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 성서와 인간 7
송봉모 지음 / 바오로딸(성바오로딸)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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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바오로딸 출판사 60주년 기념 <성서와 인간 시리즈> 리커버 개정판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바오로딸 서평단에 지원했는데 선정이 되서 읽게 되었습니다.

랜덤으로 책을 2권 보내주셨는데 그 중 한 권입니다.

 

 

믿는 이들에게 신앙은 어떤 의미일까요?

그리고 신앙을 가지고 산다는 건 어떤 삶일까요?

 

이 책의 제목을 보고 제 자신에게 물어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느님을 믿는 천주교(가톨릭) 신자입니다.

모태신앙이 아니고 부모님보다 먼저 성당에 다니게 되었습니다.

초등학생 때에는 친한 친구를 따라 1년 가까이 개신교 교회 예배에 나갔고 여름성경학교에도 참석했어요.


그러다가 고3 수능 끝나고 성당에 나가게 되었고 지금까지 신앙생활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신앙을 가지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의 영향이 있었습니다.

식사 전후에 기도를 하고 스쿨버스에서도 제 옆자리에서 기도를 하는 그 친구가 좋아보였고 수능이 끝나면 저도 성당에 가겠다고 다짐을 했고 바로 실행에 옮겼습니다.

그리고 대학교 1학년 여름방학 때 영세를 했고 세례명을 실비아로 정했습니다.

그 이후로 엄마를 시작으로 동생들이랑 아빠도 성당에 나오게 되었고 온 가족이 천주교 신자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신앙은 제 삶의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힘든 일이 생겨도 하느님께서 항상 저와 함께 해 주신다는 걸 생각하고 기도를 하며 이겨냈습니다.

제가 좀 더 일찍 하느님을 알게 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는 아쉬움도 느꼈구요.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이라는 이 책의 제목을 보면서 어느 신부님께서 제게 해 주신 말씀이 떠올랐습니다.

제가 '하느님의 자녀'라는 걸 항상 잊지 말라고 하신 그 신부님의 말씀을 항상 기억하려고 합니다.

 

 

이 책은 1부와 2부로 나눠져 있는데 제1부에서는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을 다루고 있고 제2부에서는 인간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없이는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릴 수 없습니다.

(히브 11,6)


믿음, 믿음으로 우리는 주님께 감동과 기쁨을 드릴 수 있습니다.


 

믿음을 위하여 훌륭히 싸워 영원한 생명을 차지하십시오.

그대는 많은 증인 앞에서 훌륭하게 신앙을 고백하였을 때에

영원한 생명으로 부르심을 받은 것입니다.

(1티모 6,12)

 

바오로 사도의 이와 같은 말씀에서 우리는 신앙이 무엇이며 신앙인의 삶이 어떤 것이여야 하는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경에서 가장 중요한 주제는 신앙과 그 신앙을 갖고 굳세게 살아가는 신앙인의 모습입니다. 많은 성경 구절이 이 주제를 보여주지만 특히 시편 23편은 신자가 아닌 사람들까지도 어느 정도 그 내용을 알고 있을 만큼 잘 알려졌고, 많은 신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시편 23편의 1~4절의 목자 이미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님은 나의 목자, 나는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를 돋우어 주시고

바른길로 나를 끌어 주시니

당신의 이름 때문이어라.

제가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막대와 지팡이가

저에게 위안을 줍니다."

 

(시편 23,1~4)

 

송봉모 신부님께서는 생의 조건이 철저히 결여된 광야에서 양을 쳐야 했던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께 완전히 의지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처럼 우리도 하느님께 의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 절대적으로 의존할 때 우리는 평화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시편 23편의 가르침을 생각해봅시다.

 

양이 목자를 떠나서는 살 수 없듯이, 양인 우리는 목자이신 예수님을 의지하지 않고서는 험한 인생길을 살아갈 수 없습니다.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목자와 양으로 표현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양들을 위한 목자의 헌신 때문입니다.

착한 목자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가며 돌보아 주는데 어떻게 부족함을 느끼겠습니까?

 

우리가 착한 목자이신 주님을 완전히 신뢰하면서 주님께서 이끄시는 대로 따라다닌다면 안식이라는 선물을 받게 됩니다.

 

성경에서 자주 언급되는 주님의 말씀은 "두려워하지 마라"입니다.

이 위로의 말씀은 성경 여기저기에 나옵니다. 우리는 이 말씀을 대할 때마다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합니다.

