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셀름 그륀의 의심 포용하기 - 당신의 믿음에 나쁜 의심은 없다
안셀름 그륀 지음, 황미하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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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신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성 베네딕도회 수사 신부님이시며 오늘날 지역과 종교를 뛰어넘어 많은 독자의 영혼에 깊은 울림을 주는 우리 시대 최고의 영성 작가이십니다.

현재는 피정과 영성 지도, 강연과 저술을 주로 하고 계십니다.

나의 신앙과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 없고, 마음에 의심이 생겨날 때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의심과 믿음은 과연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 걸까요?

의심이 반드시 나쁜 것이 아니고 믿음을 키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의심함으로써 믿음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기에 의심은 믿음의 근본입니다.

또한 의심은 믿음을 강화하고 하느님 은총을 체험하는 길이 되기도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믿음 안에 굳게 서 있으십시오. 용기를 내십시오. 힘을 내십시오." (1코린 16,13)

"믿음은 우리가 바라는 것들의 보증이며 보이지 않는 실체들의 확증입니다." (히브 11,1)



안셀름 그륀 신부님은 말씀하십니다.

"믿음은 의심을 억누르는 게 아닙니다. 믿음은 의심을 극복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의심을 통과함으로써 의심을 극복합니다. 결코 의심하지 않는 신앙인은 신앙인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내면 깊은 곳에서 의심과 싸워야 합니다. 그러나 우리 자신에게 몰두하는 게 아니라, 우리 안에 계시는 하느님께 몰두해야 합니다."

저자는 성경적, 심리학적, 신학적, 철학적 관점 등 여러 각도에서 '의심'이라는 주제를 폭넓게 다루고, 자신의 풍성한 체험을 비롯해 강연 및 피정 지도를 통해 얻은 경험들과 다양한 사례도 들면서 단순하면서도 쉬운 문체로 내용을 흥미롭게 펼쳐 갑니다. 또한 각 장의 끝부분에는 소주제와 관련해 여러 질문을 제시함으로써 우리가 자신을 성찰할 수 있도록 안내합니다.

제시된 여러 질문들 중에서 눈에 띄였던 구절입니다.

부모와 교사, 사목자들이 하느님에 관해 했던 말들이 당신을 새로운 빛으로 이끌고 당신에게 도움을 주었나요? 이러한 하느님에 대한 증언과 믿음으로 당신은 자신을 특별한 존재로 여기지는 않았나요? 그래서 다른 이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나요?

2장 아무것도 믿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생각해보니 그동안 저의 신앙생활에 영향을 끼친 이들(신부님, 수녀님, 교리교사, 부모님, 교우들)에게 들은 여러 말들 중에서 제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들도 있었고 그렇게 않은 것들도 있었습니다. 예비신자 시절에는 교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과 신부님, 수녀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세례를 받고 천주교 신자가 되어 신앙생활을 하면서 성당 교우들의 영향도 받았습니다. 미사에 참례하고 성경과 신앙서적을 읽으면서 신앙심을 키우게 되었구요. 그러다보니 때론 제가 특별한 존재가 된 듯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제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위에 있다는 생각은 한 적은 없지만 이 정도면 괜찮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한 적은 여러 번 있었네요. 이런 생각이 유혹이였고 교만한 생각이였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저자는 자신의 불확실함, 자신에 대한 의심, 정신 건강과 참된 영성을 위해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 5장 17절에 나오는 말씀을 읽고 되새긴다고 하십니다.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그는 새로운 피조물입니다. 옛것은 지나갔습니다. 보십시오. 새것이 되었습니다."

성경 말씀을 듣고 단지 말씀일 뿐이라고 여길 수도 있겠지만 말씀 안으로 들어가고 그 말씀을 맛보면, 내적 확신으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성경 본문들을 이해하면서 그 말씀의 의도를 파악하고 그 성경 본문들이 우리 마음을 건드리도록 항상 성경을 찾고 질문해야 합니다.

이 책의 옮긴이는 저자가 특히 의심과 관련된 여러 성경 속 이야기와 인물들을 오늘날 우리가 처하는 다양한 상황과 결부시켜 감명 깊고도 설득력있게 해석하며, 또한 의심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곳곳에 제시하고, 많은 영적 자극과 함께 구체적으로 연습하도록 이끌어 준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저자는 의심이 고개를 들 때 어떻게 대처할지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고 의심을 긍정적으로 활용하도록 우리의 시야를 크게 열어 줍니다.

또한 이 책과 더불어 우리 자신을 더 깊이 성찰하는 삶, 사고의 지평을 더 넓히며 영적 성장을 꾀하는 삶, '의심에서 확신으로' 나아가는 풍요로운 삶을 살도록 애쓰면 좋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우리 안에서 나타나는 의심,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심, 다른 사람들에 대한 의심, 믿음에 대한 의혹을 잘 바라보고 의심을 경시하거나 무시하지 말고, 자기 자신과 더 잘 교류하고 믿음 안에서 성장하라는 도전으로 받아들이는 건 어떨까요?


의심을 통해 믿음이 더 강해지길 바라고, 모든 의심과 갈등, 모순 가운데에서도 우리 안에서 하나의 근원을 발견함으로써 모든 의심 너머에 있는 곳을 발견할 수 있길 바랍니다.



* 가톨릭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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