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 비는 하느님
루이 에블리 지음, 김수창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2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저는 재작년과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캐스리더스를 하게 되었어요.

(캐스리더스는 가톨릭출판사 서평단입니다.

재작년에 캐스리더스 3기, 작년에 캐스리더스 4기, 올해는 캐스리더스 5기입니다.)

캐스리더스 4월 도서는 루이 에블리 신부님께서 쓰신 <사람에게 비는 하느님>입니다.


3가지 책 중에서 선택권을 주셨는데 저는 이 책을 선택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이 책을 접했을 때 사람이 하느님께 비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사람에게 빈다는 내용의 제목을 보면서 의구심이 생겼습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혹시 지금까지 제가 해 온 기도가 잘못된 것은 아니였는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머리말의 서두를 보면 우리가 "오소서, 성령님."이라고 기도를 하는데 우리가 이렇게 성령에게 호소하고 있지만, 사실은 성령이 우리에게 호소하고 있는 거라고 합니다. 이제 더 이상 반대로 기도하지 말라고 하십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찾을 필요가 없고 하느님을 찾아 헤매려는 노력이 오히려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더 멀리 떨어지게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다만 그분과 만날 기회를 제공하기만 하면 됩니다.


기도를 한다는 것은 하느님과 대화하는 것이고 그분의 음성에 귀 기울이는 것입니다. 하느님과의 만남이고 관계를 형성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루카 11,10)

기도를 하다보면 자기가 이미 그전부터 하느님의 사랑을 받고 있으며, 자기가 구하던 것을 이미 얻었음을 알고, 문을 두드리기 전에 열려 있으며, 자기가 원하는 것이 항상 허락되고 있었음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그리스도가 부활하셨을 때 제자들이 발견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기도를 가르쳐 주시고 우리 마음에 살고 계시며 언제나 우리에게 말씀을 걸어주십니다.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기도는 자기 자신을 하느님에게 바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은 우리 안에 머무십니다.

우리가 청하는 것을 하느님꼐서는 들어주시지만 우리의 성실성을 헤아린 후에 들어주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까요?

우리는 예수님이 기도하신 것처럼 기도하면 됩니다. 내 뜻대로 이루어지도록 하느님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훨씬 더 우리에게 좋은 것이 무엇인지 잘 아신다는 사실, 더욱이 그것을 우리가 받고자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주길 원하신다는 사실을 우리 자신에게 납득을 시켜야 합니다.

우리가 자신의 일만을 생각하기를 멈추고 그분이 말씀하시는 것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면 그분이 주시고자 하는 것 말고는 구하지 않게 될 것입니다.


"나는 섬기는 사람으로 너희 가운데에 있다." (루카 22,27)

그리스도는 우리가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시며, 당신을 사랑하는 표시로 이웃을 사랑하기를 원하십니다.

우리가 무엇인가 이웃을 위한 일을 한다면 곧 하느님을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 두 가지는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만 신경을 쓴다면 이웃에게는 소홀해지게 됩니다.

하느님은 섬김을 받기 위해 이 세상에 오신 것이 아니라 섬기러 오셨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 하는 진정한 봉사란 하느님에게 다시 한번 봉사를 받는 일입니다.

하느님의 진정한 '영광'은 우리의 존경을 받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랑과 겸손의 선물을 우리 사이에 다시 현존하게 하는 것, 다시 보내 주시도록 하는 데 있다고 이 책은 이야기합니다.

기도는 하느님에게 무엇을 구하고자 청원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말하는 것을 하느님에게 들어 달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하시는 기도를 성취시켜 드리는 일인 것이다.

하느님에게 용서를 청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열고 하느님이 용서해 주시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리가 자신을 하느님에게 봉헌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당신 스스로를 우리에게 내어 주시는 것을 기쁘게 영접해 드리는 것이다.


우리 마음에 살고 계신 하느님

기도는 자신의 요청, 제 뜻대로 하고 싶은 마음, 자신의 바람 등을 내려놓고 하느님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계획에 동의하는 것입니다.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이 기도하는 것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하느님으로 가득 채워지는 동안 하느님 앞에 있기만 하면 됩니다.

디트리히 본회퍼는 "봉사하는 하느님만이, 괴로워하시는 하느님만이 인간을 구원할 수 있다." 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괴로운 상황에 마주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메우고, 자신의 소원을 들어줄 하느님을 원합니다. 자신이 가난하기 때문에 인간은 부유한 하느님을 상상하고 그것을 구합니다. 자신이 약하기 때문에 하느님은 강해야만 했습니다. 자기가 고통을 겪고 있으므로 하느님은 고통을 받지 않는 분이어야 하며, 평안하고 무정하고 불변해야 했습니다. 자신은 타인에게 의존하면서도 고독하기 때문에 하느님만은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로 상상합니다.