 

이스라엘이 걸었던 광야 40년은 분명 바른길이었습니다. 그 길을 통해서 이스라엘은 수백 년간 익숙했던 이집트의 삶을 벗어던지고 하느님 백성으로 정화되고 단련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바른 길로 이끌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분께서는 우리가 모르는 것을 아시고,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계십니다. 주님께서 인도하시는 길은 항상 바른길입니다.

때로 앞이 보이지 않고 혼란스럽더라도 주님이 우리를 인도하신다면 그 길은 우리에게 가장 맞는 길, '바른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원하는 바를 청하기보다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일을 하시도록 청해야 할 것입니다.

참신앙은 가파른 길에서도,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도 하느님이 나를 인도하시고 돌보고 계심을 확신하는 것입니다.

신앙의 신비는 바로 주님이 인도하시는 대로 자신을 온전히 내맡기는 의탁 안에 존재합니다.


언제나 같은 아버지 하느님이 오늘 너를 돌보듯이 내일 그리고 매일 너를 돌보아 주리라.

그분은 너를 고통에서 보호해 주시고, 또 고통을 견딜 수 있도록 힘을 주시리라.

그러니 평안하거라.모든 염려와 근심을 버리거라.


 

이 글은 어둠이 시간에 주님이 인간을 위해 무슨 일을 하시는지, 그리고 인간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알려줍니다.

먼저, 하느님은 사랑의 아버지시라는 것입니다. 사랑의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는 당신 자녀인 우리를 고통에서 보호하시고, 또 고통을 견딜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이 말은 하느님께서는 그 고통을 없애기보다는 잘 견딜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인생의 어두움을 치워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어두움 속에서도 주님을 신뢰하고 걸을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청해야 합니다.

하바쿡 예언자는 세상 모든 것이 다 사라진다 해도 하느님은 영원하시기에 결코 절망하지 않겠다고 말하였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다보면 어둔 밤을 겪게 되는데 이때에는 무조건 인내하며 위로가 없어도 계속 기도하고, 성경을 읽고, 미사에 참례해야 합니다. 하느님으로부터 버림받는 것 같은 느낌, 자기 혼자만 고통을 짊어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하루에도 수십 번 들겠지만 주님께서 우리의 착한 목자가 되시어 우리를 바른길로 인도하고 계신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 사실을 굳게 믿으면서 여명이 밝아올 때까지 깨어 기다리는 것이 신앙입니다. 비록 오늘 얻을 수 없더라도 기다린다면 언젠가는 하느님을 만나 뵐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이란 하느님은 참으로 존재하시는 선하신 분이고, 그 하느님이 나를 사랑으로 창조하셨으며, 나를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특히 어두운 시간에 나를 안아주시는 분이라는 사실을 믿는 것입니다.

영성 가운데 주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확신하는 것이 가장 보배로운 영성일 것입니다.

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내가 얼마나 강한 인간인가?"가 아니라 "우리의 하느님이 얼마나 강한 분이신가?"입니다.

우리가 아빠, 아버지라 부르는 하느님이 생의 굽이굽이에서 우리를 돌보고 계심을 믿는다면 한결 안심하게 될 것입니다.

시편 23편은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말씀입니다. 우리는 삶이 힘겨울 때 이 시를 애송하면서 용기를 내고 평정을 되찾아야 합니다.

우리는 시편 23편을 눈 뜨면서부터 잠들기까지 온종일 삶에다 적용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 머튼 신부에 의하면 영성은 세상과 격리된 봉쇄 수도원이나 고요한 피정집에서 발견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시정 한복판,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발견된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하느님을 찾고, 이 자리에서 고통과 기쁨을 겪으며 살아가면서 영성 생활을 해나가는 것입니다.

머튼 신부에게 참 자신과의 만남은 곧 하느님과의 만남입니다. 우리가 참된 자아를 만나게 될 때 하느님과 다른 사람들 그리고 세상의 모든 사물과 올바를 관계를 맺으며 깊은 일치를 이룰 수 있습니다.

일상도의 하느님을 지금 이 자리에서 체험하면서 '지금 이 순간의 성스러움'을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길이요, 영성의 길입니다.

2부에서는 시편 1편에 나타난 인간의 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시편 1편에 나타난 인간의 길

시편 1편을 여닫는 단어는 ''입니다. "죄인의 길에 머물지 않으며"가 처음에 나오고, "하느님이 의인의 길은 보살피시나 악인의 길은 멸망에 이른다"로 끝을 맺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인간의 길'을 걷도록 초대를 받습니다.

