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인간이든 어느 정도는 자기의 사상으로, 또 어느 정도는 타인의 사상으로 생활하고 행동하게 마련이다. 단 지 어느 정도까지가 자기의 사상, 혹은 타인의 사상이냐에 개개인의 중요한 차이가 있는 것이다. 일부 어떤 사람들의경우를 본다면 그들은 자기 사상을 지적인 유희로 이용하고 이성은 전동(傳動) 벨트가 벗겨진 속도 조절 바퀴처럼다뤄 타인의 사상, 즉 다시 말해서 관습이라든가 전통, 법률 따위를 좇아 행동한다. 그리고 또 일부 어떤 사람들은자신의 사상을 모든 행동 원칙의 근본으로 삼고 자신의 이성에 따라 움직이며 이따금 비판적으로 검토해 본 뒤 타인의 결정에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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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이에 가장 널리 퍼져 있는 미신의 하나는 인간은각기 다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에는 선인이라든가 악인, 현인, 어리석은 사람, 근면한 사람, 게으른 사람 등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인간을 그렇게구분해 단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 저 사람은 악인일 때 보다 선인일 때가 더 많다든가, 게으를 때보다 부지런할때가 더 많다든가, 어리석을 때보다 똑똑할 때가 더 많다든가, 또는 그 반대로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한인간을 두고서 당신은 성인이라든가 분별 있는 사람이라고말하고, 또 어떤 사람에 대해선 당신은 악인이라든가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해선 안 될 것이다. 그런데도 우리는 항상 인간을 그런 식으로 구분 짓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이다. 인간이란 흐르는 강물과 같다.
물은 어느 강에서든 흐른다는 데는 변함이 없으나 강 하나만 생각해 보더라도 어느 지점은 좁고 물살이 빠른 반면, 넓고 물살이 느린 곳도 있다. 또 여기서는 맑기도 저기서는 탁하기도 하고, 차기도 따스하기도 하다. 인간도 이와 마찬가지다. 누구나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성격의 온갖 요소를 조금씩은 가지고 있어 어느 경우 그중의 하나가 돌출하면 똑같은 한 사람이라고 해도 평소의 그와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보일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이런 변화는 사람에 따라 심하게 나타나기도 한다. 네흘류도프는 이런 유형의 인간에 속했다. 그에게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육체와 정신 모두에 있었다. 지금도 그의 마음속에서 이런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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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인간이란 무슨 행동을 하기 위해선 자신의 행위가 중요하고 바람직하다고 여기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더라도 자신의 행위가 극히 중요하고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갖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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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십만의 인간이 한 곳에 모여 자그마한 땅을 불모지로만들려고 갖은 애를 썼어도, 그 땅에 아무것도 자라지 못하게 온통 돌을 깔아버렸어도, 그곳에 싹트는 풀을 모두 뽑아 없앴어도, 검은 석탄과 석유로 그슬려놓았어도, 나무를 베어 쓰러뜨리고 동물과 새들을 모두 쫓아냈어도, 봄은 역시 이곳 도시에도 찾아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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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 개정판
알베르 카뮈 지음, 이정서 옮김 / 새움 / 2014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절반은 소설, 절반은 역자의 말. 소설을 다 읽고 역자 노트를 읽는데 다른 번역본을 까기에 바쁘다. 한 부분을 까고 자신의 번역은 이러이러하며 저러저러해서 훌륭하다, 이 래퍼토리가 계속 반복되길래 짜증났다. 출판사와 역자를 검색해보니 아니나다를까 몇년 전에 책을 출간했을 때 시끄러웠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고 근거없는 자신감, 아닌 자만에 빠져 다른 번역본을 깎아내리고 정신승리하는 것에만 관심 있었던 듯. 그래도 명작이라고 소설은 흥미롭게 읽었지만 역자의 태도만큼은 책을 덮고 싶게 만든다. 읽더라도 뒤의 역자노트는 빼고 소설만 읽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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