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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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분야: 에세이, 인문

부제: 그림자로 물든 버지니아의 13작품 속 문장들

이번에 서평 이벤트로 버지니아 울프의 13 작품을 다룬 번역·편역을 담은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을 읽으면서 버지니아 울프의 작품들의 아름다움과 깊이를 알게 되어서 좋았다. 이 책에서 다루었던 작품들을 언젠가 전부 읽어보고 싶다.

 

◆ 책의 파트별 구성

특이하게도 영어 원문과 번역을 교차로 배치해 두었다. 원문을 직접 음미할 수 있어서 좋았다. 영어 공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챕터의 말미에는 해당 작품의 명언을 한 문장 또는 단락씩 필사 또는 의역할 수 있도록 별도 페이지를 구성해 두었다.

전체적인 글의 구성은 작품 인용과 해설이 번갈아 나오며 진행되는 방식인데 작품을 읽지 않은 입장으로서는 해설 없이는 조금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 같다. 이미 이 책의 수록 작품들을 읽은 사람이라면 해설과 자신의 감상을 비교하면서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레이첼은 끈적끈적한 깊은 웅덩이에 완전히 빠졌습니다. 이제 레이첼은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희미하게 쿵쾅거리는 소리만 듣습니다. 바다가 머리 위를 흐르는 소리였습니다. 많은 사람은 레이첼이 죽었다고 생각했지만, 그는 죽은 것이 아니라 바다 밑바닥에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58p


◆ 감상평

20세기에 작가가 느꼈을 절망감과 낙관 그리고 열정이 오롯이 느껴져서 읽는 내내 마음이 아팠다. 우울할 때 읽을 책으로는 추천하지 못할 것 같다. (그냥 내가 우울할 때 읽어서 그런 것일 수 있음.)

작품과 엮은이의 해설을 통해 내가 본 작가의 모습은 굉장히 합리적이고 열정적이었다. 그러나 합리적이라는 건 추구하다 보면 한없이 공허해지기도 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결국 모든 것이 쓸모없다는 결론에 이른다.-반짝이는 합리성이 작가에게는 독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은 버지니아 울프의 글이 내뿜는 우울감을 감수하고 읽어볼만하다고 말하고 싶다. 너무 우울할 때는 장자의 무용지용을 떠올리면 되니까^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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