나날이 계속 된다. 도대체 그 많던 시간들은 어디로 갔을까?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고, 근로를 하고, 강의를 듣고, 밥을 먹고, 도서관에 가고, 다시 집으로, 컴퓨터를 키고, 메일을 확인하고 이렇게 평범한 일상인데 잠시 깊은 생각에 잠길 시간조차 없다.


  나는 내가 시간관리를 잘 못해서 시간에 쫓겨 사는줄 알았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프랭클린 다이어리처럼 잘개 쪼개진 시간 속에 나를 담는다. "선중후경" 이라는 사자성어 처럼 중요한일을 먼저하고 급한일을 나중에 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결국 여유가 없기는 마찬가지 이다. "선중후경" 덕분에 시간이 모자란 가운데도 일처리를 잘하게 되긴 했지만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없었다.


  "천천히가 좋아요" 에서는 내 고민에 대해 명쾌한 대답을 해준다. 절약한 시간을 또 다시 쓰려고 하기 때문에 시간이 다시 모자라 지는 것이라고, 마치 세상은 너무나도 편리해 졌지만 예전보다 더 많이 바빠진 것 처럼...


  "천천히가 좋아요" 는 단순히 시간 이야기만 하고 있진 않다. 환경과 자연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세번 컬리스 스즈키라는 꼬마 숙녀가 했던 연설은 비록 문장을 통해서이지만 나를 울린다.


"만약 전쟁을 위해 사용되는 모든 돈을 빈곤과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사용한다면 이 지구는 멋진 별이 될 것입니다. 저는 아이이지만 그런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아! 이렇게 간단한 사실을 왜 어른들은 모르는 걸까? 가장 똑똑하다는 세계의 많은 대통령, 국방부장관들은 이 사실을 모르는 걸까? 단순히 욕심 때문에 정말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무엇이 이 세상을 참혹한 전쟁 속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것일까?


  짧은 책 안에 무수히도 많은 좋은 내용이 담겨 있다. 모든 것을 서평으로 표현하고 싶은데. 자기가 본 것 조차 제대로 글쓰지 못하는 내가 한심스럽다.


  나무늘보 이야기도 무척 인상깊다. 단순히 게으른 동물로만 알려진 나무늘보가 이렇게도 좋은 가르침을 준다니.


"필요한 것 이상은 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싸우지 않습니다. 필요 이상의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와도 좋은 칙구가 될 수 있지요. 한 마디로 말하면, 우리는 나무늘보에게 평화를 배워야 합니다."


 욕심이 없다면, 싸울일이 없다. 내가 필요한 만큼만 가진다면 누구와도 싸우지 않아도 된다. 나는 어릴 적에 식탐이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먹을 것을 가지고 자주 형과 싸운곤 했다. 배가 아무리 불러도 맛있는게 있으면 또 먹고 싶고, 왠지 형이 먹고 있으면 빼앗아 먹고 싶었다. (지금 안 사실 이지만 어린아이들은 성장욕구 때문인지 식탐이 많다.) 하지만 어느 순간 , 조금 자랐을 때 욕심을 부리지 않게 되었다. 그러자 싸울 일도 없어졌다. 내가 먹고 싶은 만큼만 먹으니까, 말 그대로 콩 한쪽이라도 나눠먹게 되니까 전혀 싸울일이 없었다.


  "천천히가 좋아요" 는 마치 내가 바로 전에 읽었던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의 그것을 닮아있다. "잡기 힘든 공은 안잡고, 치기 힘든 공은 안치는"  누구와 경쟁을 하기 위해서도 아니고 단지 야구 그 자체를 순수하게 즐겼던 그 모습. 덧셈의 삶이 아닌 뺄셈의 삶, 프로의 삶이 아닌 아마추어의 삶.


 마지막으로 벌새에 관한 이야기로 끝마치고 싶다. (책 속에서와 같이) 오늘 한비야씨를 만나고 왔는데, 사람들은 한비야누나에게 그런 말을 한다고 한다. "당신 한명이 그런다고 세상이 바뀌나요? 내가 돈 조금 낸다고 뭐가 바뀌나요?"  물론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 내가 돈을 기부한다고 세상에 굶는 아이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고, 반전 운동을 한다고 전쟁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아주 작은 그 움직임으로, 그 작은 돈으로 한 아이가 살게 된다. 우리에게는 작을지 모르는 그 돈이 한 아이의 생명을 살려준다. 한비야 누나는 벌새와 꼭 같은 말을 하신다.


"나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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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바이 베스파
박형동 지음 / 애니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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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란 대체로 환상적이고, 말도 안되는 일들이 그려지는 것이 만화라고 생각해왔다. 바라기는 꿈과 희망을 담겨있는 것이 만화기를 원했다. 인터넷에서 유명했던 "바이바이 베스파"의 만화는 너무나도 현실적이라서...더 만화다워지는지도 모르겠다.



5가지의 단편 만화들이 이야기를 들려준다. 사랑, 추억, 소녀, 꿈, 청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속의 어린 소년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어른인지 아이인지 알 수 없는 자아 속에 갇혀있는 나에게 기분나쁜 현실을 보여준다.



  나는 밍키,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소녀(THE WORLD'S OLDEST GIRL, MINGKY) 가 가장 마음에 들었다. 5가지 에피소드 중에서 제일 해피엔딩이라서 좋았다.(중간에 나왔던 밍키의 부모님과 친구들 영정사진에서 "풋" 웃음이 터졌다. 소설 속의 소설 처럼..이 만화도 액자만화이다.) 항상 소녀일줄 알았던 밍키가 어느덧 세월이 흘러 마법으로 유지하던 젊음을 잃어버리고 할머니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할머니가 된 밍키를 만나는 남자주인공의 반응이 너무나도 멋지다. 무엇보다도 비행기로 새를 쫓는 일을 하며 소설을 쓴다는 것이 정말 부럽다.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 내 꿈을 위해 회사를 그만두고, 사랑하는 소녀와 푸른 잔디밭에 누워서 시원한 향기를 맞고 싶다. 지금 내게 필요한건 잠시 쉬어갈 여유와 아직 식지않은 따뜻한 온기...



  표지만 보고 , 반해버렸던 "바이바이 베스파" 몰랐다면 좋았을 '어른이 된다는 것'. 누구나 피해갈 수 없는 우리들의 현실. 그래, 나도, 너도 언젠가 늙어버린 밍키처럼 어른이 되겠지. 네버랜드를 꿈꿨던 피터팬처럼 오래도록 소년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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