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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네커 메이어의 개혁파 인생교실 - 네덜란드 개혁파 여인의 인생을 통해 개혁주의 성도의 삶을 배우다
김정기 지음 / 세움북스 / 2023년 2월
평점 :
교회에서 교리 교육을 철저하게 하고 가정에서도 열심히 신앙 교육을 시키는 네덜란드 개혁주의에 대해서 궁금한 마음이 있었다. 가정 예배서나 교리 책에서 종종 네덜란드 개혁주의에 대한 언급이 짧게 나오는데, 그에 대해 잘 모르니 호기심이 있었다.
<티네커 메이어의 개혁파 인생교실>은 한 여성의 삶을 통해 네덜란드 개혁주의, 특히 해방파 성도의 삶을 보여 주는 책이다. 프롤로그에서는 종교개혁이 있었던 16세기, 네덜란드를 세운 오라녀 개혁파부터 시작하여 아브라함 카이퍼의 이야기를 간단하게 설명하며 네덜란드 해방파의 역사를 소개한다.
전쟁과 분열의 역사 속에서 시대 상황의 영향을 받으며 살아가는 성도의 삶을 보여준다. 국가의 문제, 교회의 문제가 어떻게 개인의 문제가 되고 영향을 미치는지 거시적인 네덜란드 역사 이야기와 미시적인 티네커 메이어의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볼 수 있었다.
부모님을 따라 해방파 교회에서 성도로 살아온 티네커 메이어 여사는 1945년에 태어났다. 개혁파 신도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던 시기. 독일 나치에 의해 나라를 빼앗기고 전쟁이 있었던 때에 부모님이 결혼을 하셨고 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티네커 메이어가 다섯 살 일 때 아버지가 돌아가신다. 그 후 주변의 도움을 받으며 해방파 학교 안에서 배우고 자라는 티네커 메이어의 삶은 쉽지 않았겠지만, 은혜의 삶으로 읽힌다.
짧은 여교사 생활의 이야기, 남편인 빌럼(미술 전공의 열린 사고를 지닌 사람) 과의 만남과 소박한 결혼 이야기, 믿음 안에서 다섯 명의 자녀들을 돌보는 이야기, 유산과 낙태, 남편의 죽음, 이방인을 돕는 이야기 등 한 여성의 삶의 우여곡절이 담겨 있는 이 책을 읽으며 그녀의 인생에 함께하시고 역사하신 하나님을 만날 수 있었다.
한 여성의 삶을 통해 네덜란드의 역사와 문화를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어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던 책이다.
교리에 대한 분명한 입장 차이로 교회가 분리된 후, 해방파 교회 안에서는 자부심과 함께 경계심을 가지며 스스로 벽을 만들었다는 느낌도 들었다. 교회가 어떤 모습이어야 할지, 믿지 않는 자들과 생각이 다른 믿음의 사람들과 어떻게 연합해야 할지, 자녀를 양육함에 있어서 교리 공부와 가정 예배보다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결론은 주님 안에서의 '사랑'임을 다시금 기억하게 해 주는 책이다.
'티네커는 필자에게 신앙 교육의 핵심은 하나님과 자녀를 사랑하고, 자녀를 위해 기도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교리 교육을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 하고, 기독교 역사를 빠짐없이 알아야 하며, 성경을 잘 배워가는 순종적인 아이들로 아이를 키워야 하는 것은 이차적인 것이라고 말했다.'(242쪽)
네덜란드 개혁주의의 교리 교육과 가정 예배, 경건 생활의 문화는 계승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자녀들에게 기도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나님과 기도로 교제하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부모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녀가 느낄 수 있도록 자녀를 사랑하는 것이다.
평범한 개혁주의 교회 성도인 한 여성의 인생에 관심을 가지고, 그녀를 둘러싼 역사와 삶을 재미있게 글로 엮은 저자에게 감사하다. 덕분에 한 사람의 인생의 소중함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