이와 같은 사고방식은 인간을 영원히 최악의 야망을 가진 이, 끊임없이 희생하는 이로 만듭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의 계시는 겸허하고 온유하며, 가난하고 자비에 넘친 하느님의 계시를 통해서 인간을 자유롭게 해 주고 구원을 가져다줍니다.

다시 한번 말하자면 기도는 하느님에게 말씀 드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도하는 것을 배운다는 것은 귀를 기울여 듣는 것을 배우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기 위해서는 하느님이 부여해 주시는 섬세한 감지력이 필요합니다.

"성령께서도 나약한 우리를 도와주십니다. 우리는 올바른 방식으로 기도할 줄 모르지만, 성령께서 몸소 말로 다 할 수 없이 탄식하시며 우리를 대신하여 간구해 주십니다." (로마 8,26)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하느님에 대해 생각하고 기도하고 그분이 말씀하시는 것을 듣기 위해 귀를 기울이기를 기다리고 계십니다. 우리가 그렇게 함으로써 하느님은 우리 안에서 성장하십니다. 하느님이 우리 안에 계시기 때문에 우리는 자신의 인생을 노래하고 또한 기도해야 합니다.

"하느님에게서 난 이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는다. 그러므로 너희가 그 말씀을 듣지 않는 것은, 너희가 하느님에게서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 (요한 8,47)

사랑한다는 것은 말을 거는 것입니다. 하느님이 당신을 사랑하신다면 하느님은 당신에게 말씀하실 것입니다.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확신하면 하느님이 나에게 말씀하신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가 언제든 하느님의 말씀을 들었다면 누구나가 들을 수 있도록 기쁜 소식을 모든 사람에게 전해 주어야 합니다.

기도한다는 것은 하느님이 성서를 통해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에 주의 깊게 귀를 기울이는 것이며, 우리가 생활에서 행하는 일들에 관해 하느님이 암시해 주시는 바를 듣는 것이기도 하다.

자신의 삶을 복음에 비추어 본다는 것

우리는 우리 자신의 삶을 복음에 비추어 보고 사랑으로 보듬어 주시는 하느님의 손길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에게서 온 메시지에 주의를 기울이고 면밀하게 음미하며, 그것이 진실한 것인지 아닌지를 항상 확인해야 합니다. 어느 것이 하느님에게 온 것인지를 식별하는 기회이며 하느님에게서 온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어야 합니다.

신앙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려는 것'입니다.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우리는 성급한 판단을 내리지 않습니다. 그것은 스스로 겪은 경험을 통해 사물이 지니는 의미는 나중에 가서야만 알게 된다는 점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성서에게 말한 것들은 모두가 당신의 일생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며, 당신의 인생에서 일어나는 일은 모두가 성서 안에서 예언되고 체험되어 있습니다.

만일 거기에 기록된 사건이 당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 이상하다고 여겨지면 그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성서를 읽는 방법이 옳지 못하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이나 예수님이 옛날에 하셨던 일이 현재 하시는 일과 다르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의 인생은 가치 없는 허망한 것이 되고 말 것입니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고 싶거든 이웃 사람의 모습을 보십시오. 그리고 그리스도가 변한 것을 보고자 한다면, 당신 자신이 변할 필요가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 만일 당신이 그리스도를 받아들이고자 한다면, 당신 자신을 조금이라도 그분에게 내주어야만 합니다. 그리스도를 인식하기 위해서는 당신 자신이 그리스도처럼 보이기 시작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사랑을 받기보다는 우리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더욱 기뻐하십니다. 이웃을 사랑할 때 우리 안에서 그분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되고, 또 그분 자신이 우리를 완전히 점유하셨음을 아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무엇을 청하는 하느님은 우리에게 그것을 이록할 것을 부탁하십니다. 우리가 하느님에게 무엇을 받을 때에도, 하느님은 우리에게 의탁하시어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어 주기를 바라십니다.

우리가 은총의 통로가 되지 않으면 은총은 이웃에게 도달하지 않습니다. 우리를 통하지 않고는 하느님은 하느님일 수 없고 우리 없이는 하느님은 이 세상을 구원하실 수 없으십니다.

이 책을 읽으면 그리스도인들이 하는 기도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기도에 대해 우리가 오해하며 범하고 있는 모순을 깨달을 수 있다. 또한 가치관이 뒤바뀜을 느낄 것이고, 우리 교회의 전통 안에 얼마나 많은 비전통적인 것이 본래의 정통적 전통인 것처럼 위장되어 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가 말하는 것이 혁명적이라 생각하겠지만, 이런 정신이 바로 주님의 본뜻이라 생각할 때, 누구나 이 책을 읽고 자신의 신앙생활, 기도, 자신이 알고 있던 종교관을 정화해야 할 것이다.

<역자의 말> 중에서...

하느님과 더 가까워지고 싶고 어떻게 기도해야 할 것인지 고민하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가톨릭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