놀랍게도 시편 1편에서 이야기하는 복된 사람은 특별히 선택된 사람이 아니라 그냥 사람입니다. 그냥 사람이지 '의인이여''성인이여'가 아닙니다. 사람이 복된 것은 단순히 사람이기에 복된 것입니다.

자기 존중감이 낮은 사람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기 전에 먼저 자신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람이 사람이기 때문에 귀하고 복되다는 것은 하느님 모상대로 창조되었기 때문입니다.

시편 1편은 우리가 지금 걸어가는 길이 어떤 길인지를 판단하게 해 줍니다. 생명의 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 곧 영성적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아니면 죽음의 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지 곧 영성이 결여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를 판단하게 합니다.

하느님의 법을 낙으로 삼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은 복된 사람입니다. 하느님의 법은 곧 하느님의 뜻을 가리키니, 하느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는 사람은 복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법이나 계명과 관련해서 주의해야 할 잘못된 영성이 있으니, 그것은 율법주의 영성입니다. 사랑과 자비가 빠진, 법과 계명만을 지켜나가는 삶이라면 영성적인 삶이 아닙니다. 율법주의 영성은 사람을 살리는 영성이 아니라 죽이는 영성입니다.

사람은 자기 안에 생명의 원천이 있지 않고 창조주 하느님께 있기에 그분께 의존하며 살아가야 합니다.

나무는 혼자 존재해서는 크게 자라지 못하고 동시에 다른 나무들과 너무 붙어있어도 크게 자라지 못합니다.

마찬가지로 인간도 혼자서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이 너무 가까이 있어도 성장할 수 없습니다. 적당한 거리를 두고서 함께 살아가야만 올바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친밀한 인간관계는 일치 속에 거리를 갖는 관계입니다.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콜로 3,17)


우리가 어떤 행위를 하든지 그 행위에 충실하고 자신을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아주실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친다면 무엇을 하든 그 모든 것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것이기에 하나하나의 행위에 최선을 다하게 됩니다.

화살기도는 바쁜 일상에서 따로 조용한 시간을 내어 하느님께 기도할 수 없는 이들을 위해서 교회가 마련한 기도입니다. 하루의 바쁜 일과 중에서도 짧은 기도를 바치면서 우리의 애정을 주님께 쏘아 올리는 것입니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은 화살기도를 '하느님께 속달로 전하는 메시지'라 불렀습니다.


화살기도를 통해서 우리의 마음을 다시금 경건히 들어 올리면서 평범한 일상 안에서도 지금 이 순간의 성스러움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곧 평범한 일상에서 일어나는 무수한 일들 안에서 하느님과 일치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법을 가슴에 품고 살아가는 사람은 언제나 시들지 않는 나무처럼 일상을 생명력 넘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법을 가슴에 품고 그 법에 뿌리를 내릴 때 하느님의 생명 사업에 동참해서 다른 이들에게 생명을 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맺는 열매가 다른 생명체에게 하느님의 구원과 사랑을 전해주는 것입니다.

올바른 영성적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내적인 인식과 일상 안에서 말씀을 살아가면서 이웃에게 봉사하는 것 두 가지가 함께 가야 합니다.


길이신 예수님


바른길을 찾는 것은 구도적 삶에 있어 첫 번째로 중요한 의무입니다.

예수님은 '인간의 길'을 직접 걸으셨을 분 아니라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한 14,6)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분이 길 자체가 된 것입니다. 길이 있는 곳에 주님이 계시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 길에나 주님이 계시다는 말은 아닙니다.

예수님이라는 '그 길'말고는 다른 어떤 길도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할 수 없음을 강조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께 대한 신앙고백,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됩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를 믿는 저이기에 그분께서 바라시는 삶을 살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이기에 주님께 의탁하고 항상 기도하려고 합니다.

시편 23편에 나오는 비록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재앙을 두려워하지 않으리니 당신께서 저와 함께 계시기 때문이라는 내용처럼 힘든 일이 생기더라도 하느님께서 저와 항상 함께 해 주신다는 걸 기억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시편 1편에 나오는 주님의 법을 낙으로 삼아 밤낮으로 그 법을 되새기는 사람이라는 내용처럼 저 또한 그렇게 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제 뜻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삶, 하느님의 영광을 위한 삶을 살도록 노력하고 그리스도 신자다운 삶을 살고 싶습니다.

신앙생활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분들께 이 책이 이정표가 되어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 바오로딸에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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