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문제를 풀 것인가 - 불확실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 인생을 위한 수학
키트 예이츠 지음, 노태복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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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목차를 훑어보면 알 수 있지만 이 책은 통계 분석 중에서도 특히 비선형성을 가진 현상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긴, 직관에 반하는 일들은 거의 선형적인 특성과는 거리가 멀고 이 책은 바로 그 직관에 반하는 사례들을 수학적 사고를 통해 어떻게 타파해 나갈지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하니까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저자가 주제를 설명하는 방식은 다음과 같다. 먼저 일상적인 아이디어나 상황에서 출발해 관련 이론에 대한 이야기와 실험 사례가 등장하고 그런 에피소드를 읽다 보면 어느새 짠! 모호했던 개념이 뚜렷하게 느껴진다. (적어도 읽은 직후에는 그렇다...)

이 책을 읽으며 특히 놀라웠던 점은 저자의 분야를 넘나드는 지식의 방대함이었는데 수학(통계)가 메인이기는 하지만, 뇌과학, 심리학, 사회 실험 등 다양한 분야를 휘몰아치며 이어지는 설명을 읽다 보면 일종의 지적 도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심지어 사례도 흥미로운 것들만 등장해서 어떻게 이런 자료들을 취합할 수 있었을까 정말 신기했다. (맨날 재밌는 거 나만 모르지..)


설명 자체는 쉽고 재밌지만 이 책에서 다루는 수학적 개념(이론)들은 전공자가 아니라면 다소 낯설 수 있는 꽤나 심도 있는 주제들이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이 책에는 수식이 거의, 아니 전혀 (글로 설명된 부분도 수식이라면 수식일까?) 등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독자는 재밌는 이야기책을 읽는 느낌을 읽어나가다 보면 대략적인 개념이 어느새 머릿속에 그려져 있으리라 생각한다. 


아마 전공자의 경우에는 이 책을 읽으며 관련 이론을 직접 전공서에서 찾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예시로 든 사진을 보면 알겠지만 친절하게 핵심 개념이 볼드체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에 책에 별도로 표시하지 않아도 나중에 해당 개념을 검색하기 매우 편리하다. 


이 책을 읽으며 내가 느낀 점은 우리는 본능적으로 미래를 예측하고 싶어 하지만 사실은 현재조차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또, 직관의 오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너무 성급히 판단을 내리면 안 된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며 배웠다.


저자는 책의 본문을 다음과 같은 교훈으로 끝맺음한다.

예측이 틀릴 때는 보통 그런 경험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있기 마련이다.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처할 때 도움이 될 교훈 말이다. 만약 이 책에서 얻어 갈 교훈을 단 하나만 꼽자면, 계획이 어긋날 때 왜 그랬는지 헤아려서 장래에 똑같은 실수를 막을 방법을 배우려고 해야 한다는 점이다. 


추론을 할 때 우리는 실수록 하도록 유도하는 내재적 편향들을 알아차려야 한다. 알고 보니 우연의 일치밖에 없는데도, 어떤 모종의 관련성이 있다고 너무 많이 생각하진 않았는가?

우리가 전체 그림을 제대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누군가가 우리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에 따라 특정 데이터 주위에 가짜로 그려놓은 과녁을 보고 있지는 않는지 우리 자신에게 물어본 적이 있는가?

과거에 옹호했던 견해에 아무리 깊게 심취했더라도 새로운 증거가 나올 때 자신 있게 견해를 바꿀 수 있다면, 무언가에 100퍼센트 확신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보를 통해 마음을 바꿀 여지가 생기게 된다면, 적절한 데이터가 나올 때마다 기존 견해를 기꺼이 수정해 나갈 수 있다면, 서서히 하지만 확실하게 우리는 이전엔 예상하지 못했던 것을 예상하는 법을 배워나갈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서사의 미래]에서 얻은 깨달음과 마찬가지로 이 책을 읽으면서도 반응하는 삶이 아닌 이야기가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생은 원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살아 있는 한 예측을 아예 하지 않을 수도, 그럴 이유도 없지만 그렇다고 예측에 매달려 전전긍긍하는 것보다는 현재에 집중하는 편이 더 충만한 삶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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